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후 상승전망… 변수는 내수

올해 초 채권시장은 극심한 홍역을 겪었다. 1ㆍ2월 중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소비지출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금리가 한달여 만에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3.2%에서 4.4%로 1.2%포인트나 급등하는 장세가 전개된 것이다.지난 4월 현재 채권시장은 내수경기 조기회복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점차 기력을 회복하는 양상이다. 이는 2월 초반 4.4%대까지 상승했던 국고채 3년물이 3.8%대로 하향 안정된 데서도 알 수 있다.올 초반에 전개된 시장금리의 급등현상은 향후 시장금리의 흐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2004년에 수출경기가 사상 유례없는 호조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던 시장금리가 올 초 상여금 지급 확대 및 동절기 이연소비 증가라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소비지출 증가 현상만 갖고 급등했다는 점은, 향후 시장금리가 내수경기 회복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따라서 올해 시장금리가 하향안정세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연초와 같은 급격한 상승세를 재개할 것인지는 내수경기의 회복 시점 및 정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올해 중 시장금리는 내수경기의 회복과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는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지속되나 지표상의 회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시장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내수경기지표가 가시적으로 회복되면서 시장금리의 상승압력이 증대될 것이며 4분기에는 본격적인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3분기 중 시장금리의 상승은 내수경기 회복에 따른 실질금리의 상승압력이 반영되는 데 반해 4분기에는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노출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 우려가 시장금리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첫째, 1분기 중 경기실사지수의 상승에 나타난 바와 같이 기업부문의 향후 경기에 대한 긍정적 기대는 고용과 설비투자의 회복을 통해 하반기 중 내수경기의 회복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올 1ㆍ2월 중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로 위축됐던 비농가취업자가 3월 중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로 회복된 점은 기업 체감경기 개선이 고용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1분기 중 전개된 가계 소비심리의 회복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소비지출 증가로 전개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둘째, 올해 한국은행은 현행 3.25%인 콜금리를 동결하는 경기우호적 통화정책을 장기간 지속할 것이지만 내수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그동안의 중립기조에서 긴축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2004년 11월 이후 한국은행은 고유가 등 비용 측면에서의 인플레 압력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미미함에 따라 물가보다 내수경기 회복에 정책의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올 4분기 중 수출호조에 내수회복이 가세할 경우 그동안 누적된 비용 상승요인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가안정을 위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은 본격적인 내수회복이 가시화된 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4분기 중반 이후에나 그 가능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셋째, 채권수급 측면에서 내수경기 회복은 채권수요 기반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올해 정부는 발행 예정된 국고채 59조4,000억원을 월평균 5조원 수준에 맞춰 공급하기로 했으며, 차환발행 예정인 예보채 등 정부투자기관 특수채 역시 만기가 집중된 하반기보다 상ㆍ하반기에 걸쳐 분산 발행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시장금리에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그러나 올 초 자금흐름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내수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시중자금은 급격히 채권형 금융상품에서 이탈됨으로써 채권수요 기반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여기에 금융채와 회사채 등 민간부문 채권의 경우 발행규모가 경기 동행적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내수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채권발행 물량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상의 요인을 종합하면 2005년 중 시장금리는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2분기에는 현행 3% 후반에서 안정될 것이나 3분기부터는 점진적 상승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4분기 후반에는 4%대 중반 수준으로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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