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과의 전쟁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한 선배는 예기치 않은 아들의 불임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아들 내외가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을 찾았는데, 원인은 아들의 몸에 축적된 중금속 때문이었다. 뉴스에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고 말끝을 흐리던 선배는 이번 기회에 다른 가족들도 모두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고 한다.인간의 몸에 치명적인 해를 가하는 유해물질은 비단 중금속뿐만이 아니다. 그 종류는 셀 수도 없으며 새집증후군 환경호르몬 등 신종 유해물질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역시 광범위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위의 사례와 같이 남성의 성기능 및 생식기능에 치명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미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진 우리 삶 속에서 유해물질을 모두 몰아낼 수는 없다. 일단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식탁 위의 적군, 식품첨가물= 식품을 가공할 때 상하지 않게 하거나 색과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화학물질을 식품첨가물이라고 한다. 크게 색을 내는 발색제 착색제 표백제, 맛을 강화하는 조미료 감미료 향료, 부패를 방지하는 방부제 살균제 산화방지제, 모양을 좋게 하는 유화제 이형제 등 400여 종이 있다.이러한 첨가물은 인체 내에 축적되면 유전자와 염색체 이상, 중추마비, 발암, 구토, 설사 등의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이뿐만 아니라 식품첨가물의 종류 중 뇌분비교란물질로 불리는 환경호르몬이 다수 포함돼 있다. 환경호르몬은 정자의 운동성을 방해하고 숫자를 감소시키며 발기부전 및 불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면 과자 등의 가공식품이나 음료수를 마실 때 표기된 첨가물의 종류나 함량을 읽어 보기 바란다. 그리고 하루하루 섭취한 첨가물의 양을 월 평균으로 계산해 보면 아마 아찔함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첨가물 식품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고 아울러 성기능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백해무익한 흡연= 담배를 피우면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약 4000여 종의 독성물질이 인체로 흡수된다. 특히 중독의 주범인 니코틴은 음경의 혈관을 수축시켜 발기를 유지시키는 피가 쉽게 빠져나가게 하며, 음경동맥의 경화를 촉진한다. 또 니코틴 흡입이 만성화되면 발기를 일으키는 해면체 조직이 직접 파괴되기까지 한다. 타르 및 일산화탄소 등의 피해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흡연자들에게 해주어야 조언은 단 한 가지, 당장 담배를 끊으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성의학적인 측면에서 담배만큼 해로운 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코틴의 중독성은 어떤 마약보다도 심하기 때문에 금연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금연이 의지만으로 불가능할 경우 니코틴 반창고나 니코틴 껌 등의 금연 보조제를 사용하거나, 금연 전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 전자파는 핸드폰 컴퓨터 전자레인지 전기장판 등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서 방출된다. 가정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에너지 강도가 낮기 때문에 그 피해 정도가 근소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유럽의 한 학회는 휴대폰의 전자파가 정자의 수를 3분의 1로 줄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정보기술(IT) 산업의 발달로 컴퓨터 핸드폰 MP3 PMP 등 우리는 너무도 많은 전자 제품을 몸에 지니고 있다. 전자파가 아무리 미미할지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이 두통이나 집중력 저하, 어지러움, 수면장애, 눈의 피로 등을 호소하는 사례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일단 전자파는 멀리 떨어질수록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한걸음 떨어져 전자파 노출을 줄여가는 것이 상책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전원 플러그를 뽑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전자파 차단 물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이무연·아담스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www.adams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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