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한화’ 청사진

금융·서비스 축으로 소비자에 ‘성큼’

1952년 한국화약에서 출발해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전개해 온 한화그룹은 2007년 현재 3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1980년대 본격적인 그룹 성장기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1차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한 한화그룹은 2000년부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금융 유통 레저 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해 왔다. 특히 2002년 12월에는 그룹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인 대한생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룹 내 소비자 접점 산업의 비중이 70%를 넘게 된 것이다.최근 한화그룹 측이 뉴 CI(기업 이미지 통합)를 선포하면서 브랜드 경영을 강화하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대한생명 인수 이후 달라진 그룹의 위상과 포트폴리오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세 가지 사업군, 즉 금융, 제조·건설, 유통·레저의 역량과 브랜드 가치를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혁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한 각 계열사의 글로벌 플랜이 ‘뉴 한화’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셈이다.그룹 내 소비자 접점산업 70% 넘어그룹의 주력 금융사인 대한생명은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2006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보험 영업 부문에서는 타깃 시장별 채널과 상품의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심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투자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신흥 보험 시장 공략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세계적 종합금융 서비스 회사’라는 비전 실현과 미래 수익 기반 강화를 위해 중국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과 해외 유망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3년 9월 중국 베이징에 주재사무소를 열어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보험 시장 완전 개방에 대비해 ‘국제업무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중국 보험 시장과 동남아 보험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한화증권 역시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IMF 이후 철수했던 해외사업 부문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2003년 상하이 사무소를 개설하고, 중국 최대 증권사 하이퉁(海通)증권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대한생명 베이징 사무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종합화학 석유화학 무역 기계 등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계열사들과의 연계를 강화해 그룹의 중국 사업을 측면 지원하는 금융센터로서의 역할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인도 베트남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에 대한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국내 시장과 관련해서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취급하는 장외파생상품업 진출을 신성장 엔진으로 보고 있다. 한화증권은 인가 취득과 동시에 시장에 뛰어들어 소매 상품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기업 간 거래 경험을 통해 그 경쟁력을 배가한다는 각오다.현재 한화그룹의 해외 진출 첨병으로는 대한생명 등 금융 관련 업체 이외에도 ㈜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종합화학 한화건설 등 제조·건설 분야 계열사가 꼽힌다.1972년 폴리에틸렌을 생산한 이후 플라스틱 문화의 주역이 돼 온 한화석유화학은 최근 나노 기반의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의 고부가 특화 메이커를 겨냥한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도 추진 중이다. 물류와 마케팅 부문의 축적된 노하우와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중동지역 등을 중심으로 한 생산 거점 확보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 중이다. 현재 이 회사는 상하이 한화허화법인, 상하이사무소, 화난사무소, 베이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MBA 지원, 해외 지역 전문가 양성 과정, 글로벌 비즈니스 과정 및 임직원 해외 연수 등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운영도 2007년 한화석유화학의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의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BPS(Best PartnerS)팀 운영을 통해 고객에 대한 기술 전수와 환경 안전 품질 등 제반 경영 활동을 지원, 상생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한화건설도 국내 주택건설 위주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미주 지역과 아프리카를 위주로 한 부동산 개발, 중동 지역을 위주로 한 플랜트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또한 단순한 건설 수주 형태의 사업 구조가 아닌 직접 부동산 개발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우선 이 업체는 토목 환경 및 플랜트 사업의 비중을 확대해 ‘Global Developm-ent&Engineering, Construction Comp-any’의 비전을 실현할 계획이다. 토목 환경 부문의 민자 사업, 주택부문의 ‘꿈에그린’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 개발, 석탄용 열병합발전소의 EPC 플랜트 사업을 특화하고, 공공 공사와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 대도시로 지역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금융 계열사와 연합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재개발·재건축시장 및 민자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공공 부문 전략 시장 참여 확대 등에 힘쓸 전망이다.올해 초 사명이 변경된 한화리조트(옛 한화국토개발)는 1979년 콘도미니엄 건설을 통해 레저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 업체는 최근 ‘라이프스타일 소사이어티’라는 뉴브랜드를 기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파를 중심으로 한 리조트를 런칭하고 앞으로 여러 체인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또한 차별화된 PO 프로그램으로 올해 말까지 전 사업장에 형태를 달리한 수익성 있는 PO 서비스를 도입,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PO 서비스란 고객이 리조트를 찾아오면 레저 전문 도우미가 춤 노래 마임 마술 퍼포먼스 등을 보여주며 함께 어울리는 서비스를 말한다. 또한 ‘뉴 한화의 일원’으로서 이 업체의 글로벌 전략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이다. 해외 사업은 현지에서 자생하는 사업 추진 모델 및 새로운 M&A식 모델을 병행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체인에 이어 해외 체인도 확대해 갈 예정이다.유통은 소비자와 가장 근접한 사업 부문 중 하나다. 한화그룹이 중화학 사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미래지향형의 발전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유통 사업에 뛰어들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품격’을 지향하는 갤러리아백화점 7개점을 운영하는 전문 유통 업체 한화갤러리아(옛 한화유통)는 현재 전국 상권을 대상으로 백화점 추가 출점을 검토 중이다. 또한 지난해 1월 시장에 진출한 델리 카페 ‘빈스 앤 베리즈’ 브랜드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기 위해 해외 브랜드 개발 사업의 영역도 확대할 방침이다.역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사업체인 서울프라자호텔은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재 양성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각종 해외 박람회와 싱가포르 홍콩 등의 국제 무역 중심 도시에 직원을 파견하고 있고 추후 세계적인 호텔 체인과의 제휴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서울광장과 서울 프라자 호텔 주변 문화 정보와 프로모션을 통해 ‘즐거운 호텔’ 콘셉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랜드 웨딩 프라자는 올해 웨딩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시켜 자연스럽고 품격 있는 웨딩 콘셉트 제안으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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