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보낼 젊은이 ‘어디 없소?’

2030년, 20세 남성 30만명 …국방부 ‘직접 영향 없어’

‘군대 보낼 젊은이를 찾아라.’ 타임머신을 타고 2020년으로 가보자. 정부는 군병력 충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입영 대상 젊은이들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최소한의 군병력도 충원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병무청장은 전국의 대학을 돌며 입대를 호소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직접 TV광고 모델로 나서 군대시설을 무궁화 3개짜리 관광호텔급에서 무궁화 4개짜리 특급호텔급으로 만들겠다는 군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런 개혁안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외국 용병 도입 문제로 갑론을박하고 있다. 이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현실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한국남성들은 20세가 되면 국방의 의무가 주어진다. 그런데 20세의 남성수가 날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20세 남성수는 43만4,969명이었으나 2004년 37만5,725명으로 3년 동안 6만여명이 줄었다. 이대로 가면 2010년께는 33만292명으로 뚝 떨어지고 2020년(30만8,234명)에는 30만명선도 힘없이 무너질 전망이다.국회 국방위 소속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징집 나이에 해당하는 20세 남성인구가 2015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하락해 2020년이 되면 50만 병력을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래서일까. 국방부는 지난 10월 창군 이후 처음으로 감축안을 공식 발표했다. 군 개혁안인 ‘국방개혁 2020’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무려 18만1,000명의 병력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이렇게 되면 현재의 69만 대군이 50만명대로 확 떨어진다. 한국군은 지난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이후 60여만명의 군병력을 유지해 왔다. 여기저기서 감군안이 제기됐지만 국방부는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김대중 정부 시절 1ㆍ3군 사령부 통합 등 획기적인 국방개혁안이 추진된 적이 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국방부는 병력 감축 차원에서만 언급했을 뿐 규모나 추진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온 적이 없다. 따라서 감축안을 골자로 하는 국방부의 ‘국방개혁 2020’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그러나 국방부는 감군에 나선 것이 전적으로 인구감소를 감안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을 발표하면서 “대규모 병력과 구형 무기 위주의 방만한 전력구조를 첨단화ㆍ정예화해 미래전 수행에 적합한 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50만명으로 감군하는 것과 관련, “2020년 안보상황과 전략환경 아래서 한반도 전쟁 억제력 및 방위전력을 유지하는 데 요구되는 부대 구조와 수를 면밀하게 분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병무청의 한 관계자도 “군병력을 현 상태로 유지하더라도 2020년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2020년 이후에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군사정세의 변화 등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정 군병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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