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전성시대…대형사 잇따라 탄생

선두그룹 해외영업 강화 추세…외국계 출신·2개 국어 능통자 우대

2005년 상반기 증권가 최대 이슈는 단연 ‘합병’이다.주가지수 1000시대를 다시 맞았지만 합병으로 함박웃음을 터뜨릴 여유도 없던 증권사들이 있다. 합병작업으로 분주했던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약칭 한국증권)이다. 대한투자신탁증권 또한 하나은행이라는 새 주인을 만나 ‘증권사 대형화’ 트렌드에 일조했다.먼저 지난 4월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의 합병사다.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은 자본금 7,868억원, 자기자본 1조8,160억원을 갖춘 매머드급으로 거듭났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에 포함돼 자금조달 능력이 풍부한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게 됐다. 우리투자증권의 신임사장에는 박종수 전 LG투자증권 사장이 선임됐다. 과거 대우증권 사장으로도 실력을 발휘했던 박사장은 “2007년까지 고객자산을 50조원으로 늘려 자산관리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합병 이후 회사 자체를 아예 다른 건물로 이사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옛 푸르덴셜증권빌딩이 6월27일부터 우리투자증권의 새둥지가 됐다.합병회사가 탄생하면서 리서치센터에도 변화가 왔다. 일단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의 리서치헤드가 나란히 물러났다. 통합된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부임한 인물은 박천홍 상무다. 모건스탠리 리서치헤드 출신인 박상무는 기관ㆍ리서치본부 총괄전무에 올랐다. 리서치센터의 브레인 기업분석팀장으로는 반도체ㆍ가전분야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구희진 애널리스트가 발탁됐다. LG투자증권 출신의 구애널리스트는 수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 다관왕을 지켜온 테크(Tech)분야 베테랑이다.한국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 합병 두 달 후인 6월1일 출범했다.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합병비율은 1대1이며 한국투자증권이 종속법인이 됐다. 통합증권사의 공식이름은 ‘한국투자증권’이지만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대표증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약칭은 ‘한국증권’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한국증권은 자본금 1,400억원, 영업점 124개, 직원 2,348명의 대형증권사로 발돋움했다. 합병사 출범 직전인 3월 말 기준으로 볼 때 한투증권의 수익증권 판매잔고는 16조2,000억원, 동원증권은 3,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증권은 수익증권 판매잔고 면에서 19조2,000억원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섰다.이뿐 아니라 한국증권은 합병을 통해 각 회사가 지니고 있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자산운용부문에서 노하우를 갖춘 한투증권과 투자은행(IB)부문과 브로커리지가 뛰어난 동원증권이 통합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회장에는 장승우 전 동원금융지주 상임고문이 선임됐다. 또 한국증권의 초대사장에는 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취임했다. 홍사장은 출범식에서 “향후 2020년에는 ROE 25%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며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한국증권의 리서치본부장으로는 동원 출신의 조홍래 전무가 임명됐다.한편 하나은행은 지난 5월31일 대투증권의 지분인수를 완료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대투증권 인수자금 4,750억원을 납입한 하나은행은 대투증권 인수로 자산운용시장 점유율(13.4%) 1위로 올라섰다.2005년 상반기 증권가의 또 다른 트렌드는 ‘해외영업 강화’다. 삼성과 대우, 한국, 우리, 굿모닝신한, 현대 등 대형사들이 해외영업에 특히 신경을 썼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외국계인 모건스탠리 출신 박천웅 상무에게 기관ㆍ리서치본부 총괄전무를 맡겼다. 현대증권은 리서치센터의 해외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제영업본부장이었던 장승철 상무를 리서치센터장으로 앉혔다. 또 글로벌영업 활성화를 위해 뉴욕법인에 1,200만달러를 증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우증권은 외국계인 살로먼스미스바니 출신의 박윤수 전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홀세일영업본부장으로 영입해 해외영업과 해외리서치본부를 총괄하도록 했다. 최근 ABN암로 출신 크리스 김도 대우증권 국제영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조홍래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무는 “리서치본부 주니어급 애널리스트를 뽑을 때 2개 국어 이상 능통자를 우선적으로 찾는다”며 “이는 해외영업 보강을 위한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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