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둔화’ 대세…한국경제 영향은 ‘미미’

2007년 세계 경제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인가. 국내외 기관들의 공통된 전망은 ‘침체’와 ‘완만한 성장’ 사이를 오가는 가운데 특히 미국 중국의 움직임이 관심의 초점이다.국제통화기금(IMF)은 2006년 9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006년보다 0.2%포인트 떨어지는 4.9% 선에 머무르면서 급격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경기 둔화 리스크가 가장 높아 세계 경기가 심각하게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전망의 근거로는 미국의 주택 경기 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로 인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꼽았다.반면 산업연구원은 내수 경기의 둔화, 연간 성장률 소폭 하락 속에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 추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각국의 선제 금리 인상 조치로 인플레 압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세계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경우 내수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고 성장을 이끌 만한 요인이 특별히 없는 상태이지만, 인플레 안정으로 인해 비교적 완만한 속도로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권도 재정·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연간 성장률이 2006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 경제는 정책 당국의 과열경기 억제 노력으로 내수 경기의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2007년 성장률은 9%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은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로 인식된다. 2006년 2분기 이후 뚜렷해진 둔화 조짐의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주택 경기 하락.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2005년 11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2007년 주택 경기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신규 및 기존 주택 재고가 누적되고 있고 거래량과 신규 주택 착공 역시 감소하고 있다.그러나 미국 주택 경기 하락이 한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다. 이호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 부연구위원은 “미국 주택 경기 하락 때문에 한국 경기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소비 감소세가 계속되면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또 주택 경기 때문에 금리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6년 초까지 17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다만 경기 둔화에 따라 소비지출 감소, 민간 투자 감소가 보다 뚜렷해진다면 연초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편 중국도 경제 성장이 2006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70년대 말 이후 연평균 9%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해 왔고 2006년에도 10.5% 수준이었지만 2007년에는 1%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고성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과열 차단에 의한 억제폭이라는 게 특징이다.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역시 그리 우려할 만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인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부연구위원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4번째인 만큼 1%포인트 하락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겠지만 한국 경제가 체감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수출 역시 중국 제품보다 일본 제품과의 경쟁이 거센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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