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자유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

최근 모 인터넷 경매 사이트 광고를 보면 ‘당신에게 있어 데님(Denim)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광고 속의 모델은 아주 간결하게 ‘데님은 자유지…’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한때 데님으로 만든 청바지는 10대와 20대만의 전유물이라고 정의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데님을 입고 자란 세대들이 어느덧 30~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됐고 이들을 위한 값비싼 프리미엄 데님의 글로벌 브랜드가 속속 수입되면서 그러한 인식은 점차 퇴화돼 가고 있다. 이제 데님은 연령을 뛰어넘어 정신적 자유를 표현하는 그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상징적 패션 아이템으로, 그리고 럭셔리한 포멀룩을 위협하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이 세상에 청바지를 입은 남자는 많아도 그것을 멋지게 소화해 낸 남자를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고 말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아무나 입었고 현재에도 아무나 입고 있는, 그러나 함부로 입지 못하는 아이템이 바로 청바지, 블루진이다. 물론 타고나길 멋진 ‘몸짱’ 몸매로 태어났다면 어떤 데님을 막론하고 얄미울 정도로 다 잘 어울리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은 그렇지 않기에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유념하면서 데님을 선택하자.데님은 뭐니 뭐니 해도 ‘워싱(Washing)’이 예뻐야 멋이 산다. 여기저기 산만하게 워싱된 데님은 피하고 보디라인을 길게 보이도록 착시 효과를 주는 것이라든지 관절 부위에 귀엽게 포인트를 줄 수 있도록 깔끔하고 세련되게 워싱된 제품을 골라야 한다. 그 다음은 눈으로 고른 데님을 실제 입어보면서 착용감(Fit)과 실루엣을 확인해 보자. 아무리 유행하는 디자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체형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데님에도 그때마다의 시즌 트렌드가 분명 있는데 허벅지에 근육이 많고 종아리마저 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행이라고 스키니진을 입는 일은 남들에게 민폐일 수 있으니 유념하자. 적어도 5벌 이상의 데님을 벗었다 입었다 해야 자신의 몸에 맞는 데님을 건질 수 있다 생각하고 옷 갈아입는 것을 귀찮아하지 말아야 한다.연령과 상관없이 모두가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데님 디자인을 출시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젊은층만을 타깃으로 디자인하는 브랜드의 가짓수가 더 많다는 점을 인지하라. 젊어지고 싶다고 10~2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만 고집한다면 연령대에 따라 느끼는 신체적 콤플렉스를 커버해 주는 디자인을 찾기 힘들 것이다.남자는 데님을 입고 어디를 갈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데님 진을 하의로 입었다는 이유로 주위의 눈치를 봐야 하거나 입장 불가를 당하기도 하는데, 데님을 입어도 슈트를 입은 것처럼 포멀하거나 댄디한 느낌을 연출할 수는 없을까. 혹은 괜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편해서 좋다고 꺼내 입은 데님 팬츠를 너무 끌어올려 입은 나머지 아저씨만 전유할 수 있는 배 바지 스타일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며 스스로 ‘롤 모델(Role-model)’임을 자처해 핫(Hot)한 장소 입구에서 문전박대를 받아본 적은 없는가. 그리고 실제보다 다섯 살 이상 어려 보이면서 동시에 정숙하고 말끔한 인상을 풍길 수 있도록 연출하는 코디 법은 없는 것일까.데님이라는 소재가 수년간 캐주얼한 패션 아이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데님으로 댄디한 슈트 패션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고 하면 다들 못미더운 눈빛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필자가 설명하는 댄디 데님룩 연출법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데님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하게 포멀한 슈트를 위협하는 멋진 연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반드시 슈트를 입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데님 상의(Shirt)를 기존의 자신의 포멀한 스타일에 믹스 매치하는 센스를 활용해 보라. 모두들 당신의 센스에 탄복할 것이다. 흔히 데님 셔츠는 데님 팬츠에 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여기겠지만, 베이지색 치노 팬츠에 두께가 얇아 댄디한 느낌이 나는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혹은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의 데님 셔츠를 받쳐 입으면 캐주얼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정갈함이 돋보이는 룩이 된다. 이때 자신의 허리 라인에 가능한 한 최대로 붙는 디자인인지 확인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너무 캐주얼 해보일 수 있으니 몸통에 맞게 적당히 수선해 입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 여기에 효과를 더하고 싶다면 맨발이 드러나는 덧버선 양말을 신고 ‘플레인 토 슈즈(Plaine-toe shoes)’를 스카이 블루나 베이지 등 다소 밝은 컬러로 신으면 트렌디한 분위기까지 노려 볼 수 있을 것이다.데님 컬러가 네이비 하나라고 믿지 말라. 물론 데님에 있어서 네이비가 가장 기본 색이지만 워싱 기법으로 그 색상은 수 만 가지 이상이며 오래 입으면 입을수록 그 색상이 점차 더 멋지게 변화하게 되는 역사적인 아이템이기도 하다. 한국 남성들에게는 아직 낯설겠지만 올 여름 순백색의 화이트 데님을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당신이 진을 입고 있는지조차 남들은 쉽게 눈치 채지 못할 것이고 그 안에서 당신은 더 자유로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세련됨도 잃지 않을 것이다.화이트 데님 팬츠는 흔히 서양 남성들이 자주 즐겨 입는 데님 팬츠 중 하나로 직장에서 ‘세미 포멀(Semi-formal)’ 스타일로 입어야 할 때 훌륭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남들보다는 좀 더 여유로워 보이면서 세련된 멋이 배어나오는 유러피언 세미 포멀룩을 꿈꾸고 있다면 상의는 같은 화이트나 옅은 스카이 블루 등의 미색 셔츠에 네이비 블레이저를 그 위에 척 걸치고, 하의는 바지통이 살짝 좁은 화이트 데님 팬츠를, 그리고 ‘로퍼’(Loafer)로 마지막을 완성해 보자. ‘캐주얼 데이’에 치노 팬츠를 입는 것이 하나의 통념처럼 굳어져 결국 모두가 똑같은 스타일을 하고 있는 것이 개성 없어 보여 피하고 싶다면 화이트 데님 팬츠 한 벌이 당신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단, 화이트 데님 팬츠는 허벅지와 다리에 근육이 많은 사람에게 자칫 하체가 무겁고 둔해 보일 위험이 있으니 데님 팬츠를 선택할 때 쇼핑 고려 대상 목록에서 제외하는 게 좋겠다.저녁에 ‘작업’을 위한 가슴 뛰는 데이트가 있는 날이라면, 장식적 요소와 컬러를 최대한 절제해 남성미가 물씬 풍길 수 있는 섹시룩이 그녀에게 어필하기 좋을 것이다. 이때 드레스 코드의 핵심은 바로 섹시 데님이다. 먼저 상의는 섹시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풍의 몸에 자르르 흐르는 화이트 셔츠에 타이를 매지 않고 위의 단추를 두세 개 이상 풀어 그녀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여기에 블랙 재킷을 그 위에 입고 하의로는 짙은 컬러의 인디고 진을 미끈하게 그리고 아주 간결하게 입음으로써 섹시한 미니멀리즘 데님룩을 완성할 수 있다. 소재만 데님이지 이 경우에는 콤비로 입은 정장 룩과 거의 다를 바 없으며 서양에서도 이러한 차림의 데님인 경우 운동화 대신 구두만 신었다면 격식있는 레스토랑에서도 출입을 허용한다.반대로 휴일에는 동네에 있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거나 부모님 댁을 방문하는 등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이럴 때 데님만큼 유용하고 안성맞춤인 아이템도 없다. 수년간 일상복으로 자리 잡은 데님 팬츠에 화이트 면 티셔츠보다 더 멋진 코디가 또 있을까. 할리우드 스타들의 파파라치 컷만 보더라도 일상 속의 그들은 레트 카펫 위에 섰던 모습과는 또 다르게 대부분 면 티셔츠 하나에 자신이 오랫동안 길들여 온 듯한 데님 팬츠를 입은 캐주얼 차림이다. 이것이 심플하지만 가장 자연스러운 스타일이며 가장 시크한 것임을 잊지 말자. 왜냐하면 옷보다 사람을 더 돋보이게 하는 룩이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화이트나 밝은 그레이 컬러의 면 티셔츠가 너무 심심해 보여서 존재감이 없는 것 같다면 ‘마린룩(Marine look)’의 가로로 된 해군 스트라이프 티셔츠도 좋다. 여기에 ‘아르마니 익스체인지(Armani Exchange)’나 ‘버커루(BUCKAROO)’의 화이트 데님 팬츠를 매치한다거나, 혹은 워싱 처리가 많이 되어 자연스럽게 낡은 풍으로 된 진을 매치하면 시원하고 편안해 보이는 캐주얼 룩을 연출할 수 있다. 마무리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의 화이트 스니커즈를 튀지 않게 매치해 신는다면 다섯 살 이상 어려 보일 수 있음을 장담한다. 이때 티셔츠의 길이는 허릿단 정도로 내려오는 것이 적당하겠고 데님 팬츠는 살짝 넉넉한 사이즈의 인디고 진에 무릎 부분에 살짝 워싱 처리된 것을 입으면 슬림해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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