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상가 신축 러시…‘최고 상권’ 부활

명동이 달라졌다. 한때 강남역, 압구정 등 신흥 상권에 ‘최고 상권’의 명성을 빼앗기나 싶더니 최근 새 상가가 속속 들어서고 유동인구가 급증하는 등 부활의 조짐이 뚜렷하다.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는 명동거리’가 재현되면서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는 중이다.이를 반영하듯, 최근 영국계 부동산컨설팅사인 쿠시맨앤웨이크필드는 세계 주요 쇼핑가 평균 임대료를 조사 발표하면서 명동을 세계 8위에 올려놓았다. 조사 결과 지난해 명동의 평방미터(㎡)당 연평균 임대료는 3,764달러로 뉴욕 5번가(1위), 도쿄 긴자(5위) 등과 함께 세계 톱 10 상권으로 꼽혔다. 이는 2004년 3,241달러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세계 10위에서 두 계단이나 뛰어 올랐다.명동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서울 대표하는 번화가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90년 공시지가 제도가 시행된 이후 줄곧 전국 1위 자리를 지키며 최고 상권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IMF위기 이후 명동의 간판이나 다름없는 패션 관련 업체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강남, 압구정 등지로 이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또 동대문시장, 신촌, 청담동 등지가 각기 특성을 띤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명동은 쇠퇴해 갔다. ‘늙은 상권’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다시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다. 옛 명성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까지도 어느 때보다 밝게 매겨진다.흔치 않은 호재 몇 가지를 한꺼번에 맞이하고 있는 까닭이다.▷유동인구 증가 = 우선, 청계천 복원 이후 유입인구 증가세가 뚜렷하다. 주말과 저녁시간에는 청계천과 명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의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다. 명동 상인들은 하루 유동인구 수를 150만명으로 보고,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여기에 더해 지난해 10월에는 명동 일대 10만평이 관광특구로 지정돼 문화-관광-쇼핑이 연계되는 체계적인 개발이 가능케 됐다. 서울시는 명동을 관광특구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결정하고 옛 국립극장 건물을 복원하는 등 관광 연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특히 국립극장 복원 및 재개관은 명동에 ‘문화적 가치’를 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934년에 건축된 옛 국립극장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높은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한때 대한종합금융 영업장으로 사용되는 등 관리가 소홀했었다. 지난 2003년 12월 문화관광부가 건물과 터를 사들인 후 현재 리모델링 계획이 추진 중이다. 총 600억원을 투입, 내년 말까지 800석 규모의 ‘명동예술극장’으로 재개관 한다는 계획이다.서울중앙우체국 재건축도 중요한 이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내년 8월 지상 21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빌딩으로 거듭나게 된다. 총 연면적 2만2,000평 가운데 중앙우체국 업무공간을 제외한 1만4,000평 정도가 일반 오피스로 임대돼 유동인구 증가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1개 동의 건물이지만 10층부터 중간을 분리한 쌍둥이 빌딩으로 지어져, 특이한 외관이 ‘명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새 상가 건립 붐 = 명동거리가 젊어지고 활력을 되찾은 배경에는 새 상가 건립 움직임이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영플라자, 명품관 에비뉴엘을 잇따라 열면서 지난해 ‘롯데타운’을 만든 게 신호탄이 됐다. 덕분에 다소 ‘올드’했던 이미지가 남녀노소 전 연령층에 두루 어필하는 첨단 상권으로 변신했다는 평이다.올해만 해도 두 군데의 대형 상가가 새로 오픈을 한다. 표준지공시지가 1위인 카페 파스쿠치(옛 스타벅스) 맞은편에 ‘하이해리엇’이 곧 문을 연다. 지하 6층~지상 11층 연면적 6,961평 규모다. 특히 기존 쇼핑몰과 달리 지상 5~7층 3개층을 명품 아웃렛으로 꾸며 국내외 쇼핑객을 붙들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유치해 기존 CGV, 롯데시네마, 대한극장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올 봄 개관할 예정인 ‘토투앤’은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옛 서울은행 본점 자리에 들어서는 토투앤은 분양 당시 이종격투기장, 카지노식 게임장 등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SK건설이 시공하는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17층 연면적 1만2,000평 규모로 올해 선보이는 상업시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1~9층에는 상가와 이벤트홀이 들어서며 10층 이상으로는 앰배서더호텔이 들어선다. 호텔, 상가가 어우러진 이색 복합건물인 셈이다.명동 외식타운 중심인 옛 증권거래소 자리는 상가와 오피스, 오피스텔이 어우러진 복합건물 ‘아르누보센텀’으로 바뀐다. 청계천에서 명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입지여건이 탁월하며 상가에 로드숍 설계를 접목해 접근성을 높였다. 지하 푸드코트와 1층 상가는 분양이 완료됐고 현재는 잔여 상가가 분양 중이다. 이명수 분양사업본부장은 “오피스텔 성공 분양에 이어 상가도 반응이 좋다”면서 “청계천 복원, 국립극장 재개관, 신상가 개발, 관광객 증가 등의 호재가 풍부해 명동 투자가치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한편 T재단, 외국계 A사 등이 명동 일대 노후 건물을 매입하고 있어 조만간 새로운 개발사업 프로젝트가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T재단은 을지로입구쪽 노후건물을 한꺼번에 사들여 향후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상황이 이쯤되니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이다. 공시지가 1위인 카페 파스쿠치의 경우 47평 매장의 임대조건이 ‘보증금 30억원, 월세 1억1,000만원’이다. 원래 스타벅스가 이 자리를 차지하다 이 월세 조건을 거부해 파스쿠치로 간판이 바뀌었다.8.31부동산대책 등으로 보유세가 크게 올라 투자가 위축될 법 하지만 명동지역은 ‘무풍지대’라 할 정도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오히려 보유세 강화 이후 월세가 올라 부동산 가격은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명동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지난해 A급지인 중앙로변 상가 거래 가격이 평당 3억 4,000만원이었다”면서 “더 올랐으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돋보기 / 명동 아르누보센텀 상가 분양신개념 복합건물… ‘새 명소’ 기대명동 한복판 옛 증권거래소 자리에 새 복합건물이 들어선다.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로 이뤄진 ‘명동 아르누보센텀’은 최근 오피스텔을 성공적으로 분양한 데 이어 상가와 오피스를 공개 분양 중이다.‘명동 아르누보센텀’은 서울 중심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신개념 복합건물이다. 특히 주거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 100실을 상층부에 배치해 주변의 상업용 건물과 차별성을 확보했다. 명동에서 새 오피스텔은 이곳이 유일하다.또 지하 1층~3층까지의 상가는 기존 쇼핑몰과 달리 큰 길에서 바로 점포로 이어지게 설계해 접근성을 높였다. 로드숍(길에 접한 점포)이 주를 이루는 명동 상권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지하 2층~4층까지 주차장을 설치한 것도 주차난이 심한 명동에서 건물 가치를 한껏 높여주는 요인으로 꼽힌다.지하 1층 상가의 경우 푸드코트는 분양이 모두 끝나고 146평의 호프광장이 남아있다. 평당 분양가는 2,400만원 선. 지상 2층~3층 전문식당가와 클리닉ㆍ뷰티전문 상가는 평당 2,700만~3,500만원 선이다. 지상 4층 오피스는 평당 1,5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시행사 센텀디앤씨의 임한기 기획실장은 “주변 시세에 비해 20~30% 낮은 가격”이라고 말하고 “지하에서부터 썬큰가든, 에스컬레이터 등을 설치해 접근성을 크게 높인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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