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회복으로 신유통 열어갈 터’

소비자 피해보상업무 한층 강화 … 업계 ‘자성’ 강조

“신뢰가 경제의 기본 아닌가요. 우리 조직의 목표는 조합사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확보예요. 무엇보다 소비자 피해보상업무를 효율적이고 성실하게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겁니다.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자율준수 프로그램으로 시장정화에도 노력할 작정입니다.”조휘갑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은 ‘신뢰’라는 단어를 자주 강조한다. 신뢰야말로 네트워크 마케팅업계의 핵심개념이자 생존키워드인 까닭에서다. 그만큼 추락한 업계 이미지의 회복은 시급한 과제다. 동시에 신뢰 제고는 미래지향적 ‘신(新)유통’을 정착시키기 위한 첫 단추다.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은 지난 2002년 말 설립됐다. 방문판매업 개정에 따라 건전하고 투명한 유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조합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과 지위향상, 소비자 피해보상도 꾀한다. 조합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5월10일 기준 현재 모두 88개사가 조합사로 가입돼 있다. 출자금만 약 500억원에 이른다. 공제사업팀을 비롯해 6개 팀조직으로 구성됐다. 조이사장은 올 4월 선임됐다. 임기 2년으로 그가 3대째다. 경제기획원 유통소비과장을 비롯해 공정위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원장을 맡았었다.요즘 가장 신경을 써서 추진 중인 사업은 ‘홍보’다. 조이사장은 “실추된 직접판매업계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TV광고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며 “또 조사보상팀의 인력을 보강해 소비자 피해보상업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다. 지금껏 조합이 이뤄낸 성과도 적잖다. 역시 시장정화와 이미지 개선에 관한 내용이 많다. 그는 “공제조합 가입을 의무화해 소비자 피해보상을 강제하면서 조합설립 전 수백개에 달하던 다단계업체가 현재는 120개로 줄었다”며 “이들은 비교적 건실한 사업체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인다. 불법다단계신고센터 운영과 각종 광고활동에도 공을 들였다. 한층 전문화된 소비자피해보상제도도 자랑거리다.다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형식은 방문판매이면서 사실상 다단계판매를 하는 불법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물었다. 조이사장은 “조합에서는 불법다단계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불법업체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며 “이를 공정위와 관할 경찰서에 조사를 의뢰해 시장정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자율적인 시장정화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는 “무슨 일이든 강요보다 스스로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며 “조합이나 관계기관이 나서기 전에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 도입 등을 통해 업계가 자발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한다.조합측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지난 5월4일부터는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함께 TV홍보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신문ㆍ잡지를 통해서만 홍보했지만, 이번에는 채널을 보다 다양화했다. 조이사장은 “이번 공동 TV홍보로 업계 이미지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힌다. 피해보상에도 적극 나섰다. 최근 피해보상 전문인력을 보강한 게 대표적이다. 소비자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전문화를 이루기 위함이다. 조이사장은 “개정된 방문판매법의 테두리 내에서 조합의 공제규정과 피해보상규정에 따라 보상 중”이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준비서류나 절차를 확인하면 된다”고 조언한다.향후 역점사업을 물었다. 역시 ‘신뢰회복’이 1순위다. “초기보다 많이 정화된 게 사실이지만 아직 일반인에게는 불법이라는 인상이 많이 남아 있다”며 “철저한 피해보상과 홍보업무에 초점을 맞춰 조합을 이끌 것”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업계의 자성과 자구노력에 대한 훈수도 빠뜨리지 않는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처음보다 배 이상 노력이 필요해요. 조합사들이 정도경영을 할 때 지금보다 몇 걸음 앞서나갈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유통업계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축이 될 수도 있어요. 현재 조합이 진행 중인 홍보노력도 한 방편일 뿐입니다. 업계 스스로의 변화가 선행돼야죠.” 네트워크 마케팅은 현재 ‘성장통’을 겪고 있다. 몇몇 불법적인 방법론 탓에 애초의 순기능조차 손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네트워크 마케팅은 저가에 양질의 상품을 중간유통 없이 제공한다는 게 장점”이라며 “더불어 이윤을 수당으로 돌려받는 메리트까지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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