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금고, ‘무차입행진은 계속된다’

KT&G는 국내 담배시장을 75% 점유하고 있다. 또 세계 7~8위권의 거대 담배회사다. KT&G의 주식은 최근 상승세다. 이유는 뭘까. 바로 주주중시 3대 경영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나같이 무차입경영의 결과들이다.KT&G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고배당 정책, 현금유출 억제(계열 및 기업투자 자제)로 요약되는 주주중시 3대 정책을 펴고 있다. 우선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보면 2004~2008년까지 발행주식의 24%를 자사주로 매입할 계획이다. 24% 중 14%는 소각용이며, 나머지 10%는 주가 안정용으로 예정됐다. 이미 지난해에 1,6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중 1,300만주를 소각했다. 향후 계획을 충족시키려면 2005~2008년에 2,680만주 정도를 자사주로 매입해야 한다. KT&G가 지난 4월 1,000억원을 투입해 소각용 자사주 300만주(예상매입가 3만4,300원, 매입기간 5월2일~7월29일)를 매입하기로 한 것은 이런 실행의 의지 표현으로 판단된다.고배당 정책도 지속될 전망이다. 2005~2006년 배당률은 각각 36(1,800원)~40%(2,000원)로 예상된다. 배당수익률은 5.2~5.8%로 국고채(3년만기)수익률 3.8%를 웃돈다. 이익 변동성이 적고 예측 가능성이 높은 KT&G는 배당투자로 최고의 주식으로 손색이 없다.KT&G는 담배 생산과 물류에 필요한 설비투자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세계적인 담배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는 자금유출을 극히 자제할 계획이다.KT&G는 제약, 일반 유통 등에 관심을 갖고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이 분야로 자금 투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야로의 자금규모는 전체 순이익의 10% 범위 내에서만 집행할 계획이어서 자금유출의 규모는 크지 않다.이런 주주중시 경영을 펼치려면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 이것은 바로 영업활동에 의한 풍부한 현금흐름과 무차입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KT&G는 2001년과 2002년에 자사주 매각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대상으로 국내외 기관에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회계상 차입금으로 분류돼 2001년 이후 차입금이 늘어났으나 주가의 꾸준한 상승으로 2004년에 교환사채가 대부분 주식으로 교환됨에 따라 2005년 다시 무차입경영에 들어가게 된다.KT&G는 정부 부처로 출발해 민영화됐기에 애초부터 차입금이 없었기도 하지만, 풍부한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에서 무차입경영이 가능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 KT&G는 그동안 사실상 국내 독점기업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 영업이익률이 보장된데다 담배는 대부분 현금장사로 현금회전이 빨라 매출채권이나 불량채권의 발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KT&G를 둘러싸고 있는 영업환경은 최근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안으로 세금인상을 추진하고 있고, 흡연규제와 광고 등으로 담배사업을 죄어오고 있다. 외국계 담배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외국회사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담배의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하지만 KT&G는 고가 담배 출시, 브랜드 리뉴얼, 사회공헌사업을 통한 부정적 이미지 불식, 공장 현대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수출 확대, 경영비용 절감 등을 꾸준히 추진해 각종 악재에도 영업실적과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좋아질 전망이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활동만으로 생산과 유통에 필요한 설비투자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어 외부에서의 자금조달(차입금)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풍부한 현금창출로 인해 무차입경영의 신화는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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