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규철 마이애셋자산운용 이사

안정성+수익성 ‘강점’…투자 대안 떠올라

이규철 마이애셋자산운용 이사(42)는 ‘맞춤형’ 사모 펀드 시장의 개척자로 꼽힌다. 대우증권에서 기업 분석, 산업 분석, 자산운용 등 실무를 두루 익히고 대유투자자문 운용본부장을 거쳐 2005년 가을 마이애셋자산운용으로 옮겼다. 이후 줄곧 소수 투자자를 위한 사모 펀드 상품을 개발해 왔다. 이 이사의 주 관심 분야는 특별 자산 사모 펀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한우 펀드, 항공기 펀드, 뮤지컬 펀드, 한류 드라마 펀드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전통적인 투자 대상인 주식, 채권 대신 금전 채권, 사업권 등에 투자하는 새로운 유형의 펀드들이다. 이 이사는 “특별 자산 펀드는 안정적이면서도 비교적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보수적인 거액 자산가들을 위한 새로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개인들의 투자 비중은아직은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강남권 거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특별 자산 사모 펀드 투자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주식 투자는 리스크를 피할 수 없고, 채권 투자는 수익률이 너무 낮다. 적정 수준의 ‘리스크 테이킹’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특별 자산 사모 펀드는 거기에 딱 맞는 맞춤형 투자 상품이다. 특히 문화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개인 비중이 80%를 넘는다. 아무래도 투자자들이 친숙하게 느끼고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다.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안정성과 수익률은 상반 관계일 수밖에 없다. 안정성을 강화하면 수익률이 낮아지고, 안정성을 줄이면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 현재 평균적으로 연간 10~14% 수익률을 목표로 상품 구조를 짠다.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투자 위험을 줄이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10~14%면 시중금리의 2배 수준으로 결코 낮은 수익률이 아니다. 주식 투자는 시황에 좌우될 수밖에 없고 주가 향방을 예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특별 자산 투자는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투자 위험은 있지만 채권처럼 확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구조화돼 있다.어떤 상품이 있나올해 엔터테인먼트 펀드와 뮤지컬 펀드를 각각 3개 내놓았다. 물론 모두 사모 형태다. 특히 뮤지컬 펀드는 투자 대상을 확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다. 기존 뮤지컬 펀드에서 높은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중심이다. 항공기를 구매해 태국의 저가 항공사에 대여해 주는 항공기 펀드와 발리 리조트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가져와 자신들만을 위한 맞춤형 펀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건설 시행사가 ‘브리지론’ 형태로 투자하는 사모 펀드를 준비 중인데, 투자자들의 제안으로 검토를 시작했다. 해외 부동산과 국내 유통 시장 투자도 유망한 분야다.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맞춤형 사모 펀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자산운용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는 기존의 공모형 주식, 채권 펀드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사정이 다르다. 공모 펀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운용 보수가 많은 사모 펀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특히 특별 자산 사모 펀드는 구조가 복잡하고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 시행되면 증권사 등 다른 대형 금융회사들도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시점이다.향후 전망은외국의 경우를 봐도 거액 자산가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모 펀드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주식, 채권 외에 새로운 투자 대안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변화에 맞춰 헤지 펀드가 발전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특별 자산 사모 펀드는 다양한 투자 대상을 넘나들며 수익성을 추구하는 헤지 펀드로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헤지 펀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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