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신 ‘우리가 도와드려요’

두란노아버지학교·YMCA 좋은아버지모임 등 대성황

‘아내의 발을 씻어주며 참회의 눈물 흘리는 남편, 자녀 앞에서 순결서약을 한 아버지.’아버지학교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스스로 탈바꿈하려는 아버지가 늘고 있다. 자상한 아버지로 변신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모임’ 또한 급증했다.1995년 개설된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의 경우 그동안 5만1,000여명이 넘는 수료자를 배출해냈다. 탤런트 조형기씨와 MBC 이인용 앵커, 한동대 김영길 총장 등도 이 학교를 거쳐갔다. 지금까지 두란노아버지학교는 국내 90개 지역과 해외 18개국에서 총 788차례 열렸다. 이 학교는 서울 온누리교회가 신도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시작했다. 2000년부터는 해외로도 뻗어나갔고, 2003년부터는 사회 속으로 한발짝 더 나가기 위해 교도소, 군부대, 학원, 구청 등에서 행사를 진행했다.또한 지난 1월에는 ‘아버지 순결서약식’ 행사를 마련, 1,000여명이 참가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들이여, 순결하십시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아버지의 순결이 가정의 순결’이라고 강조한 것. 김성묵 두란노아버지학교 국제운동본부장은 “가정의 지도자인 아버지들이 순수성을 회복할 때 이 사회가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그 첫걸음으로 이 시대 아버지들이 순결운동을 펼쳤다”고 했다.그렇다면 아버지학교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까. 오는 5월14일부터 6월11일까지 운영될 두란노아버지학교 62기의 일정을 살펴보면 윤곽이 나온다. 지원한 아버지들은 먼저 자신의 아버지와 자녀, 아내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 과제물로는 ‘자녀, 아내와 데이트하기’, ‘자녀ㆍ아내를 사랑하는 이유 20가지 쓰기’ 등이 나간다. 교육이론 자체를 배우기보다 그동안 ‘쑥스러워서’ 또는 ‘귀찮아서’ 등의 이유로 표현하지 못했던 행동을 가정에서 실천하도록 한다. 졸업식의 하이라이트인 ‘아내 발 씻겨주기’ 행사에서는 적잖은 아버지가 참회의 눈물을, 아내는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는 후문이다.구청에서 아버지학교를 열기도 한다. 서울 성북구청은 지난해 8월부터 구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열린 아버지학교’를 열었다. 이 프로그램은 두란노아버지학교가 교회가 아닌 사회에서 연 직장인 아버지를 위한 첫 번째 교육이었다. 구청 공무원들은 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와 가정 등의 주제로 강의를 듣고 토론을 펼쳤다.두란노아버지학교 외에도 지역단위의 아버지모임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좋은 아버지 교실’(www.bumocafe.net)의 경우 아버지들이 시간을 낼 수 있는 토요일 오후 위주로 교육을 진행한다. 이밖에도 좋은아버지재단이 운영하는 아버지학교는 6주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아버지면허증’을 발급해준다. 아울러 YMCA는 91년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좋아모)을 만든 뒤 원주, 구리, 광명, 목포 등에서 활발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버지들의 인터넷 사이트로는 아버지들의 고충을 털어놓는 아부지닷컴(www.abuji.com),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딸사랑아버지모임(www.daughterlove.org) 등이 있다.훌륭한 아버지에게 주는 ‘상’ 또한 이색제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경우 지난해 10월 ‘제17회 훌륭한 아버지상’ 수상자로 주호창 충남 홍성군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교감을 선정했다. 선정이유는 주교감이 네 자녀를 기르면서 32년 동안 20여권의 육아ㆍ성장일기를 쓰는 등 자상한 아버지 역할을 해와서다. 또한 주교감은 104세의 노모를 극진히 모시며 자녀에게 아버지로서의 귀감을 보였다. 주부클럽연합회는 8~9월에 전국 각급 교육기관으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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