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 폭발적 증가 … 지역·틈새 벗어나려면 IT 이용해야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산업화 바람이 불면서 여성이 사회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60~70년대에는 여성이 주로 생산직에 종사했으며 80년대에는 사무실에서 문서, 수발, 경리업무 등 남성의 보조 역할을 했다. 90년대에는 여성운동이 현실화되면서 여성들이 대기업에 공채사원으로 또는 고급공무원으로 승진하는 현상을 자주 접하게 됐다. 특히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기업이 무너지고 가장들이 실직을 당하자 가정에 있던 여성들까지 창업으로 또는 직장으로 나오게 돼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났다.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서 2003년 말 조사한 여성기업수는 111만2,000명으로 전체 기업의 37.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 여성기업 비율이 33.9%이던 것이 2003년에 37.2%로 매년 1% 내외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잡지 에 의하면 최근 세계적으로 여성창업이 남성창업보다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에서 두 배 이상씩 증가, 여성기업에 대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기업수는 전체 기업의 4분의 1 내지 3분의 1로 추정하고 있다.한국IT여성기업인협회가 2004년에 실시한 IT여성기업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서 여성기업이 남성기업에 비해 불리한 점은 △네트워크 부재 △접대문화 △사회적 편견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들의 여성기업 무시 △가사와 자녀양육 병행 △부하직원 통솔 순으로 나타났다.반면 유리한 점은 △세심하고 꼼꼼해서 소비자 욕구를 잘 파악하며 △신용을 얻고 △희소성 때문에 홍보효과가 있으며 △불필요한 사회활동비를 절약할 수 있고 △동업자가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순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세심하고 꼼꼼해서 소비자 욕구를 잘 파악하고 신용을 얻는 것은 현대 기업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기업경영에 여성이 불리한 점은 사회적 인식문제일 뿐이고, 여성은 기업경영에 유리한 점을 많이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2003년 여성기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여성기업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여성기업의 97.5%가 5인 미만으로 소기업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Micro) 기업이며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가족인 경우가 많고 △여성기업의 79.2%가 사업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창업을 했으며 △여성기업은 편중된 업종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 및 숙박업에서는 67.5%가 여성기업으로 나타났고 도ㆍ소매업에서도 37.2%가 여성기업이므로 주로 음식 및 숙박업과 도ㆍ소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기업은 창업 당시 95.5%가 개인기업이고 법인체는 소수이며 △부채비율이 낮고 △판로개척과 자금조달이 가장 큰 애로점이라고 지적했다.반면 미국의 전국여성기업인협회(National Women’s Business Council)가 조사한 여성기업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성기업은 남성기업에 비해 사회봉사를 잘한다. 여성기업인 10명 중 7명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거의 3명 중 1명은 1만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가 조금 크면 2만5,000달러 또는 10만달러를 기부하며 △여성기업에서 여성을 더 많이 고용해 양성평등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기업은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각 52%와 48%이었지만 남성기업은 각 38%와 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창업동기는 직장에 대한 실망감 또는 도전과 자유를 누리기 위한 것이며 △여성기업은 남성기업에 비해 경영방법이 직선조직이 아닌 참모 개념으로 함께 논의하고 전문가로부터 정보를 얻어서 신중하게 처리하는 편이며 △여성기업은 이윤을 그들의 조직원에게 여러 형태로 나눠주고 △부채비율이 낮으며 △여성기업의 고민은 이윤추구를 유지하면서 좋은 일꾼을 찾으며 자금을 모으고 정부의 규제와 기술ㆍ자금 변화에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여성기업은 이제 다양한 분야로 확산 중이며 △86%의 여성기업이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직접 늘 애용해 친숙하고 편리한 제품과 서비스였다는 점이다.또 참고할 만한 게 있다. 아네트 L. 바흐(Annette L. Bach)가 조사한 재택근무 여성기업인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재택근무 여성기업의 특성은 △소규모이고 창업동기가 경제적인 필요와 함께 개인적인 필요에 의한 것이고 △5세 미만의 자녀가 없는 중년이며 교육수준이 높고 △기업으로부터 얻는 소득이 가계소득의 중심이 아니고 3분의 2의 여성기업은 기업소득이 평균적으로 가계소득의 20% 정도 수준이었으며 △여성기업 4분의 3이 현재 기업에 만족하고, 특히 기업활동을 취미로 인식하며 기업을 경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현대가 요구하는 경영자상 ‘여성에 적합’국제기업모니터(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ㆍGEM)의 보고서에 의하면 기업경영에 대해 여성과 남성의 관심과 태도가 다르다. 특히 여성의 상당수는 창업을 하는 것, 기업인이 되는 것, 기업의 성공기회에 대한 관심이 적을 뿐 아니라 태도가 부정적이었다.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여성기업은 현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기업경영인의 자세와 경영철학들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 여성기업은 기업경영의 목적이 이윤추구만이 아니라 자신의 성취욕구(물질보다는 보람된 일을 하는 것)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며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므로 이윤을 종업원과 나눈다든가, 사회에 물질로 또는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이는 현대 기업이 소유주의 소유를 강조하기보다 기업과 연관이 있는 구성원에게 부를 나누며 사회환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기업이 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성기업은 규모가 작기도 하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의 감성으로 경직된 조직운영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지향적 경영을 하고 있다. 이런 측면도 현대 기업경영에서 요구하고 있는 분야다. 기업에서 의사결정시 남성보다 여성이 전문가로부터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하며 신속보다는 신중한 결론을 내리는 것도 괄목할 만한 경영자의 자세이다. 여성기업의 경우 여성을 더 많이 채용해 양성평등을 유지하는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성기업은 무리한 사업확장보다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모색하므로 부채비율이 남성기업에 비해 낮은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같이 여성에게는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ㆍ태도가 남성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업경영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21세기는 지식정보화사회로 ICT(정보통신 기술)를 도구로 우리의 경제활동과 생활방식, 그리고 기업경영이 변하고 있다. 특히 ICT의 이용으로 e비즈니스가 대두되면서 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고 틈새시장을 이용한 상품과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특히 e비즈니스는 창업 진입이 어렵지 않아 준비되지 않고 가사와 자녀양육을 병행해야하는 여성들도 쉽게 진입할 수 있다. e비즈니스의 특성은 건물이나 물건 가격에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서 창업비용이 적고 운영도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소비자가 찾아오므로 운영비가 적게 들고 근무시간 조절도 자유롭다.따라서 e비즈니스 시대는 여성이 기업경영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다. 이때 정부에서 여성들에게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면 여성뿐 아니라 구성원까지도 풍요와 번영을 누리고 기업의 사회환원, 조직경영의 변화, 안정성, 고용의 양성평등 등 현대 기업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로렐 델라니(Laurel Delaney)는 21세기 세계경제에서 두 가지 중요한 발전이 있었다면 하나는 여성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거래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만일 이 두 가지가 접목된다면 경제는 활성화되며 경제가 성장하고 번영을 이룩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여성기업이 e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자신의 울타리, 즉 지역사회와 틈새시장을 벗어나 국제시장으로 진입할 좋은 시기라고 했다.앞으로 네트워크 세대인 10대가 소비주체가 되는 미래시장은 e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21세기에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려면 잠재력이 있는 여성기업을 키워야 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e비즈니스를 적극 권장하고 가르쳐서 국제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국가경제 발전에 큰 몫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