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기술로 재도약의 나래 편다

KAIST 등 5개 대학·500개 기업이 IT·BT·NT 기술융합 나서

한국 과학기술의 요람 대덕연구단지가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해 온 대덕연구단지가 ‘대덕 R&D(연구개발)특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으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대덕특구의 R&D 역량은 이제 뛰어난 과학자들에 의한 신기술 개발단계를 거쳐 산업화와 함께 각종 첨단기술의 융ㆍ복합화를 시도하는 신성장 엔진을 달고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대덕특구는 지난 30여년간 국가 차원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최고의 기술력을 쌓아왔다. 대덕특구에는 현재 KAIST를 비롯해 5개 대학과 30여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기업연구소, 그리고 500여개의 첨단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여러 분야의 과학기술이 공존하고 있어 각 기술간 융합, 즉 ‘퓨전과학’을 발전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토양을 가꿔 온 셈이다.현재 대덕특구에서 융합기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연구기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바이오나노연구센터다. 생명공학과 기술간의 융합을 위해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생명공학 전공자는 물론 재료, 화학, 광학 전공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정보통신 전문연구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첫 번째 사업으로 대전시가 추진하는 첨단의약시범도시 구축사업에 참여, BT와 IT를 결합한 기술을 응용해 휴대전화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질병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는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연구를 수행 중이다.생체신호기 전문기업인 헬스피아가 개발한 생체신호기기 프로그램을 활용, 휴대전화에 설치한 후 혈당, 수치, 비만도, 혈압, 심전도 등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이를 다시 휴대전화로 전송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식이다.정봉현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은 “관련 인프라가 골고루 깔려 있는 대덕밸리의 기술을 활용한 가장 적합한 서비스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질병에 따른 단계적 치료 서비스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ETRI도 케임브리지대학과 공동으로 대덕밸리에 공동연구센터를 세우고 융합기술을 본격 연구할 채비를 갖췄다. ETRI 내에 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인적교류 및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IT, BT, NT 융합 원천기술개발에 나섰다. 이 센터에선 △나노전자공학을 이용한 소재부품 △바이오 미세 기계가공시스템 △나노튜브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나노급 광전자학 등 융합기술의 공동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표준과학연구원도 나노 융합기술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세포단위의 나노 측정기술 등의 분야를 집중연구 중이다.민간 차원의 융합기술 연구 및 사업화도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정밀분석기기 전문벤처기업 케이맥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한꺼번에 1만개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3,000만원대 단백질칩 분석시스템을 상용화했다.대덕특구에는 이미 정보통신을 비롯해 바이오, 첨단부품 및 소재, 메커트로닉스 등 크게 4개 분야에 걸쳐 14개에 이르는 첨단기술클러스터가 결성돼 있다. 기술간 융합뿐만 아니라 산학관연, 연구기관간 협력과 융합, 클러스터화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미래가 더욱 밝다.IT, NT, BT 연구개발의 경우 이미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굳혔다고 보고 차세대 사업인 새로운 융합기술 연구분야를 주시해 온데다 충분한 인력 풀을 보유하고 있어 융합기술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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