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IT산업 거점…에릭슨 등 포진

첨단기술 보유 국책연구소 앞다퉈 입주 … R&D 중추역할

바이킹의 나라, 스웨덴 하면 떠오르는 것이 두 가지다. 사회민주주의의 성공적 구현을 통해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알려진 것과 세계 최대 무선통신기기 클러스터인 시스타사이언스파크(Kista Science Park)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아를란타 국제공항을 빠져나와 자동차로 북서쪽으로 15분 정도(20㎞ 지점에 위치) 달리다 보면 지상 34층의 시스타타워와 5층 이하의 건물군집으로 이뤄진 시스타사이언스파크를 만나게 된다.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세계적인 IT 대표기업들의 간판이다. 에릭슨, 마이크로소프트, IBM, 애플, HP, 인텔 등 내로라하는 세계 IT기업들의 대학, 연구소 등 1,000여 혁신주체들이 오늘날 세계 무선통신기기의 최대 집적지를 일궈나가고 있다.형성배경 및 성장과정“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삭막한 군사훈련장이었던 시스타가 사이언스시티로 탈바꿈하리라 생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지금은 스웨덴 경제의 성장엔진이 됐습니다.”스웨덴 스톡홀름시의 시스타 관리이사인 비기타 브렐리는 인구 900만명의 작은 나라 스웨덴이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시스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총면적 66만평으로 이루어진 시스타사이언스파크는 북유럽 정보통신산업의 메카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세계 제2의 IT 클러스터다. 실리콘밸리와 달리 시스타는 무선이동통신사업 중심의 산업클러스터(Wireless Valley)이다. 주요 입주업체로는 에릭슨, IBM, 마이크로소프트, 컴팩, 인텔 등 이동통신ㆍ데이터통신ㆍIT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들을 포함한 700여개 이상의 크고 작은 기업들과 연구기관으로는 스웨덴 왕립공대(KTH), 스톡홀름대학과 IT대학이 있다.시스타의 가장 큰 발전요인을 들면 역시 에릭슨이라는 대기업의 입주를 들 수 있지만 과학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스웨덴의 사회문화적 분위기, 공공도로망을 확충하고 녹지공간을 마련하는 등 지역혁신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 IT 관련 국제회의 유치를 통한 적극적 홍보 등도 시스타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산학협력의 창구 일렉트룸스톡홀름시와 에릭슨, 스웨덴 정부가 88년에 설립해 산학협력을 촉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했던 협력지원센터 ‘일렉트룸’(Electrum)도 빼놓을 수 없다. IT센터인 ‘일렉트룸’은 R&D 분야에서 산학협동을 엮어주는 창구기능을 수행하는 등 운영주체간의 이해관계를 조정ㆍ중재해 온 것이다. 벤처기업의 창업 촉진도 ‘일렉트룸’의 성과다. 또 지원기관의 역할을 하는 서비스산업과 지원조직이 잘 발달돼 있어 벤처캐피털, 로펌, 회계법인 등의 지원기관들이 경영컨설팅과 인력채용, 중개 등의 복합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또 산학협력과 연구인력의 모태로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IT대학은 스웨덴 왕립공대와 스톡홀름대학이 공동 설립한 대학으로 단지 내에 캠퍼스를 두고 R&D의 중추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이밖에 컴퓨터공학연구소(SICS), 에크레오연구소(Acreo AB), IT연구소(SITI), FRAMKOM 등 무선네트워크 및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책연구소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김주형 시스타 IT대학 연구원은 “시스타는 기업의 연구소와 대학간의 융화가 매우 잘 이뤄져 매일 신생기업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시스타가 혁신클러스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를 살펴보자. 탄탄한 R&D 인프라를 바탕으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곳 대학과 연구소 출신 인력들이 새로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현재 200여개 기업이 50명 이하의 중소 벤처기업들로서 단지 주도기업인 에릭슨과 스웨덴 정부, 그리고 단지 지원기관의 적극적인 후원을 등에 업고 새로운 혁신기술을 쏟아내고 있다.이들 벤처기업은 특히 에릭슨이 직접 참여할 수 없는 분야에 주력함으로써 에릭슨과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중 스웨덴 왕립공대 출신들이 세운 스피리아(Spirea)는 세계 최초로 블루투스 및 WLAN용 라디오칩을 개발한 기업이다.이처럼 우수한 인재와 기술개발 환경이 완벽하게 구비되자 다국적기업들도 앞다퉈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혁신클러스터 정책을 새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문석철ㆍ한국산업단지공단 클러스터교육연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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