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뮤직’뉴 패러다임 떠올라 ‘격동 5년’

국내 음악산업의 지난 5년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2000년 5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은 13개였다. 하지만 2001년 7개, 2002년 5개로 급감하면서 2003년 1개에 이르렀다. 2004년에는 단 한 개의 앨범도 50만장을 넘지 못해 음반산업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연도별 1위 앨범의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2000년에는 조성모의 가 197만장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뒤 2003년에는 김건모 8집 이 53만장으로 1위였다. 2004년에는 서태지 7집 가 48만장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1위 조성모의 음반 판매량의 25%에 도 못미친다.한국음악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음반시장 규모도 2000년 4,10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선명한 하락곡선을 그렸다. 2001년 3,733억원, 2002년 2,861억원에 이어 2003년에는 1,833억원을 보였다. 3년 사이에 55.3% 움츠러든 것이다. 2004년에는 1,338억원까지 떨어졌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5년의 음반시장이 3,790억원 규모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음반산업의 현주소를 그릴 수 있다.음반시장은 2000년대 온라인 신규 매체의 등장과 함께 위축됐다. 음악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와 MP3파일 공유가 가능해지면서다. 기존의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하지만 오프라인 음반시장이 위기를 맞았다고 해서 음악시장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음악을 듣는 소비자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체들이 유료화로 전환되면서 디지털음악 시장은 성장세를 보인다. 디지털음악 시장은 2000년 451억원이었으나 2002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1,344억원으로 올라섰다. 2003년 1,850억원에 이어 2004년에는 2,014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4년 오프라인 음반시장 1,33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음악 서비스가 음악산업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구조가 CD 등의 음반에서 음원(Music Source)으로 전환된 것이다.음악유통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오며 신규 진입자가 등장했다. 기존에는 음반제작사와 배급자간에 경쟁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사업자들이 음악시장에 뛰어들었다. 바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이동통신사다. 네이버와 야후, 파란과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은 음악시장의 재편을 노리고 있다.SKT의 ‘멜론’과 KTF의 ‘도시락’, LGT의 ‘뮤직온’은 이들 이통사의 음악포털이다. 이동전화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입자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 이통사 음악포털의 강점이다. 다른 온라인 음악포털과는 달리 MP3폰을 이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차별점도 지닌다. 또 이통사는 다른 음악포털에 비해 자본력이 막강하다. 실제로 SKT는 올 들어 음반유통사인 YBM서울음반을 인수, 음악업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이렇듯 지난 5년간 초고속 변화를 겪은 음악산업은 새롭게 일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저작권법 개정과 음악산업진흥법 제정 등 관련 제도의 정비와 올부터 선보인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의 신규 유통채널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오는 2009년에는 음악시장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아울러 최근 정부는 2010년까지 ‘음악시장 규모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매년 음반은 5%, 디지털음악 32%, 음악콘텐츠 수출은 5.4%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아시아를 휩쓴 ‘한류 열풍’도 그 기반이 된다. 보아와 세븐, 비, 장나라 등은 아시아 음악시장 공략의 주역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의 고객에게 한국음악을 들려줄 때 국내 음악시장은 ‘가치혁신’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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