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강북

초고층 빌딩 숲…‘여기가 어디야?’

현재 강북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발 프로젝트는 굵직한 것만 따져도 50개가 넘는다. 25조 원이 들어가는 뉴타운을 비롯해 용산부도심 상암DMC 동대문디자인클러스터 등이 2010년 이후면 제 윤곽을 드러낸다. 10여 개에 달하는 50~100층짜리 초고층 빌딩, 200곳을 헤아리는 소규모 재개발예정구역까지 감안하면 강북 전체가 통째 성형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U턴 프로젝트, 한강르네상스, 뉴타운, 경제문화도시 마케팅 등 서울시의 강북 개발 관련 정책만 해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10년 후 강북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일 수밖에 없다. 강북 개발에 투자되는 돈만 10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상상 밖의 비용이 투입되는 건국 이후 최대 개발 프로젝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1970년대의 강남 개발, 1980년대 주택 200만호 공급정책에 비견되는 수준임은 말할 것도 없다.강북 개발은 크게 도심 활성화와 주거부문의 뉴타운 사업으로 구분된다. 도심 개발 계획만 봐도 10년 후 모습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새집 15만 가구 늘어…녹지도 풍부우선 광화문 일대가 확 달라진다. 이미 광화문이 제 모습 찾기에 들어갔고 세종로는 광장으로 조성된다.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북촌에서 삼각동 구간이 관광문화거리로 조성되는가 하면, 세운상가는 재개발을 통해 녹지가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거듭난다. 관할청인 중구는 이곳에 130층짜리 초고층 빌딩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30층 안팎의 복합빌딩 건립을 계획 중이다.또 동대문운동장은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주변은 디자인 클러스터로 특화된다. 지하 4층 지상 19층 규모로 지어지는 서울시 신청사 또한 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도심 명물이 될 전망이다.서울시는 청계천변 동서축과 남북 방향을 나눠 문화 역사 비즈니스 환경 등이 어우러진 복합 도심으로 부활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놓았다. 무엇보다 푸른 기운이 크게 보강된, 친환경 도심으로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뉴타운 사업은 강북 개발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2년 은평·왕십리·길음 등 세 곳을 시작으로 3차에 걸쳐 뉴타운 25개와 균형발전촉진지구 8곳을 지정했다. 총 33개 뉴타운 가운데 21개가 강북에 몰려 있다. 지도로 보면 4대문안 도심을 제외하고 사방이 뉴타운으로 둘러싸인 형국이다.지난 10월에는 건교부가 1차 시범 뉴타운인 은평, 길음, 2차 뉴타운인 한남, 3차 뉴타운인 장위, 이문·휘경, 상계, 서대문 북아현, 수색·증산 등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상 각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층수제한이 폐지되고 용적률도 완화돼 타워팰리스 같은 초고층 건물도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뉴타운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슬럼화의 주범 가운데 하나였던 성매매 집결지들도 예외가 아니다. 길음뉴타운에 포함된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는 38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고 있고 청량리 588 일대와 용산역 앞에도 초고층 주상복합이 건설될 예정이다.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길음뉴타운, 은평뉴타운이다. 특히 은평구 구파발 일대 105만 평에 조성 중인 은평뉴타운은 2004년 착공, 2007년 하반기 1지구부터 완공된다. 이미 아파트 골조가 제법 올라간 가운데 고분양가 논란 때문에 분양은 내년으로 미뤄졌다.뉴타운 사업은 2012년 완료될 예정이다. 사업 완료 후 서울엔 주택 15만 가구가 새로 생긴다. 강북의 주택보급률도 현재 97%에서 103%까지 올라가게 된다.뉴타운은 의미를 이해하는 측면에선 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보면 되지만, 개발 후 모습은 기존 재개발과는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아파트 일색이 아닌 녹지와 교육 문화시설, 주민편의시설 등이 조화를 이룬다는 게 특징이다.서울 은평구 진관내·외동, 구파발동 일대 105만7000평 규모로 조성되는 은평뉴타운의 경우 생태전원도시로 개발된다. 녹지공간이 전체 면적의 42%를 차지해 판교신도시(36%)보다 높다. 지구 동쪽으로 북한산국립공원을 끼고 있고, 북쪽으로는 창릉천이 흐른다. 단지 안에는 초·중·고교 11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은평뉴타운을 교육 1번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자립형 사립고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파트 단지 설계도 기존과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 단지 가운데를 공원으로 꾸미는 중정형, 도로변을 따라 건물을 세우고 1층에 주민 편의시설을 넣는 연도형 구조가 다양하게 적용된다.강북의 미래를 논하면서 용산과 뚝섬 일대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지역은 서울시가 내놓은 강북 업그레이드 전략인 ‘U턴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다. 특히 용산 한강로 일대는 대표적인 노후화 부도심으로 손꼽혔지만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이 속속 들어서면서 마천루 밀집지로 면모를 일신 중이다. 뚝섬 역시 서울숲 개장 등의 호재를 맞아 강남 못지않게 지명도가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일찍부터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마천루 즐비 … 스카이라인 달라진다용산은 최근 몇 년 사이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달라졌다. 20여년 된 저층 건물이 모여 있던 자리에 40층 안팎의 첨단 주상복합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004년 30층 높이의 트럼프월드Ⅲ이 입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3층짜리 벽산메가트리움과 34층짜리 용산 파크자이가 완공됐다. 치열한 청약 경쟁 일화를 남긴 43층 높이의 시티파크는 내년 8월에 입주를 시작한다. 바로 옆에 있는 40층 규모의 파크타워 역시 공사가 한창이다.13만여 평의 용산 철도기지창에는 최고 100층짜리 복합빌딩 신축이 추진 중이다. 국제빌딩 주변 4개 구역 2만7000여 평엔 40층짜리 7개 동의 빌딩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데이콤 빌딩 주변에도 지상 20층 규모의 빌딩 건립이 예정돼 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후 주변 지역을 상업지구로 용도 변경해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마천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뚝섬에도 고층 빌딩이 대거 들어선다. 옛 경마장 부지에는 40~50층 주상복합 3~4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뚝섬에 110층짜리 자동차 테마빌딩 건설을 성공구청 측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 빌딩에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컨벤션센터와 정보기술(IT) 연구개발센터, 특급호텔과 업무용 사무실이 계획돼 있다. 하지만 사업지가 1종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실현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여의도에도 굵직한 개발 프로젝트가 적잖다. 연면적 15만 평의 서울 국제금융센터와 20만 평의 파크원 빌딩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각각 54층과 72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으로, 업무용 시설과 특급호텔, 쇼핑몰이 들어선다.한편 상암동과 공릉에는 대규모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선다. 17만 평 규모의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이미 착공에 들어가 2010년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곳엔 120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서고 첨단기업 사옥은 물론 산학협력연구센터, 외국인 임대아파트 등이 어우러져 하나의 특화된 도시로 건설된다.공릉동에 들어서는 NIT 미래산업기술단지는 2014년까지 나노·IT·BT 제조장비 국산화 및 바이오 연구개발단지로 조성된다. 강남 테헤란밸리, 성수준공업지역, 홍릉벤처밸리와 연결, 첨단산업밸트를 만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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