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개통ㆍ신도시 공단 등 호재 만발

“여긴 원래 행정수도 이전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아산신도시와 삼성 탕정공단이 들어서면서 땅값이 많이 오른 거지요. 요즘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로 거래가 사실상 제한돼 외지인은 물론 현지인들의 문의도 뚝 끊어진 상태입니다.”천안ㆍ아산지역의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요즘 근황이 어떻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산신도시와 삼성 탕정공단 건설, 고속철도 및 수도권 전철 개통 등으로 충청권 중에서 유망지역으로 주목을 받아온 천안ㆍ아산지역의 부동산시장은 의외로 잠잠한 상태다.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충남 연기ㆍ공주로의 행정수도 이전이 사실상 무산됐을 당시에도 같은 충청권인 천안ㆍ아산 주민들의 민심은 담담했다. 한마디로 행정수도 위헌판결의 후폭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따라서 정부가 행정수도 후속대책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천안ㆍ아산지역의 부동산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아산시 둔포면 일대는 87만평 규모의 전자ㆍ정보 집적화 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지난해 평당 35만원 수준이었던 전답의 가격이 100만원을 호가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전형적인 농촌마을 아산시 송악면 논의 경우 2003년만 해도 평당 5만원에 거래가 힘들었지만 지난해에는 평당 20만원을 호가해도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가 됐다.이처럼 천안ㆍ아산지역의 땅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토지투기지역, 주택투기지역 등 투기억제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각종 규제를 발동했다. 정부가 천안ㆍ아산지역의 부동산 과열을 규제로 차단에 나섰고, 매수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대토 수요도 마무리되면서 아산지역의 경우 매매가 잠잠한 상태로 토지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산시 남동 한솔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데다 양도세를 40%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들이 터무니없이 땅값을 높이거나 아예 팔려고 내놓지도 않는다”며 “매매 관련 문의만 간혹 있을 뿐 실제 거래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수도권 전철 개통의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천안시의 경우에도 토지 매매는 전반적으로 한산한 상황이다. 다만 천안ㆍ두정ㆍ직산ㆍ성환역 등 전철 역세권의 땅값은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불당택지지구 주변의 경우 주거지는 평당 400만~600만원선, 상업지는 평당 1,500만~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두정동 일대도 주거지는 평당 500만~700만원선으로 호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천안시 두정동 부동산뱅크공인 관계자는 “공장이전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문의는 많지만 매도자와 매수자간 매매희망 가격 차이가 너무 커 실제 거래는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부동산시장이 술렁인 탓에 천안ㆍ아산지역에 불었던 각종 건설공사 ‘붐’도 땅값의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각종 규제로 토지거래도 감소하면서 올 들어 공사물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이처럼 천안ㆍ아산지역의 토지시장이 규제에 따른 영향으로 수면 아래로 잠잠해진 가운데 수원과 천안을 잇는 수도권 전철이 개통됨에 따라 신설 역세권 주변 아파트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원 병점역과 충남 천안간 수도권 전철이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행을 개시함에 따라 서울에서 천안까지 전철을 이용해 1시간 19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해졌다.이에 따라 천안ㆍ아산의 신설 역세권 아파트가 교통여건 개선이라는 수혜를 받고 있다. 아울러 천안~온양온천 복선전철사업이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어서 서울에서 출발한 전동열차가 천안역은 물론 온양온천역이 위치한 충남 아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두정역 인근은 천안지역에 개통되는 4개 전철역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고 있어 올 들어 아파트 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두정역에 인접한 한성 필하우스와 대우1ㆍ2차의 매매가격은 전철 개통 후 각 평형별로 500만~1,000만원 가량 상승했으며, 재건축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성정동 대우목화, 주공5단지, 활림 1ㆍ2차와 신부동 주공2단지 등 소형아파트의 매매가도 1,000만원 가량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시내에 입지해 각종 개발호재가 작용하는 아파트의 경우 수요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반면, 외곽지역 새 아파트들의 상당수는 완공된 후에도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미분양 아파트가 좀처럼 줄지 않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지난해 하반기 입주한 아산시 장존동 청솔아파트의 경우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일정기간 전세로 임대한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민간임대아파트다. 이 아파트의 경우 2개동 전체를 인근 공단의 기숙사용으로 임대를 놓는 방식으로 입주자를 가까스로 구하기도 했다.아산시 충청부동산 관계자는 “호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산지역 인구에 비해 최근 신규 아파트가 너무 많이 들어서고 있다”며 “최근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의 상당수는 실수요보다 투자용이 많고, 새 아파트의 분양가도 기존 아파트보다 높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시장이 지역에 따라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연초 대단지 분양을 계획한 대부부의 건설업체들이 분양을 올 중반 이후로 연기하기도 했다.아산시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이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1,000가구 이상 되는 등 분양시장이 침체된 점을 감안, 분양시기를 조절했다”며 “수요자들의 새 아파트 선호 경향이 강하고 각종 호재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만큼 조만간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천안ㆍ아산지역에서는 연내 16개 사업장에서 총 1만2,973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우선 5월 아산시 배방면에서는 롯데건설이 24~45평형 704가구와 한성종합건설이 34~35평형 254가구를 각각 분양할 계획이다. 또 6월에는 GS건설도 33~57평형 1,875가구와 33~44평형 714가구를 1차와 2차로 나눠 공급한다. 이밖에도 벽산건설은 천안시 청당동에 28~52평형 1,647가구, 용곡동에서는 한라건설이 33~54평형 1,274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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