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참여·창의력 이끌어내야

“유머 있는 회원은 외모와 같은 다른 조건이 다소 족해도 결혼에 이를 확률이 높아집니다.”결혼정보회사인 선우의 전선애 커플매니저는 “말을 재미있게 하는 회원이 보통 언변 능력도 좋고 성격도 밝다”고 설명했다. 선우 강남센터장을 맡고 있는 전매니저는 “유머러스한 사람을 배우자로 선호하는 성향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회원이 늘었다”고 덧붙였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머는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중요한 요소’라는 설문조사가 나오기까지 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미혼남녀 875명을 대상으로 ‘첫 만남시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요인’을 물었다. 그 결과 1위 ‘솔직함’(21.5%), 2위 ‘유머러스함’(18.4%), 3위 ‘순수함’(17.5%)을 꼽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22.9%가 ‘유머러스함’을 1위로 꼽아 유머가 ‘솔직함’(2위), ‘지적임’(3위), ‘순수함’(4위), ‘터프함’(8위)을 모두 제쳤다.이렇듯 지금은 웃음을 활용하면 경력계발에도, 가정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는 시대다. 그렇다면 유머와 웃음을 어떻게 기업경영이나 개인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을까. 아울러 접목시킬 유머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은 유머감각을 도대체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유머의 달인, 웃음전도사, 코미디계의 거장에게 구체적인 팁(tip)을 들어본다면 지름길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양내윤 유머경영연구소 소장은 “유머경영이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자발적인 참여와 몰입,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라며 “결국에는 생산성과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대기업과 중소기업, 학원, 학교, 공공기관 등 거의 안 가는 곳 없이 전국구로 강의하는 ‘유머코칭전문가’ 양소장은 “최근 나에게 기업이 주문하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을 만들어달라’ ‘직원들의 기를 살려달라’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우리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서 ‘신나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아침방송의 명사칼럼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을 실시, 분기별 교육을 진행했고 지난 6월 우리은행에서는 활기찬 지점문화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1박2일간의 레크리에이션 교육을 진행했다. 양소장은 “금융업계간 영업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대고객서비스가 또다시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영업점의 분위기를 밝게 바꾸고 고객응대도 친절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이러한 움직임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양소장은 기업, 금융기관에 가서 어떤 비법을 강의할까. 그는 “지속적으로 유머경영을 활용하고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CEO의 표정’이다.양소장은 “유머경영 특강을 위해 기업체 강연을 가면 사장은 조용히 사라진다”며 “물론 바쁜 일정도 그 이유겠지만 본인이 함께하면 직원들이 불편해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CEO의 소극적인 자세는 ‘즐거운 일터만들기’를 직원들의 몫으로 돌리고 만다. 그는 “유머경영 시스템 차원의 비전수립, 근무환경 개선,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펀(fun)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며 “더 나아가 펀리더를 양성하고 유머교육과 함께 유머 평가시스템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일단 그 무엇보다도 CEO 등 상급 관리자부터 웃음을 보이며 유머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은 웃음을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전했다. 이소장은 “웃음 사진을 챙기면 스트레스는 절로 사라진다”고 했다. 회사의 컴퓨터 모니터 옆 등 잘 보이는 자리에 가족의 환하게 웃는 사진을 놓으라는 얘기. 이소장은 이어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다면 자신이 웃고 있는 사진도 좋다”며 “혹은 좋아하는 동물사진이나 즐거웠던 한때를 보여주는 사진, 자신의 희망이나 미래를 보여주는 사진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어떤 사진이든지 쳐다봤을 때 즐거움을 주는 사진이면 된다.또 이소장은 한국웃음연구소의 ‘웃음 10계명’을 소개했다. ‘크게 웃어라’ ‘억지로라도 웃어라’ ‘일어나자마자 웃어라’ ‘시간을 정해놓고 웃어라’ ‘마음까지 웃어라’ ‘즐거운 생각을 하며 웃어라’ ‘함께 웃어라’ ‘힘들 때 더 웃어라’ ‘한 번 웃고 또 웃어라’ ‘꿈을 이뤘을 때를 상상하며 웃어라’ 등이 바로 이들 10계명이다.한편 김진배 유머경영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거대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도 ‘기업이 어려움에 처할수록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결단과 유머’라고 말할 정도”라며 유머 잘하는 방법을 일러줬다.그는 무엇보다 “상대의 연령, 상황, 관심사에 맞는 유머를 구사해야 한다”며 “생활 속의 실수담 등 자기체험에서 나온 생활유머가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김원장은 이어 “나만의 개인기를 준비하거나 적극적이고 큰 제스처로도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웃음 명강사들은 입을 모아 “유머와 웃음은 후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력으로 유머감각은 길러질 수 있고,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보다 많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웃음문화학회 부회장인 김웅래 인덕대 방송연예과 교수의 경우 본인의 수첩에서 한 장의 메모지를 꺼내 보여줬다. 메모지 양면에는 조크와 콩트 등 각종 유머의 ‘제목’만 촘촘히 적혀 있었다. 코미디 연기자를 양성하는 그는 신인개그맨에게 “유머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매일 50개의 유머를 읽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김교수는 “50개 중 가장 재미있는 3개는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모인 일주일 분량을 다시 보고 그때도 재미있는 것을 추리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추린 유머에는 별표를 치고 외운 뒤 수첩이나 메모장에 제목만을 적어놓고 시시때때로 복습하라”며 “버스나 지하철 타는 시간도 활용하며 ‘제목만 보고 유머 떠올리기’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거듭 연마하다 보면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마치 ‘그 자리에서 생각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유머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한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평생 웃는 시간을 다 합치면 고작 80일이라는 통계자료가 있다. 잠자는 데 보내는 23년, 일하면서 쓰는 26년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웃는 시간. 명강사의 팁과 함께 더 활짝 웃어보고, 보다 자주 웃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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