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분할 매입으로 ‘대박 내 손에’

가히 혁명이라 할 만하다. 1000만 넘으면 번번이 고꾸라지던 종합주가지수가 1100을 넘어 1200을 오르내리고 있다. 적립식 투자를 통해 주식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이를 뒷받침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증권사 보고서들을 보면 과거에는 중요한 증시수급 분석요인으로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외국펀드의 자금 유ㆍ출입 동향이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주식펀드 수탁고 규모와 적립식 투자 계좌 증감 추이가 단골로 등장한다. 만신창이가 됐던 개미가 펀드를 통해 더욱 강력해져 돌아온 셈이다.적립식펀드 투자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은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의 정착과 주가지수 상승일 것이다. 이에 투자자와 판매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니 인기몰이는 예견된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금융시장 배경 외에 기본적으로 간접투자라는 펀드의 장점이 이제는 제대로 이해돼야 할 시점이다. 간접투자의 최대 장점은 시장의 수많은 주식을 최고의 전문가들이 대신해서 조사ㆍ분석한 뒤 고르고 골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이다.대규모로 조성된 펀드들은 개인이 푼돈으로 살 수 없는 수십개의 종목을 손쉽게 매매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 특정시점이 주식시장에 뛰어들어도 되는 시기인지 아닌지를 시시각각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그 장점이 배가된 셈이다.수익률 높이는 다각적 노력 필수적립식 투자는 시장 예측을 하지 않고 장기 투자하는 까닭에 투자위험을 줄이고 좀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위험분산과 고수익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으로 적립식 투자가 반드시 고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를 통해 좀더 나은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적립식 투자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뭐가 있을까.먼저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전술적 자산배분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술적 자산배분 전략이란 단기적인 시장변화나 장기적인 주식시장 국면의 자산가격 변화에 따라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자산을 매도하는 방식이다. 쌀 때 투자하고 비쌀 때 팔아 이익을 실현한다는 것은 고수익 투자성과 달성을 위한 만고의 진리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게다가 이런 전망 및 예측 위험을 부담하기 싫어 적립식 투자를 선택한다는 걸 가정하면 전문가의 도움 없이 개인투자자가 직접 전략을 수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 개념을 절반만 활용한다면 투자시점과 무관하게 정액분할 매수하는 적립식 투자를 통해 주기적인 점검과 환매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목표로 하는 투자성과를 달성했다면 부분 환매나 전액 환매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고 실현된 이익을 새로운 계획하에 재투자해 전체 투자수익률을 관리할 수도 있다.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포뮬러플랜’이라는 방법이 있다. 포뮬러플랜이란 일정한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 및 채권 등의 자산간 자산배분을 실행하는 전략을 말한다. 여기에는 정률법, 정액법, 변동비율법이 있는데, 정률법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주식펀드와 채권펀드간의 투자비율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즉 최초의 투자계획에 따라 주식펀드에 30%, 채권펀드에 70%를 투자했는데 주식펀드의 적립식 투자 성과가 고수익을 내 주식펀드 비중이 50%로 증가한 반면, 채권펀드는 50%로 20% 감소했다고 하자. 이때 주식펀드의 부분 환매와 채권펀드 투자를 통해 원래의 계획대로 7대3으로 재조정하는 방식이다.적립식펀드 투자가 대부분 주식펀드 위주로 투자되고 있으므로 스타일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수익률 제고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주식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 종목의 특징에 따라 가치주펀드나 성장주펀드, 또는 중소형주펀드나 대형주펀드 등으로 나뉜다. 이런 스타일펀드에 분산투자해 시장변화에 따른 다양한 수익률 발생 기회에 동참하는 게 좋다. 2002년에는 가치주펀드가, 2004년에는 배당주펀드가 고성과를 달성했다.올 들어서는 중소형주펀드의 고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운용 스타일이 확고한 펀드, 동일 스타일 펀드 중 운용성과가 양호한 펀드를 골라 분산투자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정해줘야 한다. 국내 주식펀드의 스타일 분산투자뿐 아니라 투자지역을 넓혀 해외지역에 분산투자는 것 역시 같은 관점에서 해석된다.이밖에 펀드비용 절감이나 세제혜택을 활용해 실질 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숨겨진 1%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최근 고성과로 주식펀드가 수십%의 수익률을 달성하다 보니 1%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나 펀드 보수가 연간 순자산총액에서 일정 비율을 차감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장기투자 상품인 적립식펀드 투자시 누적 비용효과는 매우 크다. 게다가 절약된 비용이 재투자되는 기회비용까지 생각해 본다면 비용절감이 그리 하찮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비용절감을 위해 특정 스타일 펀드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으면서 시장 수익률만큼의 성과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인덱스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적립식 투자는 일종의 소극적 투자, 장기투자 방식인 만큼 적극적인 수익률 제고 전략과 분명 상충되는 면이 있다. 적립식펀드 투자의 장점을 살려 수익률을 높이려 한다면 앞서 언급한 여러 방법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에 정도는 있을지언정 정답은 없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이들 방안을 어떻게 조화롭게 수행할 것인가는 결국 투자자의 몫으로 맡겨질 것이다.돋보기 적립식펀드 열풍의 이면남들 따라하면 안돼…‘공부는 필수’적립식펀드 투자는 2003년 하반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적립식 계좌수가 350만좌가 넘었다고 하니 웬만한 집에는 적립식 수익증권 통장을 한 개씩은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적립식펀드 투자가 신상품 발명처럼 2003년도에 처음으로 탄생한 것은 아니다. 적립식펀드 투자의 기본개념은 은행의 정기적금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과거 한국ㆍ대한투자신탁 등에서 ‘적립식공사채’라는 이름의 상품으로 80년대 초부터 2000년 채권 시가평가제도가 도입되기까지 판매돼 왔다.이들 수익증권은 장부가 채권펀드였으므로 은행권의 정기적금같이 확정금리형 상품에 가까웠다. 공사채펀드뿐 아니라 ‘적립식주식’이라는 이름의 주식펀드도 상당수 존재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고금리 시대였으며 판매사나 투자자 역시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 돈을 더 넣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렇다면 최근에는 과연 적립식펀드 투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을까. 최소한 과거보다 좀더 나아진 것 같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펀드가입을 결정한다. 외국유학 후 막 돌아온 사람조차 첫 월급날 적립식펀드에 가입할지 여부를 고민할 만큼 붐이다. 여전히 너무 쉽게 펀드 가입의사 결정을 한다는 얘기다. 은행에 정기예금을 해지하러 왔다 즉석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숱하게 많다. 그중 대부분은 운용사라는 조직이 따로 있는지, 자신이 가입한 펀드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앞서 언급한 대로 적립식펀드 투자라는 것이 대단한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은 명확히 이해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자기책임하에 투자하는 실적배당부 상품이므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이라는 것이다. 최소한 펀드가 투자하는 대상이 무엇인지는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라는 것이 시장을 예측해 타이밍을 노리는 투자방식이 아니므로 현시점을 놓치면 안될 것처럼 남들 다 한다고 좇아서 가입할 필요는 없다. 펀드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이번 기회에 본인의 투자성향을 파악한 뒤 펀드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 자신의 재무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인생계획을 짚어보는 좋은 기회로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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