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로맨틱 홀리데이〉

눈길 끄는 ‘크리스마스 멜로’

어느덧 크리스마스 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통적으로 가을부터 겨울로 이어지는 이 시기를 멜로 영화의 계절이라고 불렀지만 최근의 상황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1년 사시사철 코미디 영화의 위력이 더욱 강해져만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눈여겨볼만한 크리스마스 멜로 영화가 한 편 있다. 직접적으로 크리스마스 기간을 배경으로 삼고 있을 뿐더러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 두 주연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는 〈로맨틱 홀리데이〉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카메론 디아즈는 〈미녀 삼총사〉의 귀여운 섹시 여전사로, 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 이후 그 명성을 뛰어넘지 못하는 배우로 각인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로맨틱 홀리데이〉는 그야말로 그들의 로맨틱한 면에 집중한다. 카메론 디아즈는 여전히 귀엽고, 케이트 윈슬렛은 전혀 시간의 흐름이 없었다는 듯 여전한 매력을 발산한다.미국의 영화예고편 제작사 사장인 아만다(카메론 디아즈 분)는 아름다운 외모에 부유함까지 갖춘 전혀 부족할 것 없는 성공한 여자다. 하지만 남자 친구가 회사의 어린 직원과 바람이 나는 등 연애문제만큼은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한편, 영국의 전원마을에 살고 있는 인기 칼럼니스트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 분) 역시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와 약혼을 발표하면서 버림받는다. 미국과 영국, 어마어마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사는 그들이 어느 날 온라인상에서 ‘홈 익스체인지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약 2주간의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서로의 집을 바꿔 살기로 한다. 이후 아만다는 아이리스의 오빠 그레엄(주드 로 분)에게, 아이리스는 아만다의 친구인 마일스(잭 블랙 분)에게 끌리게 된다.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각자의 연인으로 주드 로와 잭 블랙이라는 완전히 극단에 서 있는 것 같은 두 남자가 출연해 앙상블을 이룬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왓 위민 원트〉(2000)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2003) 등 여성 캐릭터의 연애 심리 묘사에 탁월한 낸시 마이어스가 오랜만에 돌아온 멜로 영화라는 점이다. 남자들의 배신과 함께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각, 낯선 환경에서 전혀 새로운 남자와 맞닥뜨린 신선한 기분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묘한 심경 변화와 절묘한 위트는 온전히 감독의 몫이다. 그는 청춘의 이야기가 아닌 30대 중반 이후 여성 캐릭터의 연애를 보여주는 데 있어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한다. 이번에는 ‘과연 환경이 바뀌면 인생이 바뀔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집을 바꾸면 배신한 남자도 잊고, 새로운 사랑과 함께 엉켜버린 현실도 술술 풀려가게 될까? 올 겨울 〈로맨틱 홀리데이〉가 던지는 매력적인 질문이다. q주성철·필름2.0 기자 kinoeye@film2.co.kr개봉영화▶조용한 세상소녀 연쇄 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의 마음을 읽고 나아가 삶과 죽음을 꿰뚫어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진작가 정호(김상경 분)와 사건에 분노한 강력반 김 형사(박용우 분)가 한 위탁보호 소녀 수연(한보배 분)을 지켜내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일단 뛰어〉로 스물여섯 살에 첫 장편영화를 만들었던 조의석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얼굴 없는 범인을 추적해 가는 두 남자의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다.▶미녀는 괴로워뚱녀 한나(김아중 분)는 타고난 목소리에 착한 심성을 가졌지만, 보는 이들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D라인의 여자다. 그녀가 상준(주진모 분)의 사랑을 얻기 위해 ‘뚱녀에서 미녀로’ 처절한 변신을 시도한다. 완벽한 S라인 몸매를 얻게 된 한나는 드디어 섹시한 여가수 제니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미모가 바뀌어도 아이들 핫도그를 침 발라 빼앗아 먹는 먹성과 남은 음식에 열을 올리는 행동은 여전하다. 〈오! 브라더스〉를 만든 김용화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비상열악한 재정과 환경 속에서도 2005년 K리그 전후기 통합순위 1위에 등극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축구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장외룡 감독은 하루 3시간만 자며 꼼꼼히 상대팀을 분석, 시합마다 자신만의 비디오 분석 화면을 만들어낸다. 단계를 밟아가며 그가 제시한 목표가 성과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선수들은 감독과 절대적인 신뢰를 쌓아간다. 인천을 최하위로 분류했던 언론들은 ‘공포의 외룡구단’이라는 수식어로 그들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감독 임유철. 출연 장외룡 등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