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펀드 ‘자존심’… 으뜸 기업 ‘쏙쏙’

중국 주식 편입비율 85% 넘어… 상하이·선전 B시장 ‘중시’

베스트 해외 펀드 2위를 차지한 동부차이나주식1클래스A는 동부자산운용의 핵심 엔진이 맡고 있다.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산 운용을 담당하는 AI(대안투자)운용본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AI운용본부는 파생전략 상품을 운용하는 AI팀과 해외 투자를 맡는 글로벌 운용팀으로 구성돼 있다. AI팀은 3500억 원 규모의 공모 차익 거래 펀드와 4500억 원의 델타헤지형 파생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운용팀은 현재 1000억 원 상당의 중국 펀드에 주력 중이다.외국의 유명 운용사의 펀드 운용을 모방하거나 직접적인 복제 없이 높은 수익을 내는 비결은 뭘까. 2006년 5월 8일 설정된 이 펀드는 직접 투자 펀드 중에서는 되레 늦게 설정된 편이다. 또 은행과 대형 증권사를 판매사로 하지 못했던 약점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내고 있다. 판매망 확보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됐지만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날아오르고 있다.2007년 7월 10일 기준으로 운용 자산이 736억 원 규모다. 60% 이상을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순수 주식형 펀드로, 현재 중국 주식의 편입 비율을 85~90%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편입 비율을 조정하고 종목을 교체한다.복제(미러) 펀드가 아닌 토종 펀드인 동부차이나주식1클래스A는 중국 내 내수 산업을 위주로 업종별 1등 기업을 선별하고 있다. 으뜸 기업 중에서도 성장력과 수익성이 좋은 기업을 가려내 투자한다. 예를 들어 와인 분야의 1등 기업인 장유와인을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현재의 성장성뿐만 아니라 향후 더욱 큰 발전이 기대되는 기업을 집어낸 것이다.아울러 중국 본토에 상장된 외국인 전용 시장인 상하이와 선전의 B주 시장에 직접 주식의 17% 수준을 투자한다. 홍콩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다른 회사의 펀드와 차별화된 점이다. 보다 직접적으로 중국 본토의 기업에 집중한다. 홍콩 H주식 시장은 외국인의 영향 아래 있는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상장 종목들의 소재지는 중국이지만 중국의 흐름만을 완전히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우량 종목 중에서 중국 내 본토 시장에 상장돼 있는 경우도 많다. 이 가운데 중국 B주들은 A주 주가에 비해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 펀드에 편입된 중국 기업을 살펴보면 먼저 선전B주로서 중국 부동산 개발 업계 1위 기업인 차이나방케가 있다. 중국의 대형 생명보험사인 차이나라이프, 중국 굴지의 우유 업체인 몽유유업 등 또한 투자한 기업이다.국내 자문사인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운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은 가치 투자로 성공을 거둔 강방천 씨가 설립한 회사다. 일찍이 중국 투자의 필요성을 느낀 동부자산운용은 펀드 운용에 필요한 기업 분석 자료를 에셋플러스에서 받고 있다.종목 매매를 할 때는 ‘바이 & 홀드(Buy & Hold)’ 전략을 쓴다. 1위 기업은 성장성에 변화가 없는 한 교체 매매를 하지 않는다. 주로 신규 자금의 유입 또는 환매에 따른 유동성 확보 시에만 매매한다. 잦은 매매에 따른 펀드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손장수 동부자산운용 AI운용본부장은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라면서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이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이어 “이런 이유로 충분히 검증된 1등주 위주의 가치 투자가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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