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영화관 갖춘 복합공간 변신

2008년 완공 예정, 용산역 이어 2위 규모 최신 멋쟁이로 ‘우뚝’

민자(民資)역사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는 주요 철도역이 민간자본 유치를 이용한 개발사업을 통해 새로운 상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철도의 역할이 자동차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크게 낙후되고 노후화됐던 주변상권도 새롭게 개발되는 민자역사로 인해 지역분위기와 이미지가 일신되면서 함께 변모하고 있다.현재 서울의 경우 서울역과 영등포역이 민자역사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데 이어 청량리역과 용산역, 왕십리역, 성북역, 창동역, 신촌역, 노량진역 등 8개 지역에서 민자역사를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서울 동대문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량리 민자역사 개발사업은 이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인다. 우선 철도수송량과 유동인구에서 서울역의 뒤를 잇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역 가운데 하나다. 중앙선과 영동선 태백선, 경춘선의 출발점인데다 전철과 왕산로, 망우로, 배봉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연계되는 명실상부한 동북교통의 요지가 바로 청량리역이다.민자역사 개발규모도 서울역의 2배에 달해 청량리 일대의 어두운 면모를 일신하는 데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2008년 준공예정으로 지난해 9월 첫삽을 뜬 후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하 4층, 지상 9층에 연면적 5만3,000평으로 현재 개발이 추진 중인 민자역사 가운데 두 번째 크기를 자랑한다. 지하 3층부터 지상 7층까지는 역무시설과 백화점이 들어서고, 지상 4~5층에는 대형할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상 8~9층에는 모두 8개관에 2,200개의 좌석을 갖춘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식당가가 자리를 잡게 된다.민자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유통업에 강한 롯데와 한화라는 점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전체 사업비 3,900억원을 롯데와 한화가 2대1의 비율로 투자해 신역사를 건설하고 있다. 사실 청량리 민자역사 개발사업은 지난 2002년 12월에 일찌감치 사업시행 인가가 났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가 롯데가 공동투자에 나서면서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쇼핑몰과 영화관 건립 등을 포함한 건축계획을 허가받고 9월에 기공식을 갖는 등 속도가 붙고 있다.다른 지역의 민자역사들이 일반분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반면, 청량리역사의 경우 일반분양이 없다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롯데가 백화점과 할인점 등 상당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점포는 임대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다른 민자역사의 경우 분양결과가 나쁠 경우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데 비해 청량리 민자역사는 대기업이 직접 경영에 나서는 만큼 관리가 잘 이뤄지는 것은 물론 인근 상권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서울시는 청량리 민자역사를 청량리 부도심의 핵심시설로 발전시키기 위해 인근 망우로와 배봉로 사이를 잇는 폭 18m, 길이 771m의 고가도로도 함께 건설하는 등 배후 교통망 확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한화역사의 홍정표 과장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추진 중인 중앙선 복선전철화사업과 연결돼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공정을 밟고 있는 중이지만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철로 위에 역사가 건설되기 때문에 궤도이설 및 신호, 통신 등 철도시설 이설공사가 먼저 진행 중이며, 6월 말부터는 기둥설치가 끝나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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