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상승 땐 ‘Buy & Hold’가 최선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고 있다. 상승 원인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지난 7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구조가 개선됐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갖게 됐다. 그 결과 나타난 게 기업이익 증가인데 2002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높은 이익증가는 비용절감이나 순환적인 변화를 넘는 구조개선을 반영하고 있다.그 다음은 경기회복으로 주가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유가상승으로 선진국 및 국내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진행 상황을 보면 선진국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심하지 않고 국내소비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3년 넘게 내수가 부진했던 데는 심리 악화의 영향이 컸는데, 최근 금융시장 활성화를 통해 이 부분도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소비는 안정적인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마지막으로 유동성 유입이다. 앞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들어올 경우 이는 단순히 증권시장 내에서 채권과 주식 사이에 자금이 이동하는 차원을 넘어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의 재편과정이 될 것이다. 그만큼 자금유입 기간이 길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현재 주가상승을 단순히 유동성에 의한 것이라든지, 1000을 넘은 후 하락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해석하면 안된다. 이미 한국 주식시장은 과거와 다른 환경, 다른 패턴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1000은 상승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추세의 시작’이다.주가가 대세상승을 할 때 투자전략은 간단하다.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주식을 파는 것은 주도주와 너무 동떨어진 주식을 샀을 때 정도에 그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어떤 주식을 선정하느냐가 시장에 대응하는 관건일 수밖에 없는데 이 문제는 간단치 않다.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은 업종대표주를 중심으로 상승해 왔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펀드멘털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인데, 89년 이전에 상장돼 현재까지 남아 있는 비금융기업 중 이익 상위 50개사가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 정도로 89년 64%에 비해 3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이익이 한쪽으로 몰려 주가 차별화가 나타난 것이다.앞으로는 ‘업종대표주 중심의 차별화’에서 소외됐던 주식의 부상이 예상된다. 이들 종목은 지난 몇 년간 주가가 거의 오르지 못해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에 있는데, 기업 내용에 걸맞은 주가를 찾아갈 경우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다. 특정종목이 이 대열에 끼려면 최소한 이익이 감소하지 않을 정도로 업종경기가 좋아야 하고, 주가부담도 없어야 한다.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는 산업이 IT와 자동차, 증권이다.올 상반기까지 IT는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LCD-TV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공급 초과로 인해 제품가격이 오르지 못했고, 반도체도 만족스러운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IT경기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1년여의 IT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95년 반도체 경기둔화나 2000년 버블붕괴와 같은 쇼크가 오지 않았다. 상반기에 세계적으로 IT재고가 소진됐기 때문에 이제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다.자동차 주식은 최근에 오르기는 했지만 주가가 오랫동안 정체해 가격부담이 없고, 내수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어 빠른 이익개선이 예상된다. 증권은 유동성 장세에 대응력이 강하고, 주가가 대세상승에 들어가 있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간접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는 우선 적립식펀드의 환상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적립식펀드는 주가가 횡보나 하락할 때는 양호한 성적을 내지만 상승장에서는 좀처럼 투자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적립식펀드보다 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순수 주식형펀드가 더 나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 앞으로 국내 펀드시장에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계속돼 온 ‘은행 중심-채권 중심’ 구도가 깨지고 자금흐름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한쪽으로 쏠리는 힘이 컸던 만큼 반작용도 커지게 되는데 한동안 자금이 빠지기만 했던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오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지금까지 움직임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우리나라 총금융자산의 50%를 차지하는 은행 저축성 예금잔고는 지난 3월 이후 줄어들고 있다. 예금자들이 시중금리가 5% 밑에서는 은행에 돈을 넣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인데, 한동안 은행예금을 대체했던 채권형펀드 역시 금리가 워낙 낮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또 하나 자금유입을 더욱 촉진하는 부분은 주가상승이다. 사실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지만 그동안 유동성 유입은 크지 않았다. 처음에는 1000에 대한 공포 때문에 돈이 들어오지 않았고, 1000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 후에는 주가가 단기급등했다는 부담 때문에 자금유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차례 조정을 거쳐 주가에 대한 부담이 사라질 경우 자금유입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주가가 상승을 반복할 때 은행이나 채권형상품 같은 안정 지향적인 자금운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는 금융자산의 상당부분을 줄여 주식형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사하는 것이 좋다. 유사 주식형펀드도 줄여야 한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때 혼합형 수익증권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주식투자를 통해 원하는 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주식 편입비율을 최소 70% 이상 가져가는 성장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투자하려는 펀드의 성격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배당주 펀드인데 배당주 펀드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최소한 공금리 수준의 배당을 확보하려는 방어적인 상품이다. 배당을 많이 주는 만큼 성장성이 낮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때는 다른 펀드에 비해 수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덱스펀드 같이 주가상승의 상당부분을 공유할 수 있는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시장을 나쁘게 생각해 투자시기를 놓칠 수도 있고, 주도주가 아닌 종목을 선택해 상승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 앞으로 진행될 주가상승 때는 이런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상승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잡기 힘들고, 주도종목과 소외종목의 차이가 벌어져 일부 종목은 주가상승 와중에도 하락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간접투자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구성을 갖고 있는 펀드와 그렇지 못한 펀드 사이에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다.따라서 자신의 투자전략과 방향이 올바른지 항상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종목이 주도주와 동떨어져 있다고 판단될 때는 과감하게 종목을 교체하고, 펀드도 종목구성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새로운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투자법’이 오랜 침묵을 깨고 상승하는 주식시장을 향유할 수 있는 방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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