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레이어형 인재

다양한 업무 소화할 능력 갖춰야

최근 어느 신용평가회사가 HR사업에의 투자를 앞두고 최근 3년간 급성장한 HR(Human Resource Outsourcing) 아웃소싱회사 2개를 주도면밀히 파악해 워크숍 자료로 활용했는데 우리 회사가 포함돼 있었다. 파악한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핵심인재 보유’와 ‘전국적인 네트워크 확보’란 부분이었다.기업의 규모와 업종형태에 따라 발전요인이 각각 다르겠지만 우리로서는 이 두 가지가 핵심적인 발전요인이라 할 수 있다. 업종에 관계없이 중요한 성장동력과 발전 인프라는 인(人)프라임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잭 웰치와 칭기즈칸의 업적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안목으로 볼 때 잭 웰치의 개인적 능력은 범인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그러나 그는 종이나 클립, 이면지를 아껴 쓰는 것보다 사람을 아끼는 습관, 사람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측면에서는 남다른 자질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잭 웰치의 GE연수원 크로톤빌은 1883년에 지어져 낡고 유명무실해진 건물이었으나 총공사비 4,600만달러를 들여 재건축을 할 때 투자회수기간을 무한대로 적은 것을 봐도 그의 인재육성에 관한 의지나 열정은 범인과 사뭇 다른 바 있다.적군도 아웃소싱하라고 부르짖는 칭기즈칸 또한 자기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 적장(인재)을 가장 충성스런 부하로 만듦으로써 알렉산더대왕이 평정한 348만㎢의 배가 넘는 770만㎢를 점령, 가장 많은 영토를 가진 바 있다. 기업경영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모든 비즈니스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인(人)프라가 단연 으뜸이라는 것이다.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나 이멜트 GE 회장도 자신의 기업활동 내용 중 75~80%를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배치하고, 평가하고, 보상하는 데 썼고, 쓰고 있다고 하는 부분에서 우연한 일치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CEO에서 물러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최고경영자 MBA과정을 밟고 있는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의 경우 “아무것도 모르고 회사를 경영한 10년을 뒤돌아보면 식은땀이 흐른다”며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신의 공부가 끝나는 대로 비전 있는 직원들을 공부시키겠다”며 굳은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기업들 채용 트렌드 크게 변해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인재론은 불가능에의 도전의지로 축약할 수 있다. 이미 청계천 복원사업의 성공신화가 얘기했듯이 그는 가능성이 희박할수록 성취감을 배로 느끼는 사람을 인재로 꼽았다. 이 전 시장은 내 눈에 가능성이 많아 보이면 다른 사람의 눈에도 마찬가지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자만이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인재라 말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바야흐로 기업들의 채용시즌이다. 수도 없이 많은 청년실업자들이 백수탈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어떤 이는 3년에 걸쳐 매년 3개월씩 스피치학원, 문서 작성 요령, 개인 이미지 관련 강의를 받으며 취업을 위해 노력 중이다.기업들도 그야말로 인(人)프라 확보를 위한 인재를 뽑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우리 회사가 정규직 채용오더를 수행하고 있는 SBA(서울통상산업진흥원)와 H&C사의 경우 전년도와 달리 신입·경력사원 채용 프로그램에 관한 다양한 주문을 하는 것을 볼 때 최근 들어 기업들의 채용 트렌드가 발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한곳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보다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를 찾는 추세다.축구경기 수비수가 코너킥을 할 때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능력이 그것일 것이며, 회계전문가가 회계적 마인드의 기반을 두고 신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일 것이다.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은 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멀티 포지션’이나 ‘멀티 플레이어’ 개념을 자주 거론했다. 선수라면 특정 포지션뿐 아니라 2~3개 포지션은 능히 소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론이었다. 이를 두고 한국축구 현실이나 선수 기량을 감안하지 않은 발상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멀티 플레이어 양성은 개인기가 모자라는 한국이 조직력과 기동력으로 승부할 수 있게 해준 기반이 됐다.히딩크의 인재양성법을 배우고 있는 기업들의 이런 노력을 정치권도 닮아가야 하지 않을까.이상철·위드스탭스 대표이사약력: 1959년 경남 진주 출생. 82년 국민대 법과대학 졸업. 83년 쌍용그룹 입사. 97년 국회의원 보좌관. 99년 위드스탭스홀딩스 대표이사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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