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펀드 쪽박펀드

올 상반기 펀드 시장은 화끈했다. 몰려드는 자금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수익률로 즐거운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지금만 같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환호성이 넘쳐난다. 하지만 모든 펀드의 성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옥석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전성기로 치닫고 있는 올 상반기 펀드 시장의 스타는 누구일까.국내 주식형 펀드 부문은 설정액이 100억 원 이상인 펀드 중에서 지난 1년간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베스트 펀드를 선정했다. 1위의 영광은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이 차지했다. 1년 수익률이 62.06%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만 무려 41.16%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 상반기 펀드 시장의 주역이 국내 주식형 펀드임을 감안하면 ‘왕중왕’에 등극한 셈이다.상위 10위에 오른 국내 주식형 펀드들 대부분은 1년 수익률이 50%를 넘는 ‘짭짤한’ 성과를 냈다. 상반기만 보면 모두 30% 이상의 수익을 냈다. 특히 신영투신운용은 ‘신영밸류고배당주식1C1’ 등 무려 3개의 펀드를 10위권에 진입시켜 주목을 받았다.여기서 의문 한 가지. 왜 2위의 수익률이 1위보다 높은 것일까. 이는 단순한 수익률을 베스트 펀드의 잣대로 사용하는 대신 위험도를 고려한 수익률인 샤프지수와 상대 위험 조정 후 수익률(RRAR)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펀드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품임을 감안한다면 위험도가 평가지수에 포함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서다. 특히 RRAR는 한국펀드평가와 제휴 관계에 있는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사가 사용하는 척도로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신뢰도가 높다. 순위는 샤프지수와 RRAR의 합산 점수로 결정됐다.채권형 펀드 역시 주식형 펀드와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설정기간이 1년 이상인 공모 펀드 가운데 설정액 200억 원이 넘는 펀드를 대상으로 샤프지수와 RRAR의 합이 큰 순으로 순위가 정해졌다. 그 결과 동양투신운용의 ‘동양모아드림채권1’이 월계관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SH자산운용의 ‘Tops국공채채권1’과 대한투신운용의 ‘대한First Class 중기채권1’이 2, 3위를 차지했다.지난해보다 못하지만 여전히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 부문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투자신탁1’이 왕좌에 올랐다. 1년 수익률이 80.32%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외에 3위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전용주식투자신탁1’을 포함해 7개의 해외 펀드를 10위권에 진입시키는 괴력을 보여줬다.해외 펀드 ‘10걸’의 1년 수익률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최소 60%를 훌쩍 넘어버린다. 하지만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6~30%에 그쳐 국내 주식형 펀드에 미치지 못했다. 투자 지역으로 보면 중국이 단연 압도적이다. ‘10걸’ 중 이름에 중국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지 않은 펀드는 ‘미레에셋맵스셀렉트Q주식1’ 하나뿐이었다. 그렇지만 이 펀드 역시 중국을 투자 대상국 가운데 하나로 편입해 놓고 있다. 10걸 모두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인 셈이다.해외 펀드는 국내 주식형이나 채권형과 달리 위험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았다. 정확한 벤치마크 대상이 마땅히 없기 때문에 샤프지수나 RRAR를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가 대상은 운용 기간 1년 이상, 설정액 100억 원 이상 펀드들이었다.펀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잣대 중 하나는 어떤 운용사의 상품이냐는 것이다. 같은 투자 스타일이라 해도 운용사에 따라 수익률이 하늘과 땅 차이다. 좋은 운용사를 고르는 것이 유망한 펀드를 선택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이에 이번 조사에선 최고의 운용사도 선정했다. 주식형에선 KTB자산운용, 신영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꼽혔고 채권형에선 도이치투자신탁운용이 최고의 운용사로 평가됐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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