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굿 바디〉

여성의 몸에 담긴 수많은 목소리

‘갖지 못한 것을 욕심내기보다 가진 것을 더욱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애쓰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이 가진 매력이다.’언뜻 당연하게 들리지만, 오늘날의 시대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생각만큼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바로 이 명제가 연극 〈굿 바디〉의 주제다.연극의 구성은 간단하다. 노메이크업에 간편한 복장, 납작한 스니커즈를 신은, 즉 꾸미지 않은 자연인 그대로의 모습인 여배우 세 명이 무대에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1인 다역을 소화한다. 물론 이들이 연기하는 여러 인물들은 외모에 대한 뒤틀린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이기도 하고, 때론 타인의 시선이기도 하다. 원작자는 이 같은 외모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지금 이 시대 여성들의 행동과 사고를 지배한다고 본 것이다.연극 〈굿 바디〉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유명한 여성 운동가 이브 엔슬러의 최신작이다. 작가가 지구촌 곳곳에서 만난 여성들의 몸에 대한 집착과 고민, 그리고 몸과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찾은 여성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제목 그대로 ‘좋은 몸(The Good Body)’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초연인 국내 공연은 이지나 연출이 지휘를 맡았다. 유난히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이 연극의 일화들이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이지나 연출 특유의 감각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뚱뚱하다’는 놀림 때문에 단식원을 찾은 어린 아이, 성형중독에 빠진 여배우 등 에피소드는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한 연극에서 다룰 법한, 약간은 진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무용가 정영두 씨, 영상 아티스트 신정엽 씨가 이지나 연출과 함께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조명을 활용한 배경 연출, 빠른 동선 변화 등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연극으로 거듭났다.이 연극은 오디션 때부터 화제가 됐다. 오디션에 지원한 200명이 넘는 여배우들은 자신의 몸에 관한 처절한 노력과 좌절, 분노를 모놀로그로 표현했다. 이들의 독백 중 일부는 실제 연극에 반영되기도 했다.그래서일까. 배우들의 연기는 지나치게 슬프고 엄숙하다. 여성 스스로가 ‘뚱뚱하다’는 말로 대표되는 뒤틀린 몸에 대한 인식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작품의 무게감을 조금만 덜고 유쾌함을 더한다면 남성 관객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이 될 듯하다.“매력적인 입술을 갖기 위해서는 친절하고 따뜻한 말을 하라”던 오드리 헵번이 아름다운 여성으로 기억되는 게 단순히 외모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연극이다. 2007년 3월 2일까지/대학로 두레홀 3관/(02-3485-8700) q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뮤지컬 - 〈로미오 앤 줄리엣〉프랑스 옷으로 단장한 대문호의 로맨스셰익스피어 원작의 〈로미오 앤 줄리엣〉은 그 동안 영화 연극 무용 등 여러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모습으로 재해석돼 왔다. 그리고 한국 무대에 올려질 〈로미오 앤 줄리엣〉은 독특한 색깔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 뮤지컬이다. 2001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DVD, CD 7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히트작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 〈십계〉와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힌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넘버와 무대 디자인, 의상 등에 변화를 준 2007년 새로운 버전이며 한국이 그 첫 무대로, 계속해 아시아 투어와 유럽 투어가 이어질 예정이다. 2007년 1월 20일~2월 27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541-2614)공연&전시▶소프라노 신영옥2006 어울림누리 제야음악회소프라노 신영옥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밤 10시에 시작하는 공연으로 2007년을 맞는 카운트다운, 공연 후 불꽃놀이 행사 등이 같이 마련된다. 신영옥이 직접 고른 레퍼토리로 구성했으며 1부는 정통 클래식, 2부는 뮤지컬 영화음악 캐럴 등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로 소프라노 신영옥, 테너 페르난도가 함께 출연한다. 12월 31일/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1544-1559)▶뮤지컬 〈맘마미아〉2004년 한국 초연 이후 ‘중장년층을 공연장으로 불러 들였다’는 평가를 얻으며 인기몰이를 거듭한 뮤지컬 〈맘마미아〉가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새해를 연다.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 여배우 최정원이 박해미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태원과 더블로 도나를 맡을 예정이며 도나의 딸 소피는 2006년 공연에 참여했던 이정미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활약했던 손지원이 더블 캐스팅됐다. 2007년 1월 20일부터/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2-577-1987)▶비보이 퍼포먼스 〈마리오네트〉한국 넌버벌 공연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비보이 퍼포먼스의 하나로 2006년 초연과 비교해 음악적 완성도와 스토리 라인을 보완, 업그레이드됐다. 제목에 걸맞게 인형에 실을 매달아 인형사가 인형극을 조작하는 마리오네트에 착안한 작품이다. 비보이 퍼포먼스의 흔한 소재인 비보이들 간의 대결 대신 인형과 인형사 간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2007년 1월 12일~3월 11일/충무아트홀 소극장/(02-3448-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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