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올해도 걱정마!’

올 들어 3월까지 수출은 12.8%가 증가하며 수출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세계경기 둔화와 고유가, 원화절상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올해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일반의 우려를 뒤엎은 것이다.업종별로는 자동차가 올 들어 3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1%나 증가, 수출호조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반도체(20.3%), 철강(42.0%), 석유화학(49.3%) 등이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컴퓨터는 올 들어 25.4%나 감소했으며 섬유류(-6.1%), 가전(-2.6%) 등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환율하락 및 유가급등이라는 대외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수출구조의 고도화와 수출선 다변화, 대중국 수출호조 등에 기인한다.우선 우리 상품의 수출구조가 기술 및 품질경쟁력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환율 및 유가 등 대외여건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 자동차의 경우 품질경쟁력 향상 및 한국차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으로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휴대전화도 국내업체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카메라폰 등 첨단제품의 수출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도 플래시메모리가 D램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는데다 D램의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견조한 수출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지역별 수출구조가 고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등 브릭스 국가와 신흥개도국으로 점차 다변화되고 있는 것도 안정적 수출신장에 일조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비중은 2000년 10.7%에서 지난해 19.6%로 증가했으며, 대브릭스 비중도 12.9%에서 22.7%로 상승했다. 이는 선진국의 경기에 크게 의존하는 취약성이 그만큼 개선됐음을 의미한다.중국의 성장세 지속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철강 및 석유화학 등은 올해 40%를 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의 수요증가로 인해 원자재가격 급등이 수출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가격급락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춘절 수요 등 수요증가에 기인한다.최근의 견조한 수출증가세는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지만 않는다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호조가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향상과 해외수요 증가라는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경제는 과열경제의 연착륙 시도에도 불구하고 8%대의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업종별로는 지난해 40% 내외에 달했던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통신기기, 반도체 등 주력 수출산업의 증가율이 올해도 10%대의 증가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 철강, 석유화학 등 중간재의 경우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안정적 경제성장으로 인해 이들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15~20% 수준의 증가세가 예상된다.그러나 중국 등 개도권의 부상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해외생산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컴퓨터, 섬유 등의 수출은 올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섬유의 경우 선진국의 쿼터 폐지로 인한 후발 개도국의 시장잠식으로 상당한 수출부진이 우려된다.원화 절상 및 유가 급등은 우려되나 과거에 비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환율의 하락은 글로벌 달러약세에 의한 현상으로 경쟁국의 환율도 동반 하락함에 따라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현지 국내업체에 대한 부품소재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섬유나 가전, 일부 경공업제품 등에 있어서는 채산성 악화를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의 수출중단이 예상된다.유가도 배럴당 5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국내 수출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원유의존도가 낮은 IT제품 중심으로의 수출구조 전환과 국내제품의 경쟁력 향상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유가 체제가 장기화돼 세계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우리 수출도 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