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자란 중국… ‘한·일 게섰거라’

세계 자동차시장을 놓고 선진국들이 펼치는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자동차산업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업종의 특성상 산업의 경쟁력은 바로 자동차산업에서 결판난다는 믿음도 강하다.한ㆍ중ㆍ일 3국 역시 이런 움직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의 급부상으로 한국과 일본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두 나라 모두 이러다가는 중국에 추월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산업에서 중국의 부상은 그야말로 파죽지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나라별 자동차 생산규모(해외 현지생산 제외)에서 중국은 2004년 기준으로 507만대를 생산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1998년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2002년 한국(세계 6위)을 제친 데 이어 2003년에는 다시 프랑스마저 따돌리고 넘버4의 자리에 올라섰다. 특히 2004년에는 무려 14%나 급증하며 3위 독일(556만대)과의 격차도 크게 줄여 조만간 빅3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은 347만대와 1,051만대로 각각 6위와 2위를 차지했다.기술경쟁력 역시 매우 치열하다. 어차피 기술력에서 뒤지면 세계시장에서 영원히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요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하이브리드카 등 미래형 최첨단 자동차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먼저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일 경쟁력은 기관마다 의견이 약간 다르지만 거의 근접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산업은행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한국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일본은 116.1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는 설계기술 117.9, 기술 및 제품 개발력 114.1, 생산기술 114.6, 품질수준 117.9 등으로 조사됐다. 기술격차는 3년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측은 “2007년에는 소재 및 설계기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일본이 110.4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10년에는 대등한 수준(100대102.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산업연구원 자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자동차산업 관련 기업들을 설문조사해 발표한 자료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에 비해 평균 7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도요타자동차가 일본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과 일본의 직접 비교가 가능한 대목이다. 특히 세계 최고 대비 81~90%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38%로 가장 많은 한국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중국과의 기술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한국 입장에서는 아직 여유가 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분석자료를 보면 한국을 100으로 했을 때 중국은 65.1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기술(60.1), 기술 및 제품 개발력(63.2), 생산기술(68.9), 품질수준(68.0) 등에서 모두 60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격차 연수도 4.5년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2010년에는 중국이 87.3 수준까지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놓일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 역시 “자동차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4.5년 정도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기술력과 더불어 해외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는 가격경쟁력이다. 그런 면에서 현대자동차 등의 가격경쟁력은 세계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쏘나타와 그 이하급 모델의 경쟁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앞으로는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안수웅 한화증권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쏘나타 등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일본이나 미국 메이커와 당당히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하고 “다만 중국의 경우 아직 수출 면에서는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만큼 큰 변수는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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