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은 가라’… ‘근육질’로 재무장

기업의 변신은 무죄다. ‘2005년 한국의 100대 기업’ 선정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순위변동을 겪었다. 부동의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한 5개 기업만 전년도와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100대 기업 중 39개사의 순위가 상승한 반면, 66개사는 순위하락의 아픔을 경험했다.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순위부침이 꽤 치열했던 결과다.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기업도 적잖다. 개중에는 순위권(100위) 밖에서 이번에 100대 기업 신규멤버로 등록한 기업만 20개사에 이른다.특히 하이닉스반도체 등 8개사의 순위 급등은 놀라울 따름이다. 하이닉스반도체와 LS산전은 무려 401계단이나 급등해 각각 12위, 81위에 안착했다. 대한항공ㆍ현대상선ㆍ아시아나항공ㆍ삼성전기도 400위권 밖에서 50위권 입성에 성공했다. 매출액이 급등한 건 당연지사다. 특징적인 건 당기순이익 변화다. 하나같이 적자에서 대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결과 부채비율은 대폭 떨어졌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껑충 뛰었다. 순위 급등의 금자탑을 쌓은 8개사를 살펴본다.▷ 하이닉스반도체(413위 → 12위) =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위기극복에 성공한 결과다. 매출액은 3조6,204억원에서 5조8,643억원으로 무려 61.98%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의 급등세는 한편의 드라마다. -1조7,450억원의 눈덩이 같던 적자가 불과 1년 만에 1조6,924억원 흑자로 대변신했다. 46.98%의 엄청난 ROE에 힘입어 부채비율은 85.07%로 뚝 떨어졌다. ‘2005년 한국 100대 기업’ 선정이 낳은 최고의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한때 하이닉스반도체는 재기불능의 거대 공룡으로 묘사됐다. 99년 LG반도체와의 합병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낳았다. 200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경기 하락도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였다. ‘마른수건 짜내기’식의 혹독한 구조조정 결과 점차 경영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2003년 3분기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2004년 2분기에는 창립 이래 최대 폭의 분기이익을 달성했다. 연이어 3분기에는 업계 최고 수준인 30% 이상의 영업이익률까지 일궈냈다. 이 결과 2004년 D램업체 시장점유율 2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는 99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한국외환은행(398위 → 16위) = 영업수익이 4조8,860억원에서 6조5,248억원으로 증가했다. 33.54% 늘어난 규모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도 2,138억원 적자에서 5,220억원의 흑자로 탈바꿈했다. 이는 투자금융과 외환ㆍ무역금융의 성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투자금융에선 M&A와 신디케이트론 등의 선두주자답게 이 부문에서 높은 이익을 거뒀다. 국내 8대 은행의 외환거래 실적 중 46%를 차지하는 외환ㆍ무역금융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현재 무역금융과 수출입금융에서 독보적인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89년 민영화 이후에는 개인ㆍ기업금융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IMF 금융위기 이후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글로벌 은행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가 많다. 태생적 근거가 해외에 있는 만큼 나라 밖에서의 파워가 특히 강하다. 현재 21개 국가에 28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이는 국내은행 중 최강의 해외영업망이다. 향후에는 BRICs(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까지 커버할 예정이다. 최근 자본 확충과 자산구조 건전화 및 수익구조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다양하고 품격 있는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대한항공(408위 → 27위) = 항공수요의 꾸준한 증가세와 요금상승이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이 됐다. 유가 급등이 부담스럽지만 이를 웃도는 외형 증가로 적정수익성을 확보했다. 6조1,771억원의 매출액이 2004년 7조2,108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가폭은 16.73%다. 당기순이익은 ‘-2,411억원 → 4,866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부채비율 255.78%에 ROE는 13.45%로 나타났다. 국내 1위 항공사로서의 인지도와 설비능력, 운송효율성 등을 두루 완비했다. 특히 지속적인 항공기 신규도입으로 설비경쟁력이 양호하다. 다만 유가ㆍ금리변동은 수익성 제약요소로 꼽힌다.대한항공은 지난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2010년 세계 10대 항공사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첨단항공기 도입과 기내 서비스 향상 등을 비롯해 IT부문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비전 선포와 함께 지난 3월에는 창사 후 최초로 전 직종의 유니폼을 바꾸는 개혁을 단행했다. 5월부터는 국내 최초로 기내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2008년까지 50대의 장거리 여객기 전 기종에 고속인터넷을 설치하는 등 기내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 2009년까지 500석ㆍ2친형 A380 초대형 항공기 5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상선(401위 → 29위) = 업황 호조에 따른 흑자전환이 100대 신규진입의 동력이 됐다. 2004년 현대 상선은 전년 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은 3조9,446억원에서 5조1,186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453억원 적자에서 4,278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70.94%의 경이로운 ROE로 부채비율은 375.7%까지 떨어졌다. 컨테이너와 탱커 등 해운시황이 회복된 게 결정적이었다. 외화환산이익이 대규모 발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전련ㆍ포스코 등과의 장기계약이 안정적인 매출구조에 기여했다.현재 선박 10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강점은 다양한 사업영역에 진출해 있다는 점이다.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등 어느 한 부문에 의존하지 않고 컨테이너와 비컨테이너부문 매출이 6대4의 안정적인 비율로 구성돼 있다. 이는 경기영향을 덜 받고 안정된 수익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올해 실적도 맑음이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1,558억원)은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해상운임 상승 등 수익성 제고가 한몫 했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컨테이너선부문에서는 중국ㆍ베트남 등 유력시장의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벌크선부문에서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신규선박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기(409위 → 41위) = 매출액은 2조5,913억원에서 2조6,874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2,191억원에서 954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ㆍ카메라모듈 등의 주요사업이 플러스 수익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위 육성제품인 기판사업부문의 호조세도 순익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개발ㆍ제조ㆍ물류 등 인프라 경쟁력 개선이 수익성 제고로 연결됐다. 삼성카드의 지분법 손실 리스크가 해소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58.91%의 부채비율은 우량한 재무구조를 단적으로 상징한다.현재 세계적인 종합 전자부품회사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카메라모듈 관련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이 결과 2004년부터 세계 3위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9.9%였던 점유율은 올해 12%대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향후 1위 육성제품에 경영역량을 집중해 2010년 매출 9조원에 이익률 15%를 달성, 세계 3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3조6,000억원선의 매출을 올려 기술 집약의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433위 → 48위) = 아시아나항공이 48위에 랭크됨으로써 양대 항공사 모두 400위권 밖에서 100대 기업 신규진입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2조5,061억원에서 2조9,921억원, 당기순이익은 -382억원에서 2,680억원으로 늘었다. ROE 36.61%도 놀랍다. 구조조정에 따른 자산매각으로 매각이익이 발생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렸다. 달러약세에 따른 환차익도 매출개선에 기여했다. 매출증가는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항공유 상승 등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여객수요 증가와 환율하락으로 커버했다.88년 창사 이래 ‘최고의 항공서비스’라는 명성을 쌓아왔다. 가령 고객의 말씀 접수창구를 다원화한 후 이를 서비스 품질 개선과 개발에 적극 반영해 왔다. 지난 2003년 세계 최대 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해 마일리지 적립과 무료항공권 사용을 확대했다. 역시 향후 걸림돌은 유가상승이다. 현재 항공시장은 초저가 항공사의 약진 및 기존 항공사들간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일드(Yieldㆍ1㎞당 유상승객 지불액)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비상계획을 가동해 전사적으로 비용 최소 및 매출증대에 힘쓰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최고의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국내선사업을 분리ㆍ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제일은행(399위 → 53위) =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내세워 2004년 부쩍 성장했다. 자산 7위에 지점망 5위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췄다. 2003년 2조4,179억원이던 영업수익이 2004년 2조6,858억원으로 증가했다. 134억원의 적자이던 장부가 1,199억원의 흑자로 전환됐다. 과거 기업금융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소매금융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거쳐 고객서비스센터 설치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강화에 공을 들였다. 방향은 규모보다 수익성을 택했다. 혁신 노력을 통해 조직 쇄신을 적극 실천했다는 평가다. 99년 뉴브리지로 경영권이 양도된 후 올 1월 재차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주식 전량이 넘어갔다. 올 4월부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경영이 본격화됐다.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인수로 장기신용등급도 상향조정됐다. 현재 S&P는 A-, 무디스는 A3, 피치는 A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제일은행에 대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성장전략은 다각적이다. 일단 소비자금융은 시장고객 세분화를 통한 관계형성(중소기업ㆍ자산관리상품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고객세분화, 고객신용평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기법 및 노하우 공유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기업금융만 해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경우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는 글로벌 마켓 차원의 수수료수익 상품 및 일반은행 상품의 범위확대도 포함된다. 해외자금력을 활용한 자금조달구조 재조정 등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LS산전(482위 → 81위) = 5년 만에 매출 1조원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매출액은 16.74% 증가했다. 8,683억원에서 1조137억원으로 변신했다. 당기순이익은 550억원 적자에서 84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538%에서 290.64%로 크게 감소했다. 2003년에 반영됐던 영업권상각 등 비경상적 손익악화 요인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구조조정 완료에 힘입어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실적개선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전자태그(RFID) 관련 등 설비투자에 따른 매출도 한층 가시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속가공사업은 LG전자 등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와 원재료가격 상승을 반영한 제품가격 인상으로 안정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원래 LG산업이었는데 올 3월 CI선포식에서 LS산전으로 거듭났다. 단품 위주에서 벗어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키워드는 ‘내실성장’(Profitable Growth) 추구다. 세부방침은 경쟁력 강화, 성장가능시장 집중공략, 제품력 강화, 신사업 발굴 및 조기정착, 차별적 역량 확보 등이다. 올해 예상매출액은 전년보다 10.5% 신장한 1조1,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중장기 목표는 ‘품질과 제품개발력이 탁월한 기업’이다. 기술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유비쿼터스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돋보기 한신평은 이런 회사기업금융 콘텐츠 최강자와 공동으로 ‘2005년 한국 100대 기업’을 선정하고 있는 한국신용평가정보(이하 한신평정보)는 지난 198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신용평가사다. 신용정보와 관련해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를 대다수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신용정보 역사를 개척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합작으로 한국신용평가를 설립했고, 세계 3대 신용정보사인 트랜스유니온(TU)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2002년 국내 최초의 크레딧뷰로(CB)를 출범시켰다. 유럽의 뷰로반다이크(BvD), 영국의 그레이던(Graydon), 일본의 제국데이터뱅크(TDB) 등 전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제휴ㆍ협력을 통해 선진신용정보의 국내 도입, 국내기업정보의 해외 제공 등을 도맡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 증권, 보험, 창투사 등 전 금융사와 제조, 서비스, 컨설팅, 공공기관 등에서 한신평정보(KIS-LINE)를 통하지 않고는 양질의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금융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신평정보는 지난 17년간 연속 기업금융 콘텐츠부문 시장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공동추심 자산관리업무 수행 등 자산관리, 채권추심 등으로 다각화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2004년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로부터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경영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리딩크레딧뱅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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