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힘’ 전문강연에 열띤 호응

지난 5월1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주최 ‘세계시장에서의 특허 및 지식재산권 국제심포지엄’이 시작되기 약 30분 전. 참석자들이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한국특허정보원 관계자들을 비롯해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심포지엄 신청자들이 잇달아 대회의실에 입장했다. 행사 예정시간을 10분 남겨두고 이날 강사로 나설 미국의 법무법인 맥더모트 윌 앤드 에머리 소속 변호사들이 역시 대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봄비가 내린 탓에 일부 행사신청자들이 다소 늦게 행사장에 도착하기도 했지만 100여명의 참석자가 빼곡히 자리를 채워나갔다.본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석영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과 김종갑 특허청장의 기조연설이 마련됐다. 연설 중 김종갑 특허청장의 “특히 중소기업의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국제특허분쟁 예보시스템을 구축ㆍ운영하고 있다”는 말에 벌써부터 필기구를 꺼내 메모를 하기 시작하는 참석자도 눈에 띄었다.진지한 열기 속에 막을 올린 본강연은 스티븐 베커 변호사의 ‘특허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구축’으로 출발했다. 그가 특허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벤다이어그램 등 강연자료에 나와 있는 몇가지 예시를 들자 참석자들은 자료의 책장을 넘겨가며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이 같은 열띤 분위기를 반영하듯 베커 변호사의 스피치가 끝나고 휴식시간이 되자마자 일부 참석자는 베커 변호사에게 다가가 질문을 쏟아냈다. “미국기업에서 우리 회사를 상대로 상표권에 대해 제소해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 박상철 나사록코팅 대표는 베커 변호사에게 미국법이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 또 구속력이 있는지 등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후 다른 연사들이 강연을 마친 뒤에도 상표권과 관련해 질문을 계속했다.이날 행사에서는 4시간 동안 단 두 번 5분간의 휴식시간만 가진 채 ‘국제간 특허분쟁 및 미국법상 337조 소송’(잭 레버), ‘반독점법과 지식재산권’(스콧 메그레지안), ‘벤처회사의 지식재산권 확보’(케네스 코리아) 등 지식재산권 관련 다양한 내용이 이어졌다. 다소 무거운 내용인데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행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보여줬다.휴식시간을 이용해 만나본 참석자들은 대체로 이 같은 강연에 목말라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국제특허를 준비 중이라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술이 단 몇 개월 단위로 확 달라지고 있어 평소 특허 관련 사례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참석 계기를 설명했다.참석자들은 강연내용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한 IT업체 관계자는 “‘한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지식재산권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반독점법을 이용해 틈새를 깨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는 스콧 메그레지안 변호사의 강연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한 대기업 특허관련 업무 담당자는 “평소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이었는데 강연의 양도 많고 수준도 높아서 다 제대로 따라갈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김인식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서양의 케이스스터디 방식의 강연을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얼마나 소화해낼지 의문”이라며 “다음에 이런 자리가 있으면 참석자들도 미리 강연내용을 예습해 이처럼 깊이 있는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이날 강연자들도 대체로 참석자들의 열의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이인영 맥더모트 윌 앤드 에머리 시니어파트너는 “전문적인 수준의 강연내용을 감안할 때 참석률이나 호응도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행사 분위기를 평가했다. 그는 “다만 다음에는 일반인과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담당, 로펌, 벤처회사 관계자 등으로 참석 계층에 따른 각각의 심포지엄을 준비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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