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5 도약 지켜봐 주세요’

2차전지·환경 관련 기술개발 박차… R&D투자 집중

‘전통의 화학회사 이미지는 버려라.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를 휘어잡는 진정한 기술 컨버전스를 보여주마.’LG화학의 기술경영과 R&D를 책임지는 CTO 여종기 사장(59)의 관심사는 ‘기술의 융합ㆍ통합ㆍ접목’에 맞춰져 있다. 2,800여가지 제품을 생산하는 LG화학의 방대하고도 다각화된 기술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더 이상 개별기술이 아닌, 첨단 유관 기술간의 융합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강한 사명 때문이다.“LG화학은 1960년대 비료공업부터 90년대 정밀화학공업에 이르기까지 매시기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기술 혁신의 흐름에 따라 미래가치 창조와 기술우위 선점에 주력합니다. 96년부터 정보전자소재분야를 승부사업으로 키우기 시작해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일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섭니다. 남보다 먼저, 비슷하다면 차별화해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지요.”특히 활발한 아웃소싱과 제휴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기술을 새롭게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 그의 머릿속에 가득하다. ‘기존 사업의 확대 발전’이나 ‘내부혁신’만으로는 새로운 성장엔진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기술에서도 ‘열린 개혁’을 지향하는 까닭이다. 여사장이 밝히는 ‘기술의 LG화학’ 속에는 제조업의 한계, 기존 화학산업에 대한 고정관념은 흔적조차 없다. 기술연구소장직을 겸임하다 새해부터 CTO에 집중하게 된 것도 이러한 기술경영 전략을 더욱 강력하게 펴기 위해서다.“기술력이란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과 사업분야를 창출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LG화학의 기술 기반과 환경은 세계의 경쟁사와 비교해 상당히 유리합니다. 관련 계열사 등과의 다양한 기술 융합이 가능한데다 우리가 가지 않은 새로운 타깃 시장에 대한 예측 능력도 높일 수 있는 태생적 특징을 갖고 있어요. 이는 듀폰 등 유수 경쟁사에서도 부러워하는 부분입니다.”여사장은 IT제품을 예로 들면서 “과거에는 디자인 혁신이 경쟁 관건이었지만 앞으로는 신소재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처럼 화학분야가 전자, LCD, 이동통신 등과 어울려 어떻게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가장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그간 LG화학 기술력이 일궈낸 성과도 실로 눈부신 수준이다. 99년 세계 최초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출시를 시작으로 감광재, 형광체, 컬러 토너, 편광판 등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특히 2차전지 분야에서 원통형 전지를 세계 최초로 출시해 한발 앞선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날로 가속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환경친화형 석유화학 제품, 산업재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여사장은 주력분야의 사업구조 고도화와 미래성장엔진의 빠른 사업화를 위한 해법으로 크게 R&D 투자와 인재 확보를 꼽았다. 평소에도 그는 “기업의 R&D는 적어도 5년에 하나씩 최소 1개의 새로운 사업부를 창출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R&D와 인재 확보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현재 LG화학은 R&D 투자에 매출액 대비 5%를 투입하고 있다. 또 이 가운데 50%는 정보전자소재 사업에 투입, 집중 육성하는 중이다. R&D투자 성과를 가시화시킬 인재 확보에 대해선 다양한 관련 분야 인재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3~4년동안 매년 250명 이상의 석사급 이상 연구인력을 채용하는 데 이어 올해부터는 해외 유수 대학에서의 대규모 채용 박람회도 개최할 계획이다.여사장은 “10년 전에는 화학 관련 전공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 신입사원은 전자공학, 물리학, 재료공학 등으로 전공분야가 아주 광범위해졌다”면서 “이는 앞으로 LG화학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 것인지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여사장은 또 “2008년에 아시아 톱3, 2013년에는 글로벌 톱5로 도약이 목표”라고 강조하고 “LG화학의 신시장 창출과 그에 따른 변신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약력 : 1946년생. 70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77년 서울대 화학공학 석사. 80년 미국 리하이대 공학박사. 70~77년 KIST 연구원. 81~86년 럭키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86~89년 고분자연구소장(상무보). 89~93년 럭키연구개발본부 상무. 93~94년 럭키연구개발본부 전무. 95~96년 LG화학 전무(기술연구원장). 96~99년 LG화학 부사장(〃). 2000년 LG화학 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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