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결과 이모저모

전반적 점수 하락… 새 얼굴 대거 등장

2006년 ‘올해의 CEO’ 조사에서는 순위 산정에 포함된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40명에서 50명으로 늘어났다. 120개 평가 대상을 제조업군, 비제조업군, 금융군으로 나누는 그룹별 평가 방식을 도입해 유의미한 점수를 얻은 CEO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어느 해보다 어려웠던 올해 경영 환경의 영향으로 CEO의 순위 부침도 심했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상위 40위까지 비교해 보면 절반인 20명의 CEO가 신규 진입했으며, 그만큼이 순위에서 탈락했다. 잔류 CEO 중에서 신헌철 SK㈜ 사장은 무려 25계단 순위가 뛰어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도 9계단 상승했다.◇평균 20점 하락=올해 조사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반적인 점수 하락이다. 모든 항목에 걸쳐 평균적으로 20점 가까이 점수가 낮아졌다. ‘올해의 CEO’, ‘베스트 CEO’ 등 상위 10위까지의 평균 총점은 100점 만점에 54.58점에 불과했다. 원화 강세, 원자재 값 급등, 내수 부진 등으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가 첫 번째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걸출한 CEO들이 줄줄이 수익성 악화로 체면을 구겼다. 그룹별 평가 방식 도입도 점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평가 대상 CEO와 평가위원들을 그룹별로 나눠 해당 그룹 CEO를 평가하도록 해 개별 CEO에 대한 보다 세밀한 평가가 가능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모든 원인을 경영 환경과 평가 방식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영웅’은 ‘난세’일수록 더욱 빛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점수 하락은 재계의 ‘스타 CEO’ 가뭄 현상과도 연결된다. 최근 기업들은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열 ‘해결사’를 찾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사정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나 마찬가지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현재의 문제점을 도려낼 줄 아는 창조적 CEO가 부족한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CEO들이 ‘재무성과’나 ‘주주중시 경영’보다, ‘비전’, ‘리더십’, ‘글로벌 역량’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은 데서도 확인된다.◇11~20위 CEO 절반 탈락=11~20위에서는 특히 순위 변동이 심했다.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 김진수 CJ 사장,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등이 5명이 새로 순위에 진입했다. 전체의 절반이 새얼굴로 채워진 셈이다.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전자재료 사업 부문을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 코스닥 상장기업 에이스디지텍을 인수해 광학필름 부문에도 탄력이 붙었다. 제일모직은 패션, 화학, 전자재료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에 힘입어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디지털 카메라 판매 증가와 고부가 카메라 모듈 주문 증가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은 연초 대비 100%가 넘는 주가 상승으로 삼성그룹 CEO 중 주가 성적 1위를 달리고 있다.김진수 CJ 사장은 올해 미국 냉동식품업체 옴니를 인수해 미국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CJ는 지난 3분기 가공식품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은 8년째 사령탑을 지키고 있는 장수 CEO다. 초대형 기업공개(IPO)로 관심을 끈 런던증권거래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주식상장을 매끄럽게 처리했으며, 우리홈쇼핑 인수에도 성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자산과 수익성, 건전성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강 행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기반으로 ‘2단계 고도성장기’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중위권 CEO 두각=세부 평가 항목별 점수에서는 중위권 CEO들이 두각을 보였다. ‘재무성과’와 ‘주주중시 경영’을 따진 양적 평가에서는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25점 만점에 19.38점)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수호 한국가스공사 사장(19점), 김순택 삼성SDI 사장(17.5점),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17.5점),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16.88점)이 그 뒤를 이었다.‘이사회와의 관계’,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비전’을 물은 질적 평가에서는 김반석 LG화학 사장(15점 만점에 10.75점),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10.33점), 조충환 한국타이어 사장(10.25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사장(10.2점),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9.6점)이 각각 1~5위로 선정됐다.‘리더십’, ‘글로벌 역량’, ‘윤리의식’을 본 개인적 역량 평가에서는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이 10점 만점에 7.56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김반석 LG화학 사장(6.67점), 김쌍수 LG전자 부회장(6.53점), 조충환 한국타이어 사장(6.33점), 이화언 대구은행장(6.25점)이 이었다.주요 그룹별로 보면, 양적 평가에서는 삼성그룹 CEO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개인적 역량 평가에서는 LG그룹 CEO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항목별 상위 CEO들은 다른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거나, 평가위원 수에 따른 가중치가 낮아 전체 순위에서는 뒤로 밀려났다.돋보기 ‘올해의 CEO’ 어떻게 선정했나기업·평가자 3그룹으로 나눠 심층평가2006년 ‘올해의 CEO’ 선정은 조사 방법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평가 방법을 준용하되 1, 2차 평가 과정을 통합해 1회 평가만 실시했다. 평가 과정을 통합함으로써 평가 대상자가 소수 CEO에게 집중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개의 산업군으로 나누어 각 CEO들을 평가했다.수상자는 지난해까지 ‘올해의 CEO’ 5명, ‘베스트 CEO’ 5명, ‘주목할 만한 CEO’ 10명을 전체 순위에서 선정한 것과 달리 ‘올해의 CEO’ 1명, ‘베스트 CEO’ 9명으로 축소했다. CEO 선정 기획은 와 세계적인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페린이 공동으로 실시했으며, 조사는 리서치 전문 기관인 M&C리서치가 맡아 진행했다. 조사 방식으로는 e메일 조사를 사용했다. 조사 대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120개 기업(유가증권시장 상위 100개 기업+코스닥시장 상위 20개 기업) CEO로 한정했다.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함께 CEO로 활동하는 경우에는 많은 논의 끝에 전문경영인을 후보로 삼았다. 조사 대상 120개 기업은 제조업, 비제조업, 금융 등 3그룹으로 나누고 평가위원도 똑같이 3그룹으로 나눠 해당 그룹의 CEO 중 5명을 선정, 평가했다.조사는 가 선정한 평가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계, 연구소, 언론, 증권사, 경제단체,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활동하는 평가위원 100명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첨부 경영 지표로 2005년 7월 1일부터 2006년 6월 30일까지의 매출액과 순이익 이외에 2006년 6월 3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을 제시했다. 평가는 평가위원들이 자신이 평가할 CEO를 3개 부문(질적 평가, 양적 평가, 개인적 역량 평가)의 8개 항목에 걸쳐 각각 1~5점을 주도록 했다. 항목별 점수 결과는 통계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3명 이상의 평가위원이 평가한 CEO만을 대상으로 최저점수(1)와 최고점수(5)를 제외하고 평균 점수를 산출했다.평가위원 100명이 본 조사에 응했고, 조사 결과 3명 이상의 평가를 받은 CEO는 모두 50명으로 나타났다. 8개 항목은 양적 평가에서는 재무 성과와 주주 중시 경영을, 질적 평가에서는 이사회와의 관계,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비전 등을, 개인적 역량평가에서는 리더십, 글로벌 역량, 윤리의식 등을 평가하도록 했다.최종 집계는 CEO를 평가한 평가위원 수의 가중치(50점 만점)와 8개 항목의 조사 점수(50점 만점)를 합산했다. CEO 평가위원 수의 가중치는 평가위원 수가 5명 이하이면 10점, 6~10명 이하는 20점, 11~15명 이하는 30점, 16~20명 이하는 40점, 21명 이상은 50점을 주는 방식으로 했다. 8개 항목의 조사 점수는 양적 평가(25점 만점), 질적 평가(15점 만점), 개인적 역량 평가(10점 만점)의 항목별 점수를 평균, 합산해 산출했다. 마지막으로 CEO 평가위원 수의 가중치와 8개 항목의 조사 점수를 합해 평가 그룹 구분과 관계없이 총점(100점 만점)이 높은 순으로 최고득점자를 ‘올해의 CEO’로, 2~10위를 ‘베스트 CEO’로 선정했다.설문내용양적 평가(25점 만점)재무성과주주중시 경영질적 평가(15점 만점)이사회와의 관계이해관계자와의 관계비전개인적 역량 평가(10점 만점)리더십글로벌 역량윤리의식※ 항목별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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