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일 음료시장 ‘내 손 안에 있소이다’

2년6개월만에 12개 직영점 오픈 … 다크호스 급부상

약력: 1972년생. 95년 미국 보스턴대 졸업. 98년 캘리포니아대 MBA. 99년 경인전자 이사(현). 2000년 ACI코리아창업투자 이사. 2003년 경인정밀 대표이사(현). 스무디즈코리아 대표이사(현)지난 2003년 5월 서울 명동 한복판에 ‘스무디킹’이라는 간판이 걸렸다. 알록달록 패셔너블한 인테리어에 수많은 유동인구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정작 매장 안은 좀처럼 썰렁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스무디가 뭐야?” 하며 들어갔다가도 생소함에 그냥 되돌아 나오는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처음에는 속이 탔던 게 사실입니다. 스무디가 한국사람에게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조바심이 나더군요.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매출이 4배 정도 증가하고 마니아도 크게 늘었습니다. 1년 만에 정상 궤도에 올라 이제는 순항 중입니다.”김성완 스무디즈코리아 사장(33)은 지난 2년여 동안 ‘시험대’에 올라 있었다. 경인전자 김효조 회장의 장남으로 경인전자 이사와 경인정밀 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가 가업과는 전혀 다른 음료 프랜차이즈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 후부터다. 생과일과 얼음, 각종 영양분을 갈아 만든 과일음료가 다른 사람에겐 낯선 탓에 ‘과연 잘 해낼까’ 하는 시선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렸다. 부친인 김회장도 장남이 30년 가업을 소홀히 여길까 봐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그러나 정작 주인공은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 거칠 것이 없었다. 처음의 조바심도 잠시, 이내 공격경영에 나서 직영점 12개를 잇달아 오픈했다. 10월 중 청계천 상권 요지에 13번째 직영점을 낸다는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주변의 시선이 달라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자신감의 배경에는 제품과 시장성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미국 유학시절 김사장은 하루 60온스(1ℓ 정도)를 마실 정도로 스무디에 푹 빠져 살았다. 매일 한끼를 스무디로 대신하면서 건강과 다이어트 효능까지 검증했다. 게다가 경쟁자가 거의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메리트도 대단하다. 품질에 자신 있고 시장은 넓으니 거칠 것이 없는 셈이다.“스무디가 반짝 유행하고 말 아이템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는데, 틀린 생각입니다. 미국에선 아침 메뉴에 ‘커피 또는 스무디’라고 돼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음료로 발전했어요. 이미 10여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요. 최근 국내에서도 건강 중시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스무디의 경쟁력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봅니다.”김사장에게 이 사업은 ‘좋아하는 일’인 동시에 ‘사업다각화를 위한 시도’이다. 실제로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스무디를 즐기는 그에게 이 사업은 더없이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자신의 명함에 “내가 좋아하는 스무디는 레몬 트위스트 스트로베리”라고 새겨놓을 정도로 애정이 넘친다. 2003년 당시 한국진출을 모색하던 스무디킹 본사가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을 물리치고 김사장을 선택한 것도 그의 남다른 열의를 눈여겨봤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한편으로 그는 날로 취약해지는 제조업 기반에서 ‘생존’을 위해 이 사업을 선택했다. 그는 “스무디킹 사업을 구상할 때는 아예 사업기반을 제조업에서 외식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기존 전자 정밀 사업과 외식업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제조업 환경이 열악한 게 사실이지만 그 중요성까지 변화한 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김사장은 외식업에 진출하면서 ‘사람’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가장 좋다고 말했다.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만큼, 고객 접점인 외식업 현장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그는 “자본력을 믿고 외식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식업을 ‘재미’로 보고 ‘돈만 들이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이가 적잖다는 것이다. 그는 “직접 해보니 외식업은 3차산업이 아니라 1차산업과 2차산업의 중간에 있는 노동집약산업”이라면서 “세밀하면서도 아날로그한 사업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사장이 외식업 분야에서 그리고 있는 미래 청사진은 세계를 향해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필두로 서양에 런칭할 음식문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가 대단하다. 그는 “세계적 브랜드를 도입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상대로 팔아야 할 때”라면서 패기 넘치는 각오를 밝혔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