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 후폭풍 미미…녹지투자 유리

‘바람의 섬’ 제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제주사람들이 걸어온 그 질박한 인생의 질곡들이 돌담을 따라 굽이치며 휘감는다. 추석을 맞아 고향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제주도에 발을 내딛기 전 기내에서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고향의 모습을 만난다. 손을 내밀면 시원한 바람을 만질 수 있고, 그 아련한 굽이진 골목마다 옛 추억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그 코끝 찡한 과거의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최근 몇 년간 제주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기타 지역 기획부동산에 의해 토지투기가 성행했다. 특히 군지역을 중심으로 거대자본이 유입되고 토지분할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졌다. 결국 북제주군에 이어 올해 남제주군이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아울러 상반기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계획이 탄력을 받으며 진행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정부 차원에서 전국지방신문 국장단회의를 열었고, 제주특별자치도에 상당한 애착을 표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자치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행정모델인 제주특별자치도를 주문했다.이처럼 제주는 관광과 함께 새로운 행정구조의 틀에서 전국적인 이목을 받고 있다. 또한 국내는 물론 외국자본이 제주지역 부동산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제주지역 3분의 1 이상이 타지인 소유라는 점이 그만큼 제주가 투자가치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제주지역에 대한 부동산투기는 대부분 마무리됐다. 따라서 도내 부동산중개업자들은 투기목적이 아닌 장기적인 투자를 권유한다.현재 도내 주요 지역들은 투자가 전반적으로 완료됐다. 특히 제주시는 물론 군지역의 수려한 바다 풍경을 자랑하는 해안도로 일대는 이미 펜션과 카페촌을 이루며 개발 붐을 타고 있다. 하지만 투자할 만한 곳은 많다. 중개업자들은 투자방향을 단기적인 투자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보고 전원주택이나 향후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곳을 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아울러 이들은 제주지역이 도로사정이 좋다는 이점을 갖고 있고 지정학적 위치를 보더라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 동남아와 일본을 이어주는 거점 등으로서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주거ㆍ상업지역보다 녹지와 농림지역의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 지난 7월 말 현재 토지거래 실적은 2만5,450여필지, 5,535만㎡로 지난해보다 필지수는 줄었지만 면적은 21%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기관ㆍ개인투자자들의 토지 매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농림지역은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29%의 상승률을 기록, 이 지역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제주지역의 지가 동향을 보면 국제자유도시와 관광지개발사업 추진 등에 따른 남제주군(0.430%), 서귀포 미항개발사업과 휴양형 주거단지개발사업 등의 기대에 따른 서귀포시(0.351%) 등의 지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또 신화ㆍ역사공원 개발과 맞물려 남군 안덕지역과 해양관광개발지구 개발에 따른 성산포지역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이 지역의 지가가 많이 올랐다.현재 남군이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지정된 시점이 국제자유도시 개발과 맞물려 있다는 점과 최근 이 지역에 대한 실거래가 잠잠해 이르면 내년에는 투기지역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제주지역 토지투자는 정부의 ‘8ㆍ31부동산대책’ 발표와 거의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다. 택지나 나대지 등의 거래에서 양도세와 취득세 등에 적용되는 범위는 매우 미미하다.고향방문 때는 조금만 신경 쓰면 투자유망지를 찾을 수 있다. 마을 이장이나 고향에서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최근 택지계획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도 필수다. 시간이 된다면 부동산중개업소 명함을 얻어두면 좋다. 해당 지역시세를 가장 잘 꿰고 있는 사람이 바로 중개업자들이다. 매물을 소개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고향마을에 투자하고 싶다면 동네 사람들에게 조언을 청하는 것도 좋다. 최근 몇 년간 감귤산업이 위축되며 농가부채 등으로 팔기 위해 내놓은 땅들이 많다.금리가 떨어진 지금이 투자적기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고향에 투자하고 고향 사람들에게 관리를 맡기는 것도 좋다. 가족끼리 공동명의로 토지를 구매하는 것도 한 가지 투자방법이다. 이것이야말로 고향에 대한 투자, 자신의 인생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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