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잉글리시

콩글리시에 가로막힌 성공 비즈니스

신소재 관련 중소 수출업체에 근무 중인 이동석 팀장(40)은 심기가 그리 편치 못하다. 특히 최근 사무실에서 겪었던 해프닝은 여러 모로 충격적이어서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고 있다.얼마 전 다음 주 일정을 미리 챙기던 이 팀장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미주 지역 주요 거래처의 방한 상담 건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무슨 요일 몇 시에 약속을 잡았는지 도무지 가물가물한 게 아닌가. 이 팀장은 하는 수 없이 근 10년 후배인 박종훈 대리(31)에게 물어봐야 했다.“박 대리, 미스터 베이커(Mr. Baker)와 잡은 ‘프라미스(promise)’가 다음 주 언제라고 했지?”“제 다이어리(diary) 좀 보고 말씀 드릴 게요…. 저기, 목요일 오후 두십니다, 팀장님.”“고마워, 박 대리.”“그런데, 팀장님.”“어, 박 대리.”“‘프라미스(promise)’가 아니라 ‘어포인트먼트(appointment)’인데요.”“어, 그래? 내가 프라미스라고 했던가? 허허.”그나마 경륜을 살려 대충 웃고 넘어갔지만, 새파란 후배에게 지적을 받은 이 팀장은 머리를 망치로 호되게 두드려 맞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유는 정확히 알아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한 그는 노트북(올바른 영어로는 랩톱(Laptop))을 열고 ‘약속’이라는 단어를 입력해 검색해 보았다.우리말로는 ‘약속’이라는 간단한 단어일 뿐인데, 영어로는 ‘engagement, agree-ment, appointment, promise, conve-ntion’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웠다.이 팀장이 겪은 해프닝은 사실 해외 업무를 맡아본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체험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체험을 거치면서도 대부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가게 된다는 데 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점은, 이 팀장의 콩글리시(Konglish)를 지적한 ‘영어 도사 박 대리’조차 ‘업무 수첩’의 의미로 ‘다이어리(diary)’라는 어색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이어리는 ‘일기’나 ‘일지’의 의미로 주로 사용하며, ‘업무 수첩’의 의미로는 어포인트먼트 북(appointment book)이 일반적이다.◇베이커 씨와 3시에 이곳에서 약속이있답니다 :쪾I have a promise with Mr. Bakerat 3:00 here. (×)→ I have an appointment withMr. Baker at 3:00 here. (O)* promise= 무엇을 지키기로 한 약속* appointment= 누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제 업무 수첩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쪾Let me check it with my diary. (×)→ Let me check it with myappointment book. (O)이 대목에서 우리는 콩글리시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의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콩글리시’ 자체가 전 세계 수십 억 네티즌들이 애용한다는 MSN 온라인 영영사전에도 등록되지 않은 비공식 어휘이기 때문이다. 쟁글리시(Janglish: 일본식 영어), 칭글리시(Chinglish: 중국식 영어), 망글리시(Manglish: 말레이시아식 영어), 싱글리시(Singlish: 싱가포르식 영어), 타글리시(Taglish: 타갈로그어식 필리핀 영어)도 마찬가지 신세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공식 어휘는 무엇일까.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다.여기서 잠시 다른 나라의 재미있는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 멀고도 가까운 이웃인 일본 사람들은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를 ‘파소콘(pasocon)’이라고 한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비를 위해 대대적인 칭글리시 추방 운동을 펼친다는 중국 대도시 곳곳의 ‘주유소(gas station)’에는 ‘오일 게이트(oil gate)’라는 국적 불명의 영어가 아직도 푯말에 붙어 있다. 이쯤 되면 ‘브로큰 잉글리시’ 현상은 전 세계 여러 민족의 공통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점은 영어 원어민들이 이 브로큰 잉글리시에 대해 전혀 관대하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 한국인이 흔히 범하기 쉬운 ‘콩글리시’를 실시간으로 수정해 주는 ‘라이팅 머신(Writing Ma-chine, www.ibt-writing.com) 같은 업무 지원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것 또한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시작이 절반(Well begun is half done!)’이라는 말처럼, 이제 ‘콩글리시’ 정복을 위해 한 걸음 성큼 나설 때다.염인호·TG연구소 대표연구원 www.ibt-wri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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