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과과정 온라인 통해 마스터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일관된 커리큘럼 … ‘집에서 유학하는 셈’

‘유학을 가지 않고도 미국 정규 교과과정을 공부할 수는 없을까.’허무맹랑한 생각이 아니다. 올 초부터 국내에서 현실화됐다. 그것도 내집 안방에서 가능하다.30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홈스쿨 ‘오크메도우’(Oak Meadow)가 국내에 상륙해서다. 오크메도우의 한국지사인 ‘오크메도우코리아’(OMKㆍOak Meadow Korea)는 국제학교 승인기관인 CITA(국제교환학점협력기구)에서 정규학교 인증을 받았다.교육과정 또한 미국의 정규 교육과정인 K-12(유치원, 초ㆍ중ㆍ고교 12년간의 국민교육제도)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 미국 현지와 똑같이 수업을 받을 수 있다.지난해 설립된 오크메도우코리아는 올 초부터 미국 오크메도우의 강의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컴퓨터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동영상으로 수업을 할 수 있다.온라인 동영상의 동일한 강의는 영어와 한국어 이중언어로 구성돼 있다. 영어 강의를 듣고 이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한국어 강의를 마련한 것.OMK스쿨 홈페이지(www.omkschool.com)에 접속한 학생은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가르치는 초ㆍ중ㆍ고교 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 과목 또한 영어에 제한돼 있지 않다. 영어과목을 비롯해 수학과 사회, 과학 등을 영어와 한국어 강의로 배울 수 있다.OMK스쿨을 통해 미국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OMK스쿨의 과정을 이수하면 미국 전역은 물론 영미권 나라에서 학력을 인정받는다.OMK스쿨 개인학습을 등록한 학생들에게는 특전이 있다. 미국 대학시험위원회에서 코드(CEED Code)를 부여받게 된다.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를 볼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는 의미다.그렇다면 한국 OMK스쿨의 기반이 된 미국의 오크메도우 홈스쿨은 어떤 학교일까. 오크메도우 홈스쿨은 1975년 미국 버몬트주에 등장한 학교다. 홈스쿨(Home School)은 말 그대로 학교에 등교하는 대신 집에서 공부하는, 통학하지 않는 학교다.하지만 오크메도우가 처음부터 홈스쿨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크메도우 홈스쿨의 창립인이자 학교장인 로렌스 윌리엄스 박사는 75년 네 명의 어린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사립 통학학교를 연 윌리엄스 박사는 아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학습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고 봤다.학교설립 후 4년간 아이들과 함께 학습하며 학생들의 창의력을 계발해 가던 윌리엄스 박사에게 어느 날 시련이 닥쳤다. 임대해 사용하던 건물이 개발업자에게 넘어간 것.순식간에 가르칠 공간을 잃은 윌리엄스 박사는 교육이념을 포기하기 않았다. 학습할 장소가 없어진 대신 그때부터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그 과정에서 윌리엄스 박사는 홈스쿨이 아이들 교육에 효과적이라고 느끼게 됐다. 결국 그는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홈스쿨 과정을 본격적으로 개발했다.윌리엄스 박스는 홈스쿨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학생들의 머리(지능)와 손(기술), 심장(정신)을 고루 발전시키기 위한 창의적인 활동에도 효율적이라고 여겼다.학생들은 홈스쿨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결국 오크메도우의 교육시스템과 철학은 수많은 부모의 귀로 들어가게 됐다.그 결과 오크메도우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전세계 수천가구의 학생이 오크메도우 홈스쿨을 통해 공부하고 있다.이 학교를 국내에 들여온 김형진 오크메도우코리아 회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한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 덕에 오크메도우의 ‘온라인 동영상 교육’은 한국에서 처음 실행됐다”며 “미국에서도 오크메도우의 온라인 강의는 개발돼 있지 않은 까닭에 한국 상황을 본 미국 본교가 놀랄 정도다”고 설명했다.오크메도우 외에도 국내에는 미국 정규교과를 활용한 영어교육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저학년 중심의 기초영어 교육 수준인 경우가 많다. 반면 OMK스쿨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체 교과과정을 일관성 있는 커리큘럼을 통해 교육한다는 자부심을 지닌다.아울러 OMK스쿨은 한국 교육의 현안을 인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OMK스쿨의 한 관계자는 “영어를 수단이 아닌 목표로 삼아 공부하는 게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 현실”이라며 “전 과목의 정규교과를 영어로 공부하는 OMK스쿨의 커리큘럼으로 학생들은 생동감 있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 OMK스쿨은 해마다 늘고 있는 유학의 부작용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유학부적응으로 되돌아오는 학생을 사전에 막으려 한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OMK스쿨의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외국 현지의 정규교과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유학 희망 학생의 현지 적응기간을 줄이고, 성공적인 유학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외국에서 생활한 주재원 자녀 또는 유학생도 OMK스쿨의 학생이 될 수 있다. 언어는 쓰지 않으면 금세 잊는다는 속성을 지닌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애써 배운 영어를 잊지 않도록 OMK스쿨이 버팀목이 될 수 있다.지나친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 또한 줄이려는 게 OMK스쿨의 목표다. 사교육비의 거품을 걷어내 저렴한 교육비로 미국 정규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수강료는 월 8만원, 36레슨(lesson)으로 이뤄진 1년 전 과정은 96만원이다.정규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가입한 학생에게는 워밍업(warming up) 기간을 준다. 이 기간에는 무료로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형제와 자매가 있는 학생들은 더욱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다.연간 96만원, 월간 8만원의 수강료는 한 학생이 아닌 한 가정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 가정에 형제ㆍ자매가 2명이 있든지 5명이 있든지, 가구당 월 8만원이라는 수강료는 변하지 않는다. 2명의 자녀를 둔 부모는 한 학생에게 월 4만원을 투자하면 되는 셈이다.그렇다면 국내에서 OMK스쿨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또 국내 부모들은 어떤 방법으로 OMK스쿨을 영어교육에 활용할까.학력인정이 된다고 해서 한국 학교에 보내지 않고, OMK스쿨로만 자녀를 공부시키는 한국 부모는 거의 없다. 낮에는 학교에 보내고 자녀가 방과한 뒤에 OMK스쿨로 학습하게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최근의 접속건수를 시간별로 보면 밤 12시에도 2,816명, 새벽 2시에 249명, 새벽 3시에도 심지어 306명이었다. 오후 5시에는 1만775명을 보이며 OMK스쿨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오전 9시에도 접속자수가 1만2,236명이었다. 김형진 회장은 “학생을 등교시킨 어머니 또는 미취학 아동이 온라인 강의를 봤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학생들이 주로 몰리는 시간은 방과 후인 오후 6시부터 밤 12시 전까지다. 최근 들어 OMK스쿨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며 평균 접속자수가 35만명까지도 늘었다. 최대 접속자수는 60만명까지 기록, OMK스쿨 임직원도 그 인기에 스스로 놀랐다고 한다.쌍방향성이 부족하다는 온라인 강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보완책도 마련됐다. 전국에 오프라인 지사와 캠퍼스를 구축, 각 지역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은 오프라인에서 모이도록 할 방침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원어민 교사와 얼굴을 마주하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서울 서초동과 경기도 시흥과 분당, 대전, 진주, 청주에 지역본부를 세웠다. 앞으로 오프라인 지사와 캠퍼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전략이다.학생의 방학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에서 가르치는 교사들을 직접 만나도록 했다. 지난 6월 천안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열렸던 영어캠프에는 원어민 교사를 비롯해 국제변호사인 로버트 할리가 참석했다.OMK스쿨은 내년에 아예 영어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충북 단양의 10만평 땅에 세울 영어마을 구상에 OMK스쿨 임직원은 분주하다. 영어마을은 내년 9월에 일부 시설을 선보인 뒤 2007년 3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최근 OMK스쿨은 스카이라이프 위성맞춤방송서비스 업체인 SATV네트웍스와 교육방송국 설립 및 영어교육방송 송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OMK스쿨은 내년 초 수도권 지역에 자체 방송국을 설립, 독자적인 교육시스템 확보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INTERVIEW김형진 오크메도우코리아 회장미국 포함 영어권 국가에서 학력 인정“한국학생들이 굳이 해외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고급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늘 고민했습니다.”오크메도우코리아를 설립한 김형진 회장은 20여년간 미국에서 교육자로 활동해 왔다. 일찌감치 어학에 눈을 뜬 김회장은 대학졸업 후 미국과 스페인,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것도 단기연수가 아닌 장기연수에 도전했다.그는 각국에서 1~2년간 머무르면서 언어학교에 다녔다. 그 결과 영어와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에 능통하게 됐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회장은 미국생활 틈틈이 전세계 90여개 나라에 여행을 다녔다.“언어교육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법을 탐색했죠. 또 한국의 사교육 실태도 개선하고 싶었습니다.”김회장은 국내의 사교육 시장 구조로는 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 교육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2008년 교육 개방의 첫 물꼬가 트이면 문제는 더 커질 것으로 봤다.“부산과 인천 등 경제특구에 외국인학교가 설립됩니다. 하지만 1년 수업료가 2,500만원에 달한다면 일부 특수층의 전유물로 전락하지 않을까요. 안타까운 마음에 다른 방법을 찾아봤습니다.”유학이나 어학연수보다는 저렴하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끝에 김회장은 오크메도우 홈스쿨을 알게 됐다. 미국의 홈스쿨을 샅샅이 검토한 끝에 오크메도우 홈스쿨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01년 ‘Dr Kimm’s 언어연구소’를 설립했던 김회장은 지난해 오크메도우코리아 문을 열었다.“유치원 과정부터 12학년(고교 3학년생)까지 전 과정을 교육합니다. 이수했을 경우 미국 전역은 물론 영미권 나라에서 학력을 인정합니다. 개인 학습 등록을 한 학생들은 미국 대학 시험위원회에서 코드(CEED Code)를 부여받아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를 치를 수 있어요.”김회장의 목표는 한국학생들이 미국의 고급 기초학문을 영어로 학습, 영어회화는 물론 에세이(Essay)까지 능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글로벌 시대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학생으로 길러내야죠. 또 한국학생이 외국 현지학생과 동등한 자격으로 외국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양성하겠습니다.” 교육자로서의 김회장의 소망이자 OMK스쿨의 교육철학이다.INTERVIEW 오크메도우코리아 김진 대표이사 & 김영삼 총괄본부장 & 김종수 경영본부장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전과목 가르쳐OMK스쿨의 런칭을 성공적으로 이끈 3명의 주역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김진 오크메도우코리아 대표이사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단편적이고 결과지향적이었다”며 “지금까지의 영어교육이 순간적인 효과를 보고자 한 데 반해 OMK스쿨은 미국학생들이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 그대로를 한국교육에 도입했다”고 성공비결을 밝혔다. 한국학생이 외국어를 보다 근본적으로 배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는 얘기다. 김대표는 이어 “학생들이 영어를 수년간 배우고 난 후에는 실질적인 회화가 가능하다고 많은 학부모들이 인정했다”며 “초기시장 진입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김대표는 OMK스쿨의 향후 마케팅 전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우선 영화 의 주인공인 김미숙을 모델로 CF를 제작, 현재 케이블TV와 지상파 3사를 통해 방송광고를 진행 중이다”며 “이와 더불어 신문광고, 버스광고, 지하철광고, 옥외광고 등 전방위적인 집중광고를 실시해 고급화된 OMK스쿨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주역인 김영삼 총괄본부장은 OMK스쿨 교육과정의 차별화를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김총괄본부장은 “미국학생이 배우는 교과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며 “강제로 입력시키는 방법이 아닌 스스로 학습해 영어를 배우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김총괄본부장은 이어 “영어와 함께 기초학문을 익히면서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도 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동영상으로 원어민 선생님의 강의를 공부하다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반복학습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학생이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OMK스쿨 전국 캠퍼스를 방문해 한국인 선생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캠퍼스의 조화로 학습한 영어를 직접 사용할 수도 있다. 아울러 홈스테이와 영어캠프를 통해 배운 영어로 듣고 얘기해 볼 기회를 OMK스쿨이 마련했다. 김총괄본부장은 “단어와 문법을 암기하게 하는 일반 영어학원과는 다르다”며 “OMK스쿨에서는 미국 정규 교과서를 통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역사, 관습, 생활, 철학 등 단순한 언어학습이 아닌 문화 전반을 익힐 수 있다. 한마디로 ‘영어, 그 이상의 교육’이라는 설명이다.김종수 경영본부장은 “OMK스쿨과 다른 영어교육 프랜차이즈와의 큰 차이점이 있다”며 “바로 영어와 수학, 사회, 과학 등 전 과목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미 구축된 동영상 온라인 시스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전국지사 또한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전국지사는 학생모집과 체계적인 관리를 담당한다”고 덧붙였다.OMK스쿨은 전국지사 확보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병행한 차별화된 캠퍼스 모집도 진행하고 있다. 김경영본부장은 “10월 중순께부터 집중적인 홍보로 캠퍼스와 지사 모집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올해 개설 목표는 오프라인 캠퍼스 50개, 지사 500개”라고 전했다.그렇다면 캠퍼스와 지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캠퍼스는 기존의 영어학원처럼 원어민 선생님이 학생과 쌍방향소통하며 대면교육을 한다. 온라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캠퍼스에서는 미국 정규 교과과정을 체계적이고 연속적으로 강의한다. 반면 지사는 기존의 OMK스쿨 온라인 회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 보충교육과 요약강의를 하게 되는, 일종의 학습방이 지사의 역할이다. 김경영본부장은 “전국지사는 온라인 학생 관리를 하는 동시에 온라인 학생을 모집하는 전초기지로 활용된다”며 “지사장 입장에서는 모집하는 학생이 동시에 학원 수강생이 돼 이중의 수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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