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음식’… 한국 찍고 세계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음식은 김치다. 한국음식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치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다. 김치는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일본인이 좋아 하는 한국음식은 1위 돼지고기와 김치볶음, 2위 비빔밥, 3위 김칫국과 김치찌개라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1, 3위에 김치 관련 음식이 포함돼 있다. 또 얼마 전 도쿄식품박람회 때도 김치의 인기는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한국관을 찾은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얼마나 자주 김치를 먹느냐는 물음에 35%가 월 2~3회, 27%가 주 2~3회, 8%가 매일이라고 대답했다.평소 상당수의 일본인들이 김치를 즐겨먹고 있음을 알 수 있다.중국에서도 김치의 인기는 매우 높다. 한국음식 가운데는 단연 최고다. 특히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김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한국드라마 붐이 한몫 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이 외국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1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003년 사스 파문 때 김치가 사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퍼진 결과라는 얘기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중국에서 일고 있는 김치 붐은 우리로서는 분명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미국과 유럽에서도 김치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한국사람들이 세계 각지로 진출하면서 김치 역시 현지에 많이 소개된 상태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는 김치의 맛에 매료된 마니아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식당 역시 덩달아 매출이 오르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김치를 단순한 음식으로 보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수출의 일익을 담당하는 효자상품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억270만달러어치(약 3만5,000여t)를 수출했다. 올해도 이 추세는 이어져 지난 9월까지 7,600만달러어치를 해외시장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연말까지는 1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더 나아가 김치는 하나의 문화상품으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외국인들은 김치 하면 한국을 떠올리고, 또 한국 하면 김치를 자연스레 연상한다. 지난 11월2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서울국제식품전시에서도 일본과 중국에서 찾아온 외국 바이어들은 한결같이 ‘김치 넘버원’을 외쳤다. 행사를 개최한 농협중앙회측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에서 온 바이어들이 김치에 관심이 많고 김치 상담을 하고 갔다”고 강조한다.전세계적으로 몰아치는 웰빙 바람도 김치의 세계화에 큰 호재다. 살찔 염려가 없는데다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정숙 전남과학대 김치발효과 교수는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김치는 웰빙시대에 가장 적합한 음식”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김치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코드의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고유의 맛은 지키되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보다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무기’를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의 기호에 맞는 새로운 맛의 개발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문화마케팅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또 하나 김치 속에 한국문화를 담는 노력도 요구된다. 누가 뭐래도 김치종주국은 한국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 김치는 결코 우리의 김치가 아니다. 특히 김치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등 여기저기서 ‘짝퉁’이 생겨나고 있어 우리 것은 우리 스스로 지키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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