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 80% 절감…개성공단 ‘최대 수혜’

남과 북이 철도로 하나가 됐다. 반세기 분단을 넘어 마침내 한반도에 힘찬 기적소리를 내뿜었다. 17일 오전 경의선 열차는 남측 경기도 문산역에서 북측 개성역(27.3km)으로, 동해선 열차는 북측 금강산역에서 남측 강원도 제진역(25.5km)을 향해 출발했다. 두 열차는 각각 기관차 1량, 객차 4량, 발전차 1량이 연결됐고 객실에는 150명(남측 100명, 북측 50명)의 승객이 탔다.남북 열차가 남북 연결 구간을 오간 것은 경의선의 경우 1951년 6월 12일 이후 56년 만이며 동해선은 57년 만이다. 행사 관계자는 “경의선 열차는 낮 12시 18분께, 동해선 열차는 12시 21분께 각각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남북 철도 시험운행의 성사로 앞으로 남북 간 경제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의선과 동해선이 정식 개통될 경우 개성공단 조성 사업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물류비가 대폭 절감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남북간 물류는 해운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 2006년 현재 운송 수단별 분담률을 보면 해운 96.1%, 도로 3.9%다. 항공은 거의 집계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누가 봐도 한쪽으로 지나치게 몰려 있다.남북 철도 연결은 이런 불균형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1TEU) 분의 화물을 인천에서 평안남도 남포시로 해상을 통해 수송하려면 운임이 720달러에 이른다. 왕복 수송 일수 역시 길어 7일에서 10일까지 걸린다.하지만 철도를 이용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먼저 운임이 130달러 선으로 대폭 줄어든다. 걸리는 시간 역시 하루나 이틀이면 충분하다. 수송 일수는 적어도 6일, 운임은 8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의 분석은 더 낙관적이다. 경의선만 연결해도 남측은 연간 1억 달러, 북측은 1억5000만 달러의 경제적 혜택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수송 시간도 6일 이상 단축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미치는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통일부는 “남북 경제 협력 및 교류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이나 반제품을 보다 원활하게 남쪽으로 옮길 수 있다. 남쪽 원자재를 북으로 수송하는 데도 이점이 많다. 개성공단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공단을 활성화하는 데 강력한 발전 동력을 얻는 셈이다.개성공단의 인력 확보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200~3000개로 예상되는 1단계 입주 기업들이 공장을 본격 가동하게 되면 북측 근로자 7만~10만여 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개성 인근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3만~4만 명선이다. 결국 원거리에서 출퇴근하는 노동자를 실어 나르는 데 철도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이다. 금강산을 여행하는 남측 관광객을 효과적으로 수송하는 데도 철도의 역할은 클 것으로 보인다.대륙철도와 직접 연결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향후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와 국내 철도를 연계하는 데 이번 시험운행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다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대륙철도와의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폐쇄적인 북한 정권의 특성상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 자칫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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