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증가·비용절감…‘화려한 부활’
‘하나TV’, 신형엔진 ‘기대만발’, M&A 가능성도 호재하나로텔레콤은 2003년까지 6번에 걸친 증자로 자금을 조달했으나 자가망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가 막대해 적자를 기록했다. 2003년 말에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공동경영 형태로 운영해 온 하나로텔레콤의 경영권을 확보했다(지분율 39.6%). 이때부터 설비투자를 통제하고 인력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해 잉여현금흐름(FCF)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차입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두루넷을 인수했으며 올해 이를 흡수·합병해 사세를 키웠다.2004년 번호이동제 도입으로 전화 가입자가 2003년 100만명에서 2005년 152만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복병을 만났다. 케이블TV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저가의 상품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9월에는 KT에 이어 두번째로 통신망을 많이 보유한 LG파워콤이 가입자 유치에 직접 나선 것이다.올 들어 하나로텔레콤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세로 전환했으며 하나TV를 출시해 통방융합의 물꼬를 텄다. 지난해 7월부터 감소세를 보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올 4월 다시 불어나기 시작했다. 초고속인터넷과 전화를 결합해 요금을 할인해주는 상품의 이용자가 늘어난데다 파워콤 망에 의존해 온 두루넷 가입자의 자가망 전환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지난 7월 케이블TV SO는 초고속인터넷이 기간통신 역무로 지정돼 요금 및 품질 통제, 상호 접속비용 납부, 통신망 확충 등으로 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 하지만 LG파워콤이 계열사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KT도 점유율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경쟁은 여전히 심하다. 이에 대한 하나로텔레콤의 대응전략은 전화와 인터넷의 결합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통방융합을 통해 가입자를 유지하는 것이다.하나TV는 인터넷 회선을 기반으로 TV를 통해 영화, 드라마, 교육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2만6,000여개의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HD급 고화질로 볼 수 있다. 지난 7월24일 서비스를 시작해 40일 만에 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기존 가입자가 89%로 가입자 유지 수단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25만명, 내년에는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내년 6월께 50만명을 유치하면 손익분기(BEP)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하나TV의 보급으로 매출이 늘고 36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이탈 방지를 통해 마케팅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하나로미디어의 인수에 185억원이 소요됐고 올해와 내년 콘텐츠 확보비용으로 각각 50억원, 1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손실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TV(IPTV)가 허용되면 IPTV로의 전환도 용이하다.하나로텔레콤에 대해 매수의견을 유지한다. 하나TV의 순조로운 가입자 유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세로 반전, 잉여현금에 따른 차입금 감소 등이 투자 포인트다. 올해 EV/EBITDA가 3.8배로 시장평균 6.2배는 물론 KT 4.1배, 데이콤 6.0배보다 낮게 할인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M&A 가치도 가세한다. 대주주는 결국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외국계 금융투자가다. 올해 말 정부가 KT, KTF에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허용할 예정이다. 유선망이 없는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과의 제휴가 필요한 상황이다. 2003년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실패한 데이콤도 다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에 인수되면 가입자 증가가 예상되며, 데이콤에 인수되면 마케팅비용이 대폭 줄어 수익성이 호전될 전망이다.리스크 요인은 LG파워콤과 KT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이다.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 개선은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