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등 첨단 하이테크 보금자리

성남 중소기업 과반수 입주 … 지역경제 발전 ‘견인차’

성남지방산업단지(성남산단)가 위치한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기존의 낮은 전통제조업 공장이 고층의 첨단 아파트형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단지 내 입주업체들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2002년 548개사이던 것이 지난 10월 1,003개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내년 12월 준공 예정인 SK@테크노파크에만 대략 600여개의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업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성남산업진흥재단의 이기칠 기업육성팀장은 “성남시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성남산단에 입주해 있다”며 “최근에는 서울 강남지역 IT기업들의 이전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외관만 변한 게 아니다. 단지의 성격도 크게 바뀌었다. 섬유, 조립금속 등 전통제조업에서 IT부품, 바이오 등 첨단 신기술 제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 1998년 KT가 성남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관련기업 300여개가 동반 이주한 것이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최근 전자부품연구원이 성남에 둥지를 틈에 따라 IT부품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흔히 2ㆍ3공단이라고 불리는 성남산단의 변화는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산업국이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전통제조업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섬유, 조립금속 등을 중심으로 한 성남산단 역시 변신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고부가가치를 노릴 수 있는 신기술 제조업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생존을 위한 필연적 결과였다.신기술 중소기업에 성남산단은 다른 지방산업단지에 비해 상당히 매력적인 지역이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3번 국도,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부고속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인접해 있어 서울은 물론 지방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수도권의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 출퇴근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임대료는 서울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성남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도 매우 적극적이다. 우선 아파트형 공장의 건설 지원. 성남시와 경기도는 한 건설사에 건설비의 75% 이내, 200억원의 건설비를 4.05%의 저리로 융자를 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지원한 융자금은 모두 1,976억원에 이른다. 입주 희망업체들에도 저리의 융자 프로그램을 실시해 입주를 유도하고 있다.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취약한 해외진출도 돕고 있다. 해외 유명 전시회에 성남시관을 마련해 관련업체들에 저렴하게 임대하는가 하면 개별적으로 참가하는 업체들에도 부스 임차료와 장치비를 지원한다. 이와 관련, 성남산단의 한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해 있는 유희준 제네릭 사장은 “한 번 들어온 기업은 웬만해선 나가지 않는 분위기”라며 “기관들의 지원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라고 전했다.성남산단은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우선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데다 신기술 업종으로 전환됨에 따라 임금수준이 높아져 지역 소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신ㆍ구 시가지의 격차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시가지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차별적이고 장기적인 육성책이 미비하다는 것이 자주 지적된다. 단지의 관계자들도 장기적인 육성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렇다 할 현실적인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성남산단은 워낙 오래된 단지인데다 자연발생적으로 변화해 왔기 때문에 계획적인 육성이 어렵다”며 “아직까지 정해진 장기적인 로드맵은 없다”고 말했다. 출퇴근시의 교통혼잡과 턱없이 모자란 편의시설도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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