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거룩한 계보〉

느와르에 도전한 장진식 코미디

충무로의 감독들도 국내파와 해외파로 나눌 수 있다. 가령 국내에서의 흥행은 신통치 않지만 해외영화제나 평단으로부터는 절찬을 받는 임권택, 김기덕, 홍상수 감독의 경우가 해외파라면, 비록 작품이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국제적 관심을 받거나 수출되는 일은 없지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꽤 큰 사랑도 받고 작품성도 인정받는 이준익, 최동훈, 장진 감독을 국내파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장진 감독은 〈기막한 사내들〉(98년)을 시작으로 장편영화만 총 6편, 그만의 독특한 코미디 감각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박수칠 때 떠나라〉(2005년)를 통해 스릴러 장르를 시험하더니 〈거룩한 계보〉를 통해서는 남자들의 진한 느와르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전라도 조직세계의 이름난 칼잡이 동치성(정재영)은 마약 제조업자 최박사(정규수)의 신기술을 노리는 조직의 명령으로 칼을 든다. 하지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모든 책임을 홀로 지고 감옥에 가게 된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의 주먹세계까지 늘 함께해 온 죽마고우 김주중(정준호)은 안타깝게 그를 떠나보낸다. 치성은 입소하자마자 수년 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죽마고우이자 사형수인 정순탄(류승용)을 우연히 만난다. 한편 몇 해 전 치성에게 칼을 맞고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경쟁조직의 보스 성봉식(이한위)이 치성 부모에게 칼을 휘두르고, 보스 김영희(민지환)는 세력 확장을 위한 검은 거래 속에 치성에게서 등을 돌린다. 이에 10년간 조직을 위해 헌신했던 치성은 복수를 결심하고 순탄을 포함한 감옥 동기들과 함께 탈옥을 계획한다.〈거룩한 계보〉는 〈홀리데이〉를 연상시키는 죄수들의 탈옥극이기도 하고 〈친구〉를 연상시키는 옛 친구들의 우정의 느와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장진은 장진, 그의 영화가 ‘코미디 영화’라는 사실은 언제나 변함없다. 소방차 사이렌을 경찰차 사이렌으로 착각하고 전전긍긍하는 조직원들의 모습은 오직 장진 영화에서만 맞닥뜨릴 수 있는 황당한 설정이다. 장진 특유의 코믹하고 느릿느릿 웃겨주는 대사도 여전하고 정재영, 류승용 등 이른바 ‘장진 사단’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와 정준호의 변신도 좋다. 다만 라스트의 느와르적 상황이 장진을 통해 또 한 번 변형되기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q주성철·필름2.0 기자 kinoeye@film2.co.kr개봉영화▶폭력써클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 상호(정경호)에게는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인 재구(이태성)와 창배(이행석)가 있다. 상호 일행은 타이거라는 모임을 만들어 축구를 즐기며 젊음의 에너지를 분출한다. 한편 상호는 우연히 알게 된 수희(장희진)와 가까워지게 되는데 수희는 다른 고등학교 불량서클인 티앤티의 ‘짱’의 여자친구라 싸움을 피할 길이 없다. 〈여고괴담〉, 〈아카시아〉 등 공포영화로 주목받은 박기형 감독이 오랜만에 청춘액션영화로 돌아왔다. 출연 정경호, 이태성, 장희진▶디오에이(DOA)전세계 파이터들이 모여 승자를 가리는 DOA경기(데드 오어 얼라이브)가 열리는 도아섬. 오빠가 경기에 참석한 뒤 실종되자 의문을 풀기 위해 카수미(데본 아오키)가 섬으로 오고 유명한 여성 레슬러인 티나(제이미 프레슬리)와 유명한 강도이자 파이터인 크리스티(홀리 밸런스)를 만나게 된다. 한편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자 하야티의 실종과도 관련이 있는 DOA경기의 숨겨진 음모가 드러난다. 〈트랜스포터〉 등 홍콩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액션영화를 만들고 있는 원규 감독의 신작. 출연 제이미 프레슬리, 홀리 밸런스, 데본 아오키▶페인터이고르 자이산 장군(댄 바다라우)은 러시아 반군을 이용, 신무기로 무장한 새로운 군대를 조직한다. 미 국방성은 캄세프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한 반란군이 못 쓰는 북한의 연료봉을 공급받아 혹시나 핵무기에 손대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이에 미 국방성은 독일에 머물던 페인터(웨슬리 스나입스)를 불러들여 팀을 결성, 캄세프에 침투하도록 한다. 웨슬리 스나입스는 〈블레이드〉 시리즈를 거치며 최근의 〈세븐 세컨즈〉, 〈디토네이터〉, 〈하드 럭〉 등을 통해 현존하는 할리우드의 흑인배우들 중 가장 박력 넘치는 액션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감독 마커스 애덤스. 출연 웨슬리 스나입스, 댄 바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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