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여건에 맞춘 탄력적 운영 ‘필수’

다양한 부대사업 개발도 중요 … 국내 프로구단은 ‘걸음마’ 수준

프로스포츠는 종종 기업경영에 비유된다. 특히 팀을 운영하는 구단 역시 하나의 기업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를 통해 수입을 확대하는 노력은 다른 업종에도 적용해볼 만하다.프로스포츠구단은 ‘경기’라는 상품을 생산하고 이를 입장료, 방송중계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그러기에 구단도 일반기업처럼 수입을 확대하고 비용을 절감해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스포츠팀의 수입은 주로 입장료, 방송중계료, 경기장 부대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는 팀 성적이 좋아야 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경영전략은 팀마다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던 박찬호 선수를 만나기만 하면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뉴욕 양키스는 대조적인 경영 성공 사례다.오클랜드는 1970년대에 세 차례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강팀이었지만 당시 경영상으로는 적자에 허덕였다. 비싼 몸값을 주고 스타급 선수를 거느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지만 수입증가는 미미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인구가 적은 도시에 위치한 관계로 성적에 따른 수입의 변동폭이 작았던 것.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이를 교훈으로 삼아 경영전략을 확 바꿨다. 몸값이 비싼 선수를 영입하기보다 장래성 있는 아마추어선수를 선발해 마이너리그에서 잘 조련해 훌륭한 ‘메이저리거’로 만들어서 팀 전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즉 원가절감을 통해 이윤확대를 꾀한 것이다.그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스타급 선수들이 적으니 매년 우승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전략은 성공을 거둬 매년 흑자를 내는 알짜 기업으로 거듭났다. 수입은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2,000만달러 이상 적지만 순이익은 매년 1,000만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뉴욕 양키스도 성공적인 기업경영을 하는 팀이지만 전략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는 정반대다. 뉴욕 양키스는 매년 스토브리그에서 큰손으로 자리잡는다. FA시장에 나와 있는 최고의 선수들을 싹쓸이한다. 제이슨 지암비, 셰필드,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알 만한 강타자는 모두 뉴욕 양키스가 영입해간 스타플레이어다.자연히 선수 인건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선수비용만 2억달러(2004년)에 육박했다. 두 번째로 많이 지출한 보스턴 레드삭스보다 6,000만달러가 많으며, 가장 지출이 적은 팀의 3,700만달러보다 5배나 많은 액수다.그러나 많은 비용이 들어도 팀 성적만 좋으면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 뉴욕이라는 거대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석 입장료가 4만~5만원 해도, VIP 박스 시즌권이 6,000만원에 달해도 매진된다. 그러나 팀 성적이 부진하면 적자를 보기 쉽다. 투자한 비용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뉴욕 양키스는 거대한 시장규모, 일시적으로 적자가 나도 감내할 수 있는 구단의 재력을 고려해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선택했다. 간혹 적자가 날 때도 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 하면 ‘대박’을 터트린다. 무엇보다 스타군단이다 보니 우승하는 횟수도 많다.경기라는 상품을 기반으로 수입을 올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입장수입 면에서는 팀 성적에 따라 입장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팀 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부대수입을 올린다.이 같은 스포츠경영 사례는 일반경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이 처한 시장환경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결정하며 기업의 재무여건에 따라 리스크를 얼마나 취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소규모 안정적인 시장환경에 처한 점을 인식해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했다. 반면 뉴욕 양키스는 역동적인 시장환경, 풍부한 재정 여건을 고려해 과감한 투자를 했다. 한두 시즌 적자를 보기도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만 하면 엄청난 수입을 올려 평균적으로는 양호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 프로구단의 경영실적을 비교하면 초라하다. 프로야구 8개 팀이 한해(2000년 기준)에 568억원 적자를 봤으며 프로축구 454억원, 프로농구가 196억원의 적자를 봤다. 물론 모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홍보효과를 가치로 환산하면 적자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성적으로만 따지면 경기내용만으로도 기업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스포츠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하지만 정작 각 구단의 경영실적은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는 팀 성적 향상을 위해 보여준 리더십과 조직력 등이 경영실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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