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매출 급증,‘유비쿼터스 덤벼’

2004년은 모든 이동통신사업자에게 힘든 한 해였다. 연초부터 실시된 번호이동성제도로 업체간 경쟁이 가중된데다 접속요율 조정을 포함한 규제환경 심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하지만 이 같은 여건에서도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9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무선인터넷 매출만 떼어놓고 보면 전년 대비 38.1% 성장한 1조8,234억원이었다. 이는 고기능 단말기 보급 확대와 서비스 다양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에 힘입은 결과라는 게 회사측의 분석이다. 접속료 수익을 제외한 이동전화 매출 대비 20.6%에 해당하는 실적이다.SK텔레콤은 1984년 차량전화서비스 업무의 효율적 관리와 이용자 편익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전기통신공사(KT 전신)의 위탁회사 한국이동통신서비스로 출범했다. 차량전화서비스로 시작된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지난 3월 말 가입자 3,700만명 시대를 여는 등 이동전화 보급률이 전국민의 76.9%에 달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이동전화 서비스, 단말기, 장비분야를 망라해 명실상부한 이동통신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이를 주도한 기업 중 하나가 바로 SK텔레콤이다.지난해 3월13일에는 세계 최초 DMB용 위성인 ‘한별’을 발사하는 데 성공해 ‘손안의 TV’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미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서비스 네이트와 프리미엄 멀티미디어서비스 준(JUNE)을 선보이며 단순통화 기능을 넘어서 생활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종합통신서비스를 개척해 왔던 터다.특히 무선인터넷부문에서 SK텔레콤은 2002년 세계 최초로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인 CDMA2000 1x EV-DO의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이동통신서비스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앞장서 왔다. 이러한 고속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02년 11월에 VOD/MOD 전용 멀티미디어서비스 준을 내놓고 본격적인 3G 멀티미디어서비스 시장을 창출했다. 즉 보이스 성장 정체를 극복할 새로운 무기, 무선인터넷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온 셈이다.SK텔레콤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99년 5월 몽골 제2의 이동통신사업자 스카이텔(Skytel) 지분 인수를 통해 그해 7월부터 이동전화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2003년 7월에는 베트남에서 에스폰(S-Fone)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에스폰은 지난 5월 가입자가 25만명을 돌파했다. 해외 직접진출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솔루션, 그리고 콘텐츠를 이스라엘,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 제2의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중국 최초의 해외합작 통신서비스업체 ‘유니에스케이’(UNISK)를 설립해 중국 무선인터넷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아시아네트워크운용사업자(MNO)로는 최초로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어스링크(EarthLink)와 합작한 SK어스링크 법인을 설립, 미국 MVNO사업의 성공적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SK텔레콤은 지난해까지는 번호이동 시차제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올해는 양방향 MNP가 시작돼 오히려 이동통신시장의 안정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올해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컨버전스&유비쿼터스 시대에 맞는 신규사업을 개발한다는 경영전략을 세웠다.SK텔레콤의 올 상반기 행보를 살펴보면 우선 콘텐츠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바로 핵심사업인 기존 통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5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위성DMB를 비롯해 WCDMA에만 6,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차세대 망 고도화에 따른 킬러 콘텐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특히 콘텐츠 중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영상, 음악, 게임의 3대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지난 2월에는 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 아이에이치큐의 지분을 21.66%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아이에이치큐가 제작하는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SK텔레콤 통신과 인터넷서비스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서비스 퀄리티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SK텔레콤측의 기대다.음악 콘텐츠 확보와 유통을 위해서는 지난 5월 말 YBM서울음반을 인수했다. SK텔레콤은 YBM서울음반 지분을 60%(292억원) 확보함으로써 지난해 11월 오픈한 음악포털 ‘멜론’에 안정적으로 음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지분인수 외에도 SK텔레콤은 각종 펀드를 설립해 관련업계에 과감한 투자를 병행하는 상생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5월 초 7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를 설립한 데 이어 5월 말에는 300억원 규모의 음악펀드도 설립했다. 300억원 음악펀드는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5억~10억원 규모의 음반제작 등 프로젝트파이낸싱에 투자될 예정이다.SK텔레콤은 이처럼 영상, 음악, 게임 등 업계에서 확실한 전문분야를 가진 여러 콘텐츠사업자와 다각적인 제휴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컨버전스 환경하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통해 무선인터넷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서성원 SK텔레콤 상무는 “좋은 콘텐츠를 틀어줄 디바이스와 네트워크는 되는데 거기에 담을 콘텐츠가 없는 게 현재 IT 한국의 현실”이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장과 환경을 만들어 주고 거기서 나오는 좋은 콘텐츠를 우리 무선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통해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SK텔레콤은 단기적으로는 무선인터넷의 성장세 유지를 통해 핵심사업에서 확고한 생존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ㆍ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목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SK텔레콤은 한국의 톱10 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IT기반 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에도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경찰청, 한국복지재단과 손을 잡고 시작한 ‘모바일 미아찾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초 미아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사진을 포함한 해당 미아의 정보를, 사전동의를 받은 SK텔레콤 이용자에게 발송한다. 결국 이 메시지를 확인한 이용자들을 통해 미아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서비스 제공 만 1년 만에 총 41건 시도 중 9명의 미아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SK텔레콤과 경찰청은 ‘모바일 미아찾기’서비스의 공익성에 주목해 지난 5월부터는 그 대상을 실종 치매노인으로까지 확대했다.이밖에도 SK텔레콤은 자원봉사 문화 확산에 기여해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 자원봉사 문화 확산을 위해 구성원과 그 가족들의 자원봉사 참여 확대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고객봉사단 ‘써니’(Sunny) 프로그램 등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돋보기 상생경영‘파트너온’으로 신가치경영 앞당겨지난해 창사 20주년을 맞은 SK텔레콤은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위한 ‘신가치경영’을 선포했다.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나아가 이를 리드하기 위한 전사적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고객과 구성원,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3V 제고’와 일반 공중과 비즈니스 파트너, 정부의 신뢰관계를 쌓는 ‘3R 혁신’, 그리고 3V 제고와 3R 혁신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선순환을 추구, 가치를 극대화하는 ‘가치 선순환’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신가치경영의 핵심인 상생의 원리는 “파트너사의 경쟁력이 곧 SK텔레콤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수평적 네트워크 협력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김신배 사장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따라서 SK텔레콤은 신가치경영 선포와 함께 ‘BR추진팀’이라는 신설팀을 만들었다. SK텔레콤과 협력사인 중소기업간에 효율적 협력관계를 확고히 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팀이다. 여기서 BR는 비즈니스 파트너 릴레이션십을 뜻한다.자금지원과 교육, 포상제도 등으로 짜여진 BR프로그램의 브랜드는 ‘파트너온’(Partner On)이다. 파트너사와 항상 켜져(On) 있는 관계라는 의미와 함께 파트너사가 SK텔레콤의 위(On)에 위치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SK텔레콤측은 신가치경영이 협력기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의해 구현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파트너온 프로그램이 신가치경영을 앞당기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