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분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화장품, 정수기 등 생활용품이 주류…수출에서도 ‘야호’

네트워크 마케팅이 중소기업의 구세주로 떠올랐다.국내 중소기업의 약점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판로 확보 문제다. 특히 판로 확보는 중소기업 CEO들의 만성 골칫거리다. 대기업이 장악한 백화점, 할인점, 전문매장 등 기존 유통망에 진입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인터넷쇼핑몰이나 TV홈쇼핑을 통해 ‘스타기업’으로 떠오른 중소기업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들이 중소기업과 ‘윈윈’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인터넷쇼핑몰, TV홈쇼핑 등 온라인 유통채널 이외에 판로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네트워크 마케팅업체와 중소기업의 ‘윈윈’ 전략은 일종의 역할분담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제품은 공동으로 기획하되 생산은 중소기업이, 판매는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들이 맡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서 시장에 나온 제품은 화장품, 칫솔, 치약, 정수기 등 생활용품이 주를 이룬다.중소기업과의 ‘윈윈’에 적극적인 곳은 주로 대형업체들이다. 모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는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500여개의 중소기업으로부터 생필품, 가전, 패션, 식품 등 1,000종의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이 회사는 제품의 차별화는 물론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보다는 제조자생산설계(ODM) 방식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상되는 판매물량을 제조업체로부터 한꺼번에 매입하고, 재고제품은 자체적으로 처리해 제조업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한 회사는 98년부터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60여개 중소기업으로부터 300여종의 제품을 공급받아 자사 브랜드로 팔고 있다.이는 전체 매출액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2000년 들어서는 프라이팬, 라면, 주방용 철수세미 등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120여개사와 제휴관계를 맺고 서로 협력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들 중소기업으로부터 일반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제품을 OEM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다. 또 다른 외국계회사도 본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상당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건강보조식품 및 영양보충용 식품의 20개 제품 중 절반 가량이 제약 등 국내기업에서 생산한 것이다. 스킨케어 제품은 전량을 한 중소기업에서 생산 중이다.이에 따라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와의 제휴로 기사회생한 중소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유산균 관련 바이오 전문기업의 경우 유산균 완제품을 다른 회사의 세계적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부착해 국내시장은 물론 일본과 대만에 수출하고 있다. 비데를 생산하고 있는 한 회사는 판매망을 확보, 매출 신장률이 150% 이상 늘었다.‘카푸치노커피믹스’ 등을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은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다가 99년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와 만나 매출이 매년 100%씩 늘면서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언더웨어를 납품하는 또 다른 회사는 제품 100%를 특정기업에만 납품하고 있다. 이외에도 모 기업과 대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한 바이오 전문기업도 있다. 이 회사 입장에서는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네트워크 마케팅업체와 중소기업의 윈윈전략은 향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는 회원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서비스할 수 있는데다 중소기업은 손쉬운 신규고객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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