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기술 ‘탄탄’… 쟁점관리 ‘허술’

위기관리기술과 위기관리조직, 인적구성, 위기관리문화, 경영진마인드, 그리고 위기징후탐지 등으로 구성된 위기관리시스템지수는 2003년(5점 척도 기준으로 평균 3.87)과 2005년(3.85) 두 차례의 조사에서 모두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부문이다.이중 위기관리기술에 대한 항목은 100점 기준으로 환산하면 84.4점에 이르게 돼 특히 더 높게 나타났다. 또 100점 기준으로 81.2점인 경영진의 위기마인드와 5점 척도 기준 평균 3.88로 100점 만점에 77.6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은 위기관리문화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기업들이 정보 보안시스템이나 생산제품 품질과 관련된 기술적 요소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위기관리문화나 경영진의 마인드 등 기본적인 위기관리시스템을 갖춘 상태임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반면 위기관리조직과 위기징후탐지 항목은 전체 위기관리지수 평균 이하의 점수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업무와 관련된 항목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는 이야기다. 특히 위기징후탐지 항목은 평균 3.56점으로 100점 기준으로 환산시 71.2점이 돼 가장 낮았다. 즉 위기의 사전예방 차원 활동인 위기징후파악이나 쟁점관리 등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임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위기관리시스템을 갖췄다고 해서 효과적인 위기관리 업무가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응답기업들은 인트라넷 보안시스템이나 생산제품 품질과 관련해선 많은 투자를 해도 조직구성원의 역량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시스템 자체를 위기의 방화벽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결국 현재 한국기업의 위기관리는 기능적, 시스템 차원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완벽한 시스템 구축도 이를 관리하는 인력과 지지하는 조직의 힘이 없을 때는 유명무실하기 마련이어서 앞으로 시스템 전담인력 등 조직구성원의 역량강화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구체적으로 우선 다른 하위항목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낸 위기관리기술과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생산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4.48)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트라넷이 갖춰져 있다’(4.50)는 질문에 응답자들이 높은 점수를 매긴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를 위한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 있다’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2003년에 3.45로 낮은 점수를 준 데 이어 2005년에도 3.46으로 낮은 점수를 줘 전반적인 기업들의 위기관리활동 관련 투자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다음으로 위기관리조직과 관련된 항목은 대체로 위기관리 전체지수는 물론 위기관리시스템지수보다 낮게 나왔다. 다만 ‘위기관리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고 있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3.72점으로 이 항목 내 다른 질문에 비해 결과가 높게 나왔다. 위기관리대응 조직체계가 양적 측면에서는 양호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렇지만 위기관리조직의 통합적 위기관리능력과 부서간 상호작용에 관해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결과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와 조직 내부의 위기관리 업무가 통합적,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사적 차원의 통합적 위기관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조직이 위기를 맞았을 때 관리팀이 제 기능을 발휘할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항목이다.위기관리의 인적구성에 관한 응답은 위기관리 전체지수보다는 약간 높지만 위기관리시스템지수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위기가 발생할 경우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호협동심을 갖고 있었다. 반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 구성원 개개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요컨대 기업의 직원들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애사심으로 뭉칠 수 있는 자세는 있지만 막상 위기상황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조직내부의 위기관리 업무가 통합적,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위기관리 실무교육을 통해 위기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력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위기관리문화에 대한 응답자들의 평가결과는 위기관리 전체지수와 위기관리시스템지수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또 2003년과 비교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위기관리문화의 세부항목을 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위기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다 경영자와 직원간의 신뢰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성원간 커뮤니케이션 정도는 다른 항목보다 약간 낮게 나타났으며 2003년도 점수보다도 다소 떨어졌다. 위기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전사적인 인식이 확산돼 있지만 위기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원활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적인 시스템이 마련된 현 상태에서는 조직문화가 구조화ㆍ정착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느냐가 위기관리시스템지수가 더 상승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부문항 중 ‘우리 회사는 구성원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에 대한 응답이 유난히 낮은 점수를 기록해 구성원간 커뮤니케이션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경영진의 위기관리 마인드는 위기관리시스템지수의 하위항목 가운데 위기관리기술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 항목이다. 위기관리 전체지수와 위기관리시스템지수보다 높게 나왔다.경영진의 위기관리 마인드는 기업 전체의 위기관리능력을 좌우하는 중심축임을 전제할 때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위기관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위기관리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응답기업들은 ‘최고경영진이 회사의 모든 부분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문항에 대해 평균 4.07이라는 높은 점수로 대답했다. 이 같은 최고경영진의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관심은 우수한 위기관리시스템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동인이 된다.마지막으로 위기관리 징후에 대한 관리 정도에 대한 응답은 위기관리시스템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항목 중 가장 낮게 나왔다. 2003년도에도 5점 척도로 평균 3.60을 기록해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던 이 항목에 대한 응답은 2005년 조사에서는 약간 더 낮아진 3.56을 기록했다. 세부문항 중에서는 ‘위기에 대한 정보는 위기관리팀이나 최고경영자에게 즉각 전달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다른 항목보다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위기상황 보고가 경영진에게 즉각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위기징후를 정기적, 체계적으로 감시하는 체계는 미흡한 것(3.11)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련 공중의 의견조사를 통한 위기징후 탐지활동 수준은 다른 활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공중관리로도 어느 정도의 위기를 예방하고 전략적인 위기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돋보기 위기관리 매뉴얼10개사 중 7개 업체가 보유해이번 조사대상 기업 중 75.3%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고 대답해 시스템 구축 차원의 위기관리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기관리 매뉴얼 보유기업 중 75.4%는 정기적으로 매뉴얼을 업데이트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매뉴얼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업 가운데서는 해마다 업데이트한다는 기업이 33개사, 2~3년 단위로 업데이트한다는 기업이 13개사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매뉴얼을 통해 회사의 이슈와 현안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제 매뉴얼이 단순 구비물품이 아닌 활용도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더욱이 이같이 매뉴얼을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기업은 위기관리지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뉴얼 보유 여부와 기업별 위기관리지수를 비교해볼 때 매뉴얼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5점 척도 기준 위기관리지수는 3.80으로 나와 100점 기준으로 환산해 76점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매뉴얼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의 위기관리지수는 3.29로 100점 기준으로 바꾸면 65.8점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 이 같은 경향은 위기관리 전체지수의 3개 하위부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매뉴얼 보유기업의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보면 위기이해지수 3.70점(100점 환산 74점), 위기관리시스템지수 3.96점(79.2점), 위기커뮤니케이션지수 3.70점(74점)으로 보유하지 않은 기업의 위기이해지수 3.16전(63.2점), 위기관리시스템지수 3.68점(71.6점), 위기커뮤니케이션지수 3.01점(100점 환산 60.2점)보다 높게 나왔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