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시대 개막 ‘틈새는 여기’

예전의 강북이 아니다.곳곳에서 포클레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도심도, 주거지도 온통 ‘공사판’이다.속도도 무척 빠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전벽해’를 외치게 생겼다.강북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저 구경만 하기엔 호재가 너무 많다.‘기회’를 선점할 묘안을 짜내야 한다. 큰돈 들이지 않는 틈새 투자라면 금상첨화다.취재 : 박수진 기자 / 송창섭 머니 기자 / 부동산뱅크 취재팀사진 : 서범세·김기남 기자강북은 지난 2002년 은평·왕십리·길음 등 세 곳이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3차에 걸쳐 33곳의 뉴타운과 균형발전촉진지구가 지정되면서부터는 이슈의 중심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개발에 뒤떨어지고 거리가 낡아 아파트 값도 오르지 않던 동네에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강북 전성시대의 꿈은 이미 시작됐다. 길음, 은평뉴타운이 선두에 나섰다. U턴 프로젝트와 도심 부활 개발사업 등이 보조를 맞추고 첨단산업단지, 초고층 빌딩 신축 계획이 속속 뒤를 따르고 있다. 조금 과장하면, 강북을 통째 뒤집어 새 도시를 만든다고 할 정도다. 논밭을 정리해 업무지구를 만든 강남 개발이나 200만 호를 한꺼번에 공급한 1기 신도시 프로젝트는 ‘저리가라’ 수준이다.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개발 사업 종류도 다양하다.치명적 약점으로 통하는 교육 문제는 상당부분 보완될 전망이다. 우선 은평, 아현, 길음뉴타운에는 2008년 개교를 목표로 자립형 사립고 설립이 추진 중이다. 또 종로구 혜화동의 서울과학고는 2008년부터 과학영재학교로 바뀐다. 2010년부터 시행하는 광역학군제 역시 강북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지금 강북은 ‘기회의 땅’이다. 50~100층짜리 빌딩 건립 계획만 10개가 넘는다. 뉴타운이 도심을 둘러싸며 자리를 잡고 상암동DMC와 동대문디자인클러스터, 공릉동 NIT미래산업기술단지 건설 계획이 부도심과 외곽을 든든하게 받쳐 주고 있다. 2012년까지 뉴타운에서 공급될 새 아파트 15만 가구는 녹지 비율을 크게 높여 쾌적성까지 확보했다. 주거환경, 품질 면에선 강남권 기존 아파트에 비해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가질 만하다.강북 개발에 투입되는 돈은 10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뉴타운 사업에만 25조 원이 들어간다. 8개 균형발전촉진지구까지 합하면 30조 원을 훨씬 웃돈다. 상상을 초월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10년 후 강북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그 정도로 획기적인 변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기회의 땅에선 기회를 잡아야 한다. 특히 부동산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갖가지 개발사업에 따른 가치 상승 기대감이 큰 까닭이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집값 급등 현상으로 강북의 웬만한 부동산도 가격이 크게 뛰었다. ‘상투’ 잡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여유자금이 넉넉지 않은 수요자로선 운신의 폭이 좁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해법은 ‘틈새’에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소액으로 접근 가능한 투자 상품이나 미래 가치가 밝게 매겨지는 저평가 종목에 관심을 쏟을 때다. 물론 리스크 체크는 필수다.가 뽑은 강북 틈새 투자 방법은 7가지다. 비교적 투자 위험도를 낮추면서 소액으로 접근 가능한 방법을 주제별로 분류했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재개발구역 지분 △실투자금 1억 원 이하로 살 수 있는 ‘덜 오른’ 아파트 △‘블루칩’을 예약한 대단지 새 아파트 △자연이 프리미엄인 친환경 아파트 △뉴타운 후광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 △웰빙 생활 가능한 도심 재개발구역 △임대 사업에 좋은 전세가 비중 높은 아파트가 그것이다.특히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재개발구역 지분은 뉴타운 투자를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뉴타운에 인접한 경우 생활 편익시설 등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만~2만평 규모의 중소 재개발구역 중에는 뉴타운과 함께 묶어 개발이 추진되기도 한다. 단 지난 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은 6평 이상 토지를 거래할 경우 반드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한다.실투자금 1억 원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도 관심을 둘 만하다.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등지에는 아직 실투자금 5000만 원 안팎으로 살 수 있는 10~20평형대 아파트가 많다. 내 집 마련이 시급하다면 전세를 안고 매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또 전세가 비중이 높은 아파트는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임대 사업에 적합하다. 마포구 대흥동, 현석동 등지는 도심 출퇴근 수요가 든든해 ‘최적지’로 꼽힌다.친환경 주거가 각광받는 추세인 만큼 ‘웰빙’은 중요한 키워드다. 불암산 자락에 있는 중계동 대림벽산아파트처럼 자연을 프리미엄으로 확보한 아파트들도 강북에선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강이나 바다 조망이 다소 단조로운 반면 산 조망 아파트는 거실에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도심권에서 웰빙을 누리려면 종로구 체부동, 옥인동, 사직동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향후 시세차익을 기대한다면 공사가 한창인 대단지 아파트와 뉴타운 인근 유망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황학동 롯데캐슬, 용산 시티파크 등은 입지를 뛰어넘는 ‘블루칩’으로 지명도가 높다. 하지만 두 아파트 모두 프리미엄이 분양가 뺨치는 수준으로 올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강북 대변신의 윤곽은 2010년께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중장기 프로젝트 대부분이 2015년 이전에 마무리되고 뉴타운 사업 또한 2012년 완료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용산 일대 주상복합 마천루가 제 모습을 갖추고 도심 개발도 본격화된다.지역 가치가 상승하면 부동산 가격은 오르게 마련. 틈새 투자처 역시 시간이 지나면 장점을 잃기 십상이다. 지금 강북 틈새에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