1인 미디어 시대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을 찾으러 매일 아침 집 앞을 서성일 필요가 없다. 인터넷만 접속하면 세계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포털 사이트들이 즐비하고 내 블로그나 미니 홈피(홈페이지)에 퍼갈 수도 있다. 신문을 스크랩하는 소일거리가 줄어들었지만 길거리 퍼포먼스를 우연히 보면 휴대폰이나 디카(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들고 찍느라 정신을 빼놓기 일쑤다.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보지 않은 지 오래됐다. 동영상 UCC 사이트 ‘보라돌이 채널’에 들어가 희귀 영상이나 일반인이 직접 찍은 영상을 시청하며 새벽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2007년 7월, 현재를 살아가는 한 직장인의 생활이다. 아니다. 요즘 일반인들의 모습이다.사용자들은 더 이상 뉴스에서 나오는 기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 목말라 하며 또 다른 해법 창구를 찾는 가운데 개인이 직접 뉴스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미니 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직접 만든 콘텐츠, 즉 UCC를 생산해 내며 개인의 생각을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사용자 모두가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됐다.시청자들은 더 이상 편식하지 않는다. 개인이 주체가 되고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1인 미디어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새로운 문화 공작소로 등장했다. 미디어는 더 이상 시청자가 찾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며 역으로 시청자에게 찾아올 것이다. 이는 프로슈머(prosumer)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웹2.0 시대의 가장 큰 변화로 자리 잡은 롱테일(long tail)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웹2.0 시대에서 네티즌들은 더 이상 콘텐츠나 정보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서비스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인터넷의 출발은 애초부터 정보의 공유이므로 이 같은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점점 더 능숙하게 콘텐츠를 다루게 돼 2차, 3차 성장을 거듭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콘텐츠를 축적하게 돼 이를 통해 발전해 나간다.‘보라돌이의 자유주의 세상’이라는 개인 방송국은 동영상 UCC를 이용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공유하며 시청자 1000만 명이라는 믿기 어려운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강요에 의한 것도 아니요,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용자들을 현혹하지도 않았다. 단지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 말 하고 싶은 것 등 나만의 것을 직접 만들고 공유했을 뿐이다. 이러한 개인 방송국은 막강한 시청자뿐만 아니라 기존에 답습해 오던 생활 패턴과 상식을 파괴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지난 5월 ‘2007 서울디지털포럼’ 발표자로 참석한 ‘NBC 유니버설 인터내셔널’의 피터 스미스 사장은 전통적인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공생과 비전을 설명하며 “IT와 미디어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유럽보다 5년 정도 앞서 나가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UCC로 설명되는 웹2.0은 인터넷 인프라가 확대되고 성장해가면서 시청자와 미디어 간의 의사소통이 더욱 원활해지고 교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생할 수 있다. 웹2.0은 새로운 미디어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진보하면서 계속적인 혁신과 창조를 만들어 냄에 따라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시각을 일깨워 줄 것이다.다만 UCC 미디어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사업자와 기존 미디어들 간의 협력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서비스 사업자는 자체적으로 정화 기능을 갖추고 서비스의 안정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고 기존 미디어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UCC 미디어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콘텐츠와 문화를 이해하고 흡수하는 가운데 기존 미디어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한 때다.김경익판도라TV 대표이사약력: 1967년생. 경희대 기계공학과 학사, 석사. 94년 대우고등기술연구원(IAE) 자동차 연구실 입사. 96년 시작시스템즈 대표. 99년 레떼컴 대표. 2004년 ㈜판도라TV 대표이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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