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통신업 ‘눈에 띄네’

업종별 위기관리 수준은 어떤 차이를 보일까. 기업들이 하는 일은 업종별로 크게 다르다. 자연 위기관리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위기가 자주 닥치는 쪽은 철저히 대비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느슨할 가능성이 크다.이는 조사결과에서도 이런 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금융보험업과 통신업의 위기관리지수가 다른 업종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한 번 사고가 터지면 그 파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평소 위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구체적으로 보면 금융보험업과 통신업은 이번 조사에서 똑같이 3.94점을 받아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4.0을 넘기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비해 건설업과 제조업은 각각 3.57점과 3.62점을 얻는 데 그쳐 하위권으로 처졌다. 업종의 특성상 위기가 덜 닥치거나 파장이 크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역시 3.63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3가지 업종은 전체 위기관리지수 평균(3.66)을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업종 내 기업들의 점수차 또한 컸다. 1위 기업과 하위권 기업 사이에는 총점(5점) 기준으로 1점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말이 1점 차이지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20점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운수업을 보면 1위 기업은 4.5를 기록한 반면, 하위권은 2점대에 머물렀다. 2배 가량의 차이를 보인 셈이다. 서비스업 역시 2점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금융보험업과 통신업은 1점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 상위기업과 하위기업의 차이가 만만치 않음을 입증했다.업종별 1위 기업의 면면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각 업종에서 수위를 차지한 기업들은 각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곳이 적지 않아 위기관리 면에서 다른 기업들의 모범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먼저 건설업에서는 (주)삼호가 1위에 올랐다. 총점은 4.26점을 얻었고, 특히 시스템지수에서는 4.7점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지수에서는 3.8에 머무르는 등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제조업에서는 삼성중공업이 4.94점이라는 월등한 점수로 수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은 전체 순위에서도 1위에 올라 위기관리의 최고수임을 입증했다. 지수별 점수에서도 이해지수 5점 만점, 시스템지수 4.9점, 커뮤니케이션지수 4.93점 등 매우 높은 점수를 얻었다. 2위를 차지한 제일약품 역시 4.86점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으나 삼성중공업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도소매업에서는 4.76점을 받은 삼성물산이 비교적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2위와의 격차가 0.5점 가까이나 됐다. 특히 삼성물산은 시스템지수에서 5점 만점을 받아 관심을 끌었다. 다만 이해지수는 4.47점으로 3가지 지수 가운데 가장 낮았다.운수업의 지존은 현대상선이 여유있게 거머쥐었다. 역시 2위와의 격차가 0.5점을 넘는 등 업종 내에서 독주하다시피 했다. 특징적인 것은 3가지 항목의 점수가 매우 고르다는 점이다. 이해지수 4.47점, 시스템지수 4.5점, 커뮤니케이션지수 4.53점 등 지수별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관심을 끈 금융보험업에서는 삼성증권이 정상에 올랐다. 이 분야는 최근 잇단 대형금융사고로 고객들의 불안감이 크게 높아져 있는 상태라 업체별 점수에 시선이 집중됐다. 삼성증권은 4.9점으로 업종 1위, 전체 2위의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이해지수에서는 5점 만점을 받았고, 시스템지수(4.8)와 커뮤니케이션지수(4.93) 역시 점수가 높았다.통신업에서는 KT(4.62)가 2위를 0.82점차로 따돌리며 정상을 차지했다. 특히 KT는 업종 내에서 유일하게 4점을 넘는 등 다른 경쟁회사들을 압도했다. 개별 항목에서는 커뮤니케이션지수가 4.93점을 받아 가장 높았고, 이해지수는 4.27점으로 평균을 밑돌았다.마지막으로 서비스업에서는 제일기획이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총점은 4.76점을 기록했고, 항목별 점수에서는 시스템지수가 4.95점을 받아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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