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질유분해시설 ‘베스트’… 수출 ‘굿’

직전조사(2003년) 종합 14위에서 이번(2004년)에 10위로 올라섰다. ‘톱10’ 진입의 견인차로 매출증가가 톡톡히 한몫을 했다. 2004년 매출(10조6,887억원)은 전년도(7조9,040억원)보다 무려 3조원 가까이 늘었다. 매출액증가율 35.23%는 상위 10위 중 포스코(37.84%)에 이어 ‘No.2’다. 당기순이익의 증가세는 더 드라마틱하다. 2,556억원에서 9,411억원으로 무려 268.14%나 급등했다. 10,716%의 증가세를 거둔 SK에 이어 2인자 자리를 꿰찬 성적표다. 자산은 4조7,559원에서 5조5,456원으로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127.53%로 비교적 양호했다. 압권은 ROE(자기자본이익률다. 46.07%의 ROE는 전체 대상기업 중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4단계 상승이지만 내실만은 그 이상 개선됐다는 평가다. 2005년 7월 현재도 무난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S-Oil은 1976년 설립됐다.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지속해 왔다. 한편으로는 국제화 시대에 맞는 기동성 있고 진취적인 경영체질을 배양함으로써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정유회사로 성장했다. 세계적 수준의 중질유분해탈황시설을 바탕으로 국내외시장을 연계하는 생산ㆍ마케팅 전략을 추구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최고 품질의 석유제품을 생산ㆍ공급해 소비자보호와 환경보호에 가장 앞서가는 기업으로서 위상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순위상승의 일등공신은 ‘중질유분해탈황시설’(BCC)이다. S-Oil의 하루 원유처리 능력은 58만배럴에 달한다. 단순한 원유정제시설 규모에서는 국내 정유사 중 3위 규모다. 하지만 최근 정유사의 수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질유분해시설 규모에서는 국내 최고일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S-Oil 경쟁력의 비결은 총 18억달러가 투자된 첨단 중질유분해탈황시설(BCC)이다. BCC(Bunker-C Cracking Center)는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고급원유 대신 수급이 원만한 저급원유를 정제할 때 불가피하게 생산되는 저급 B-C유를 100% 가까이 휘발유, 등ㆍ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설비다. 정유설비 가운데 최고의 부가가치 설비로 알려져 있다.S-Oil은 최첨단 고부가가치 BCC시설을 성공적으로 가동함으로써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석유소비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9,4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Oil의 BCC는 단순제조업으로만 인식되던 국내 정유산업을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정유산업의 역사를 바꿔 놓은 시설로 평가된다. 내수산업으로 인식되던 국내 석유산업의 기존 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해 가동 초기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 결과 수출과 내수의 조화를 통해 국내외 영업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이에 따라 매년 생산물량의 50% 이상을 수출함으로써 국내 석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4년에도 총매출액의 57%가 넘는 약 54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그 덕분에 2004년에는 석유제품이 국내 수출품목 중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수출은 내수에 비해 유통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다량으로 판매돼 국내판매의 직매와 유사하다. 또한 달러화로 결제되므로 환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현재 정유사의 수익성 개선은 휘발유, 경유 등 경질석유제품의 수급이 빠듯하기 때문에 경질유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ㆍ중질석유제품과 경질석유제품간의 가격차)가 확대되는 데 크게 기인한다. S-Oil은 국내정유사 중 중질유를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고도화시설 비율이 가장 높다. 때문에 현 시장상황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업계는 현재의 수급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호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향후 S-Oil의 수익전망은 비교적 밝다. 현재 세계 석유시장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석유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제시설이 부족해 원유가격 대비 석유제품가격 차이인 정제마진이 당분간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제시설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BCC시설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BCC시설 비중이 높은 S-Oil에 유리한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최근 국제시장에서 원유정제시설의 생산마진은 줄고 있다. 반면 BCC시설의 생산마진(Crack Margin)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S-Oil처럼 수출비중이 높고 고도화시설을 많이 보유한 정유사에는 매우 유리한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S-Oil은 유리한 시장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앞선 투자로 확보한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한편 수익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회사측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실현되면 수익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올해의 경영 중점과제는 ‘새로운 성장기반을 다지는 해’의 실현이다. 2005년의 경영여건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중국의 긴축정책 등으로 2004년에 비해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석유제품 수요증가 둔화에 따른 정제마진 하향 안정화 등이 불가피해서다. 이에 S-Oil은 2005년을 회사의 고수익 창출능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성장기반을 다지는 해로 정했다. 이를 위해 S-Oil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신규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다.또 국내외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석유제품 품질규격 추세에 대응해 환경친화적 고품질 석유제품 공급을 선도할 작정이다. 이미 구축된 생산ㆍ판매기반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다. 마케팅 분야에 대한 지속적이고 효율적 투자를 통한 성장기반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효율적인 브랜드 관리,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 시장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가격정책, 거래처와의 유대 강화 등을 중심으로 포괄ㆍ전략적으로 디자인된 마케팅 계획에 따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청사진을 선보였다. 경영효율성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의 성공적 구축과 상호협력적 노사관계의 유지ㆍ강화도 S-Oil이 역점을 두는 대목이다.돋보기 BCC의 경제학7년간 1조5천억 투자결실… 업계 ‘No.1’BCC는 국내 석유시장이 직면한 심각한 고급원유 부족현상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지상유전’ 역할을 수행한다. S-Oil의 BCC는 등ㆍ경유를 주로 생산하는 수첨분해시설(Hydrocracker)과 휘발유를 주로 생산하는 접촉분해시설(RFCC) 및 고유황B-C를 처리해 저유황B-C를 생산하는 B-C탈황시설(Hyvhal) 등으로 이뤄진다. BCC는 부가가치가 높은 반면, 동일한 규모의 원유정제시설 투자비의 10배 정도가 소요될 만큼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다. S-Oil은 막대한 투자비 부담과 불확실한 시장환경 변화 때문에 경쟁사들이 망설이고 있을 때 대규모 투자를 결행했다. 미래의 석유시장 변화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결정이었다.S-Oil은 1991년 사우디 아람코와 합작계약을 체결하고 BCC건설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람코와의 합작을 통해 투자재원을 조달함은 물론 안정적인 원료공급선을 확보했다. 이로써 성공적인 BCC시설 건설 및 효율적인 운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BCC 건설은 7년에 걸쳐 진행됐다. 외환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97년 4월에 1조원의 투자비가 투입된 1차 BCC투자를 마무리했다. 뒤이어 완공한 자일렌(Xylene 센터ㆍ2002년에 완공한 제2 B-C탈황시설(New Hyvhal) 완공 등으로 총 1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역사를 마무리했다. 이 결과 S-Oil은 고부가가치제품의 본격 대량생산체제에 돌입했다. 모든 생산제품을 경질화 및 저유황화해 100%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갖춘 정유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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